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편
추석에 빚는 반달 모양 떡. 쌀가루에는 글루텐이 없어서 찬물로는 반죽이 뭉치지 않고, 끓는 물로 익반죽해 호화된 전분이 글루텐 역할을 대신합니다. 갈라지는 송편은 대개 물이 부족했거나 덜 치댄 것입니다.
재료
- 반죽 (약 30개분)
- 멥쌀가루 · 방앗간 습식 쌀가루. 찹쌀가루로는 모양이 무너진다500 g
- 끓는 물 · 반드시 팔팔 끓는 상태. 나눠 부으며 양을 맞춘다270 ml
- 소금 · 쌀가루에 간이 되어 있으면 넣지 않는다1 작은술
- 색 내기 (선택)
- 쑥가루 · 초록2 작은술
- 단호박가루 · 노랑2 작은술
- 백련초가루 · 분홍. 색이 강하니 조금만1 작은술
- 흑임자가루 · 회색2 작은술
- 소 — 참깨
- 볶은 참깨 · 굵게 갈아 쓴다. 통째로는 소가 뭉치지 않는다100 g
- 설탕60 g
- 꿀1 큰술
- 소금1 꼬집
- 소 — 거피팥 (대안)
- 거피팥고물200 g
- 설탕40 g
- 계피가루0.5 작은술
- 마무리
- 참기름1 큰술
- 솔잎 · 선택. 씻어 물기를 뺀다. 없으면 면포로 대체1 줌
조리 단계
쌀가루를 체에 한 번 내린다. 색을 낼 경우 반죽할 양만큼 나눠 담고 각각 색가루를 섞어둔다.
물을 팔팔 끓여 쌀가루에 조금씩 나눠 부으며 주걱으로 섞고, 만질 수 있을 만큼 식으면 손으로 주무른다. 끓는 물이어야 한다 — 쌀가루에는 글루텐이 없으므로 끓는 물이 전분 일부를 호화시켜 만든 풀이 반죽을 붙잡는다.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로는 아무리 주물러도 부슬부슬한 채로 남는다.
- ⏲ 10분
10분 이상 힘주어 치댄다. 표면이 갈라지지 않고 매끈해질 때까지다. 이 단계를 줄인 반죽이 찌는 동안 갈라지는 가장 큰 원인이고, 여기서 아낀 시간은 뒤에서 되돌릴 수 없다.
반죽을 젖은 면포로 덮어둔다. 쌀가루 반죽은 마르는 속도가 빠르고, 한번 마른 표면은 다시 주물러도 갈라진 자리가 남는다. 빚는 동안에도 쓰지 않는 반죽은 계속 덮어둔다.
소를 만든다. 볶은 참깨를 절구나 분쇄기로 굵게 갈아 설탕·꿀·소금과 섞는다. 통참깨 그대로는 소가 뭉치지 않아 빚을 때 흘러내린다. 거피팥으로 할 경우 설탕과 계피를 섞어 한 입 크기로 뭉쳐둔다.
반죽을 20g씩(밤톨 크기) 떼어 둥글린 뒤 엄지로 눌러 오목하게 만들고 소를 1작은술 넣어 입구를 아물린다. 손바닥으로 살짝 눌러 반달 모양을 잡는다. 소는 욕심내지 않는다 — 많이 넣으면 찌는 동안 설탕이 녹아 부피가 늘어 터진다.
- ⏲ 22분 30초
찜기에 물을 끓여 김을 올린다. 솔잎이 있으면 깔고, 없으면 젖은 면포를 깐다. 송편을 서로 닿지 않게 올리고 뚜껑에 면포를 씌워(물방울이 떨어져 표면이 패이는 것을 막는다) 20~25분 찐다. 솔잎은 향을 주면서 서로 붙는 것도 막아준다.
다 쪄지면 겉이 반투명해진다. 꺼내자마자 뜨거울 때 참기름을 바른다. 뜨거울 때 발라야 표면에 스며들어 윤이 나고 서로 붙지 않는다. 표면이 유독 끈적하면 찬물에 아주 잠깐 담갔다 건져 물기를 털고 나서 바른다 — 오래 담그면 떡이 물을 먹는다.
- ⏲ 20분
한 김 식혀서 낸다. 갓 식은 것이 가장 좋고, 시간이 지날수록 굳는다.
