찌기

증기는 100°C를 넘지 않는데도 끓는 물보다 빠르게 익힙니다. 그 이유인 응축열, 뚜껑에서 떨어지는 물이 만드는 실패, 겹쳐 찔 때 실제로 일어나는 일.

증기는 100°C를 넘지 않는데 물보다 빠르다

이게 찌기의 핵심이고, 직관과 어긋나는 부분입니다.

증기가 차가운 재료 표면에 닿으면 응축되면서 기화열(잠열)을 한꺼번에 내놓습니다. 1g의 증기가 물로 바뀔 때 나오는 열은, 같은 1g의 물이 100°C에서 60°C로 식으면서 내놓는 열의 다섯 배가 넘습니다.

그래서 온도가 같아도 열이 전달되는 속도는 증기가 훨씬 빠릅니다. 그리고 재료가 물에 잠기지 않으니 수용성 성분이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삶기와 찌기의 차이는 온도가 아니라 이 두 가지입니다(건열과 습열).

물이 재료에 닿으면 그건 찌기가 아니다

기본이지만 실패의 절반입니다. 물 높이는 찜기 바닥에서 2~3cm, 재료에는 닿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증기가 충분히 오른 뒤에 재료를 넣습니다. 찬물에 재료를 올려 두고 함께 가열하면 물이 끓기까지 재료가 미지근한 구간에 오래 머무릅니다. 반죽이 든 것은 그사이 퍼지고, 계란찜은 기포가 생깁니다.

긴 조리에서는 물이 마르는 것이 진짜 위험입니다. 20분 넘게 찌는 것이라면 끓는 물을 따로 준비해 두고 보충합니다. 찬물을 부으면 증기가 끊깁니다.

뚜껑에서 떨어지는 물이 가장 흔한 실패다

뚜껑 안쪽에 응축된 물이 모여 재료 위로 떨어집니다. 만두는 그 자리의 피가 젖어 터지고, 찐빵은 표면이 얼룩지고, 생선은 물이 고입니다.

해법 세 가지, 위에서부터 효과 순입니다.

  • 면포를 뚜껑 아래에 덮어 응축수를 받습니다. 중식 찜통이 대나무인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 대나무는 물을 흡수합니다.
  • 뚜껑을 아주 살짝 기울여 물이 벽을 타고 흐르게 합니다.
  • 재료 위에 유산지를 덮습니다.

겹쳐 찌기는 생각과 다르게 작동한다

"위쪽 칸이 덜 익는다"는 흔한 오해입니다. 증기의 온도는 위아래가 같으므로 온도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생기는 차이는 다른 것입니다.

  • 아래 칸이 응축수를 더 많이 받습니다 — 위 칸에서 떨어지는 물까지 받기 때문입니다.
  • 아래 칸의 향이 위로 올라갑니다. 생선과 떡을 같이 찌면 떡에서 생선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순서는 향이 강한 것을 위가 아니라 아래에, 물에 젖으면 안 되는 것을 위에 둡니다. 그리고 중간에 칸을 바꾸는 것보다 한 번에 다 익을 조합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붙지 않게 하는 것은 기름이 아니라 깔개다

찜기 바닥에 기름을 바르는 것은 효과가 오래가지 않습니다. 증기에 씻겨 내려갑니다.

  • 유산지에 구멍을 뚫어 깔면 증기는 통하고 붙지는 않습니다.
  • 배춧잎, 양배춧잎을 깔면 향도 함께 옵니다. 부즈만두에 흔한 방법입니다.
  • 솔잎송편의 이름이 여기서 옵니다. 향이 배는 것이 목적이고, 붙지 않게 하는 것은 부수 효과입니다.
  • 당근 조각을 얇게 깔기하가우처럼 피가 얇아 유산지에도 붙는 것에 씁니다.

조리법에 따라 찜기의 종류가 달라진다

  • 대나무 찜통 — 응축수를 흡수합니다. 딤섬(하가우, 사오마이)에 가장 적합합니다.
  • 금속 찜기 — 응축수가 그대로 떨어집니다. 면포가 사실상 필수입니다.
  • 뚜껑 덮은 팬 — 소량이면 충분합니다. 접시를 세 개의 작은 그릇 위에 올리면 즉석 찜기가 됩니다.

다 쪄지면 — 즉시 열 것과 두어야 할 것

이게 갈립니다.

  • 만두류는 즉시 엽니다. 증기가 갇힌 채 식으면 응축수가 피를 적셔 바닥에 붙습니다. 교자를 굽고 찌는 조리에서도 마지막에 뚜껑을 열어 수분을 날립니다.
  • 발효 반죽은 3분 두고 엽니다. 찐빵과 만터우처럼 부푼 반죽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저앉습니다.
  • 계란찜은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 2~3분 둡니다. 잔열로 중심이 굳고, 바로 열면 중심이 덜 익습니다.

"찜"이라는 이름이 늘 찌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한국어에서 이름이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갈비찜은 증기로 찌는 요리가 아니라 간장 국물에서 뚜껑을 덮고 오래 조리는 것, 즉 조리(braise)입니다.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바뀌는 데 필요한 것은 증기가 아니라 액체와 시간입니다(조리기).

아프간 만투처럼 정말 찌는 것과, 이름만 찜인 것을 구별하면 조리법을 잘못 고르는 일이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