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삶기

면수에 소금을 넣는 이유, 기름을 넣으면 안 되는 이유, 그리고 헹구는 면과 헹구지 않는 면이 갈리는 기준.

면수의 소금은 면을 간하는 유일한 기회다

면은 다 익은 뒤에는 간이 배지 않습니다. 삶는 동안 흡수한 것이 전부라, 면수에 소금을 넣지 않으면 면 자체는 끝까지 아무 맛이 없습니다. 소스가 짜도 면은 싱겁고, 그 대비가 "뭔가 심심하다"로 느껴집니다.

기준은 물 1L에 소금 10g(1%) 입니다. 국물 요리라면 국물 간을 고려해 줄이고, 까르보나라알리오 올리오처럼 소스가 단순한 것은 이 비율을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기름은 넣지 않는다

면이 붙는 것을 막으려고 기름을 넣는 것은 효과가 거의 없고, 소스가 면에 붙지 않게 만듭니다. 기름은 물 위에 떠 있다가 건질 때 면 표면에 코팅되기 때문입니다.

붙지 않게 하려면 물을 넉넉히 쓰고, 넣은 직후 30초 안에 한 번 저으면 됩니다. 그때가 표면 전분이 가장 끈적한 시점입니다.

면수는 버리는 물이 아니다

면을 삶은 물에는 녹아 나온 전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전분물은 기름과 물을 붙여 주는 유화제로 작동합니다(소스가 분리되는 이유).

그래서 파스타 소스가 기름지게 겉돌 때, 물 대신 면수 두세 큰술을 넣고 강하게 섞으면 소스가 크림처럼 면에 엉깁니다. 알리오 올리오는 사실상 이 기술만으로 만드는 요리이고, 까르보나라에서 달걀이 익지 않게 온도를 낮추는 역할도 면수가 합니다.

물을 너무 많이 쓰면 전분이 묽어져 이 효과가 약해집니다. 파스타는 생각보다 적은 물로 삶는 편이 낫습니다.

헹구느냐 마느냐 — 규칙이 있다

이건 취향이 아니라 목적의 문제입니다.

헹구지 않는다 — 소스에 엉겨야 할 때. 표면 전분이 소스를 붙잡는 접착제입니다. 파스타, 짜장면, 볶음면이 여기입니다. 헹구면 그 전분이 씻겨 소스가 미끄러집니다.

헹군다 — 차갑게 먹거나, 탱글함이 목적일 때. 찬물에 헹구면 표면 전분이 제거되고 조리가 즉시 멈춥니다. 냉면과 비빔국수의 씹는 탄력은 이 과정에서 나옵니다. 미지근하게 헹구면 안 되고, 얼음물이면 더 좋습니다.

헹군다 — 국물이 맑아야 할 때. 라면·중화면 같은 알칼리면은 간수(카리)가 들어 있어 삶은 물이 노랗고 미끌거립니다. 그 물이 국물에 섞이면 탁해지고 쓴맛이 돕니다. 라멘이 면과 국물을 따로 만드는 이유이고, 카오소이도 삶은 면을 헹궈 그릇에 담습니다.

쌀국수는 삶는 것이 아니라 불리는 것이다

건조 쌀국수를 끓는 물에 넣으면 겉이 먼저 풀어져 뭉개집니다. 미지근한 물에 20~30분 불려 부드러워진 뒤, 먹기 직전 끓는 물에 10~20초만 통과시키는 것이 정석입니다(불리기의 원리).

팟타이가 특히 그렇습니다 — 불린 면을 웍에서 소스로 마무리하기 때문에, 미리 삶아 두면 웍에 들어가는 순간 죽이 됩니다.

봉지의 시간이 아니라 소스의 시간에 맞춘다

면은 건진 뒤에도 남은 열로 계속 익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요리는 면을 소스나 국물에서 마무리합니다.

  • 소스에서 1분 마무리할 것이라면 봉지 시간보다 1~2분 짧게 건집니다.
  • 칼국수처럼 국물에서 함께 끓이는 면은 표면 전분이 국물 농도를 만드니 헹구지 않고 그대로 씁니다.
  • 삶은 면을 바로 쓰지 못하면 기름 대신 찬물에 헹궈 두고, 먹기 직전 뜨거운 국물이나 소스로 데웁니다.

가장 흔한 실패는 면을 다 익혀 놓고 소스를 기다리게 하는 것입니다. 순서는 항상 소스가 먼저 준비되고 면이 나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