팁과 변형
변형
- 오색송편: 흰색에 쑥(초록)·단호박(노랑)·백련초(분홍)·흑임자(회색)를 더해 다섯 색을 낸다. 색가루는 쌀가루 단계에서 섞고, 익반죽하는 물은 색과 무관하게 팔팔 끓여야 한다.
- 모시잎송편 (전라도): 삶아 곱게 간 모시잎을 반죽에 넣는다. 쑥보다 색이 깊고 향이 순하며, 잎의 섬유가 들어가 반죽이 잘 갈라지지 않는다.
- 감자송편 (강원도): 강판에 간 감자에서 전분을 받아 반죽한다. 훨씬 쫀득하고 익으면 반투명해진다. 쌀 송편과는 다른 음식에 가깝다.
- 소 바꾸기: 거피팥·밤·볶은 콩·대추 다진 것. 꿀만 넣으면 흘러나오므로 참깨나 팥과 섞어 되직하게 만든다.
- 오려송편: 그해 처음 수확한 쌀로 빚어 차례에 올리는 송편을 따로 이렇게 부른다.
꿀팁
- 멥쌀가루여야 한다. 찹쌀가루로 빚으면 반죽이 늘어져 반달 모양이 무너지고, 굳는 방식도 달라 식감이 떡볶이떡 쪽으로 간다. 송편의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결은 멥쌀에서 나온다.
- 습식 쌀가루를 쓴다. 방앗간이나 냉동 코너의 소금 간 된 젖은 쌀가루가 기준이다. 마트의 건식 쌀가루로 하려면 물을 20%쯤 늘리고 더 오래 치대야 하며, 그래도 갈라지기 쉽다. 직접 빻으려면 멥쌀을 6시간 이상 불려 물기를 빼고 소금과 함께 빻는다 (불리기의 원리).
- 익반죽은 글루텐 없는 반죽의 해법이다. 밀가루 반죽이 글루텐 그물로 버티는 자리를, 쌀 반죽은 호화된 전분의 점성으로 대신한다 (반죽과 글루텐). 하가우 껍질이 정확히 같은 원리다 — 밀 전분에 끓는 물을 부어 반투명하고 늘어나는 반죽을 만든다. 두 반죽 모두 찬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 물은 반드시 나눠 붓는다. 쌀가루의 수분량은 제품마다 다르고, 한 번에 부어 질어진 반죽은 가루를 더 넣어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 갈라짐의 원인은 셋이다: 물이 부족했거나, 덜 치댔거나, 반죽이 말랐거나. 셋 다 반죽 단계의 문제이고 찜기에서는 고칠 수 없다.
- 소는 적게, 아물림은 확실하게. 설탕은 찌는 동안 녹아 부피가 늘기 때문에 빚을 때 적당해 보이는 양이 찔 때는 많다.
- 뚜껑에 면포를 씌운다. 찜기 뚜껑에 맺힌 물이 떨어지면 그 자리가 패이고 색이 번진다 (마른 열과 습한 열).
- 참기름은 뜨거울 때. 식은 뒤에 바르면 겉에 기름이 겉돌 뿐 윤이 나지 않는다.
- 보관은 실온, 냉장은 최악이다. 냉장 온도는 전분이 다시 굳는(노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구간이라 하루면 돌처럼 딱딱해진다. 당일은 실온에 덮어두고, 그 이상은 하나씩 랩에 싸서 냉동한 뒤 얼린 채로 다시 찐다. 떡국떡이 그렇듯 떡의 적은 시간이 아니라 냉장고다.
- 이름의 유래: 송(松)편, 곧 솔잎에 쪄서 붙은 이름이다. 솔잎은 향을 입히고, 서로 붙지 않게 하며, 김이 고르게 통하게 한다. 장식이 아니라 원래는 조리 도구였다.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달걀 다루기흰자는 62℃, 노른자는 68℃에서 굳습니다. 이 두 숫자가 스크램블·삶은 달걀·계란찜·커스터드의 성패를 전부 설명합니다.
- 소스가 분리되는 이유크림 소스가 기름과 물로 갈라지는 것도, 까르보나라가 스크램블이 되는 것도 같은 원인입니다. 온도와 유화제. 분리된 소스를 되살리는 법까지.
- 칼질의 기본칼을 어떻게 잡느냐가 썰기 속도보다 결과를 좌우합니다. 핀치 그립, 갈퀴 손, 그리고 재료 크기를 맞춰야 하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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