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치기와 색 살리기

데친 채소가 누렇게 변하는 이유는 산과 열입니다. 물을 넉넉히 잡는 이유, 뚜껑을 열어야 하는 이유, 얼음물이 실제로 하는 일.

녹색이 사라지는 이유

채소의 녹색은 클로로필입니다. 클로로필은 열과 산에 약합니다. 가열되면 세포에서 유기산이 빠져나오고, 그 산이 클로로필의 마그네슘을 떼어내면서 색이 올리브색·누런색으로 바뀝니다.

이걸 알면 대처법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짧게 익히고, 산을 희석하고, 산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 준다.

물은 넉넉히

채소 양의 5배 이상 물을 씁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채소를 넣었을 때 물의 온도가 덜 떨어집니다. 물이 적으면 다시 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그만큼 채소가 더 익습니다. 2. 채소에서 나온 산이 희석됩니다.

뚜껑을 열어 둔다

뚜껑을 덮으면 휘발성 유기산이 증기와 함께 냄비 안에 갇혀 물로 돌아옵니다. 뚜껑을 열어 두면 산이 날아갑니다. 녹색 채소를 데칠 때만 해당하는 규칙입니다.

소금은 짜게

물 1L에 소금 10g 정도. 데치는 물의 소금은 간을 하는 역할도 하지만, 삼투압 차이를 줄여 채소 안의 성분이 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도 합니다. 시금치나물이나 콩나물무침이 밍밍해지는 가장 흔한 원인이 이 소금 생략입니다.

얼음물이 하는 일

건져낸 채소는 자체 열로 계속 익습니다(잔열 조리). 얼음물에 담그면 그것이 즉시 멈춥니다. 색을 지키는 것보다 과조리를 멈추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 물기를 꼭 짜냅니다. 특히 나물로 무칠 때, 물이 남아 있으면 양념이 겉돌고 묽어집니다.
  • 30초 이상 담그지 않습니다. 오래 두면 맛이 물로 빠집니다.

채소별 시간

같은 냄비에 다른 채소를 함께 넣지 마세요. 익는 속도가 다릅니다.

  • 시금치·부추·깻잎: 20~30초. 색이 진해지는 순간 건집니다.
  • 콩나물: 3~4분. 아린 맛이 사라질 만큼은 익혀야 합니다.
  • 브로콜리·아스파라거스: 2~3분.
  • 당근·감자: 5분 이상, 또는 다른 방법으로.
  • 애호박: 1분. 더 익히면 물러집니다.

데친 물을 버릴 때와 안 버릴 때

  • 버립니다: 시금치처럼 옥살산이 많은 채소, 아린 맛이 있는 채소.
  • 씁니다: 콩나물 데친 물은 그대로 국물이 됩니다. 잡채의 채소를 데친 물도 국물 요리에 쓸 수 있습니다.

데치기를 안 하는 편이 나은 경우

모든 채소가 데치기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수분이 많고 향이 약한 채소(가지, 버섯, 애호박)는 데치면 물만 먹고 맛이 빠집니다. 이런 것들은 굽거나 볶는 편이 낫습니다 — 갈색으로 굽기 편을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