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고르기와 발연점

발연점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튀김에 필요한 여유는 몇 도인지, 그리고 참기름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조리유가 아닌 이유.

발연점은 기름이 분해되기 시작하는 온도다

연기가 나는 것은 기름이 뜨거워졌다는 신호가 아니라 분해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지방산이 끊어지면서 아크롤레인 같은 자극성 물질이 나오고, 맛으로는 쓴맛과 탄 냄새로 옵니다.

중요한 것은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 번 발연점을 넘긴 기름은 다음번 발연점이 더 낮아집니다. 그래서 태운 기름을 식혀 다시 쓰면 더 빨리 연기가 납니다.

대략의 숫자

정제도와 제조사에 따라 20°C 정도는 움직이니 순서와 구간으로 기억하는 편이 낫습니다.

  • 정제 아보카도유 — 약 270°C
  • 정제 올리브유(퓨어/포마스) — 약 240°C
  • 땅콩유 — 약 230°C
  • 카놀라·해바라기·포도씨·콩기름(정제) — 약 220~230°C
  •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 약 190~210°C
  • 정제 버터(기) — 약 250°C
  • 버터 — 약 150°C
  • 볶은 참기름 — 약 175°C

마지막 두 개가 요점입니다. 버터와 참기름은 다른 기름들과 같은 표에 있을 뿐 다른 용도의 재료입니다.

"올리브유로 튀기면 안 된다"는 반만 맞다

정제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카놀라유보다 높습니다. 튀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엑스트라버진입니다. 발연점이 낮은 데다, 값을 지불한 향 성분이 고온에서 가장 먼저 날아갑니다. 즉 못 쓰는 것이 아니라 아깝습니다. 알리오 올리오감바스 알 아히요가 엑스트라버진을 쓰면서도 기름 온도를 중불 이하로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 그 요리에서 기름은 조리 매체가 아니라 소스입니다.

튀김에는 20~30°C의 여유가 필요하다

튀김 목표 온도는 대개 170~190°C입니다. 그런데 재료를 넣으면 온도가 떨어지고, 다시 올리려고 불을 키우면 국부적으로 목표보다 훨씬 뜨거워지는 지점이 생깁니다.

그래서 발연점이 목표보다 20~30°C 이상 높은 기름을 씁니다. 실질적으로 카놀라·해바라기·땅콩·정제 올리브유입니다. 가라아게, 돈까스, 템푸라, 피시앤칩스, 추로스가 모두 이 구간에서 조리됩니다(튀김의 원리).

버터가 타는 것은 기름이 아니라 우유 고형분이다

버터는 지방 80%에 물과 유단백·유당이 섞인 것입니다. 150°C 부근에서 타는 것은 그 고형분입니다.

두 가지 해법이 있습니다.

  • 기름과 섞는다. 식용유를 반쯤 섞으면 고형분이 희석되어 잘 타지 않습니다. 프렌치토스트를 굽는 정석입니다.
  • 정제 버터(기)를 쓴다. 고형분을 걷어낸 것이라 250°C까지 버팁니다. 버터 치킨 같은 인도 요리가 기를 쓰는 이유가 향이 아니라 이 내열성입니다.

갈색이 나기 시작한 버터(뵈르 누아제트)는 타기 직전의 상태이고, 그 견과 향은 갈색 반응의 결과입니다. 의도한 것이면 좋고, 의도하지 않았으면 몇 초 뒤에 쓴맛이 됩니다.

마무리 기름은 조리유가 아니다

볶은 참기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고추기름, 트러플 오일. 이들은 향이 상품이고 그 향은 열에 사라집니다.

  • 참기름을 팬에 먼저 넣으면 향은 없어지고 쓴맛만 남습니다. 시금치나물, 콩나물무침, 비빔밥에서 참기름은 항상 불을 끈 다음입니다.
  • 볶는 데 참기름이 필요해 보이는 요리는 대개 식용유로 볶고 참기름을 마지막에 두르는 구조입니다.

기름 재사용의 판단 기준

튀긴 기름은 버리는 것이 아니지만 무한정도 아닙니다. 식혀서 체와 키친타월로 걸러 밀폐해 어두운 곳에 둡니다.

버려야 할 신호는 셋입니다.

  • 색이 짙어지고 걸쭉해졌다 — 중합이 진행된 것입니다.
  • 낮은 온도에서 연기가 난다 — 발연점이 내려갔습니다.
  • 찬 상태에서 냄새가 난다 — 산패입니다.

생선을 튀긴 기름은 향이 옮겨 붙으니 다른 용도로 쓰지 않습니다. 튀김 부스러기를 그때그때 건지는 것만으로도 기름 수명이 크게 늘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