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허브 쓰기

향은 휘발성이라 넣는 시점이 전부입니다. 억센 허브와 연한 허브를 가르는 기준, 줄기를 쓰는 법, 그리고 바질을 칼로 다지면 안 되는 이유.

향은 휘발성이다 — 그래서 시점이 전부다

허브의 향은 끓는점이 낮은 화합물입니다. 물이 끓는 온도에 한참 못 미치는 지점에서 이미 공기 중으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허브를 얼마나 넣느냐"보다 "언제 넣느냐"가 결과를 더 크게 바꿉니다.

같은 고수 한 줌을, 처음에 넣으면 국물에 은근한 배경이 되고 마지막에 얹으면 코를 찌르는 전면의 향이 됩니다. 둘은 양의 차이가 아니라 다른 요리입니다.

억센 허브와 연한 허브는 다른 재료다

이 구분이 이 문서에서 가장 실용적인 부분입니다.

  • 억센 허브 — 로즈마리, 타임, 오레가노, 세이지, 월계수잎. 잎이 두껍고 향 성분이 왁스층 안에 있어 열에 잘 버팁니다. 조리 초반에 넣어야 향이 풀립니다. 마지막에 넣으면 향은 안 나오고 질긴 잎만 씹힙니다.
  • 연한 허브 — 고수, 바질, 파슬리, 딜, 민트, 깻잎, 쪽파. 잎이 얇고 수분이 많아 열에 즉시 무너집니다. 불을 끈 뒤나 마지막 30초입니다.

부야베스아이리시 스튜에 타임과 월계수잎이 처음부터 들어가고, 반미의 고수가 그릇에서 만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로히케이토의 딜과 보르시의 딜도 마지막입니다.

줄기는 잎보다 향이 강하다

고수 줄기는 잎보다 향 성분 농도가 높고, 열에도 훨씬 강합니다. 버릴 부분이 아닙니다.

줄기는 초반, 잎은 마지막으로 나눠 쓰면 허브 하나가 두 층으로 일합니다. 태국·베트남 요리가 정확히 그렇게 씁니다. 파슬리 줄기는 육수에 넣으면 좋고(육수 내기), 바질 줄기는 향이 거칠어 빼는 편이 낫습니다.

바질은 칼로 다지지 않는다

바질을 잘게 다지면 단면이 금속과 만나 산화되어 검게 변하고 향이 도마에 남습니다. 손으로 찢거나, 겹쳐 말아 큼직하게 한 번만 자릅니다. 카프레제페스토 파스타에서 이 차이가 그대로 보입니다.

파슬리와 고수도 지나치게 곱게 다지면 즙이 다 빠져 도마에 남습니다. 물기를 완전히 닦고 다지면 훨씬 덜 뭉갭니다.

예외: 볶아야 향이 나오는 허브

규칙이 다 그렇듯 예외가 있고, 이 예외는 요리 하나를 정의합니다.

태국의 홀리 바질(가파오)은 기름에 볶아야 특유의 향이 납니다. 팟카파오에서 바질을 마지막에 얹으면 그 요리가 아니게 됩니다. 이탈리아 바질과 이름만 같고 다른 식물입니다.

말린 억센 허브도 마찬가지로 기름에서 향이 풀립니다(향신료 볶기).

보관 — 연한 허브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 연한 허브: 줄기 끝을 자르고 물컵에 꽂아 봉지를 씌워 냉장. 잎이 물에 닿으면 상합니다. 고수·파슬리는 일주일 이상 갑니다.
  • 억센 허브: 젖은 키친타월에 싸서 밀폐 용기에 냉장.
  • 얼리기: 다져서 얼음틀에 담고 올리브유를 채워 냉동합니다. 잎째로 얼리면 해동할 때 물이 되지만, 기름에 얼린 것은 그대로 팬에 넣으면 됩니다(냉동과 해동).

없을 때 — 대체는 억센 허브에서만 통한다

말린 허브가 생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억센 허브뿐입니다. 양은 대략 1/3(생 1큰술 ≈ 말린 1작은술)이고, 조리 초반에 넣습니다.

연한 허브의 말린 것은 대체품이 아니라 다른 재료입니다. 말린 고수잎과 말린 파슬리는 향이 거의 없습니다. 고수를 파슬리로 바꾸는 것도 대체가 아닙니다 — 고수의 향은 파슬리에 없는 알데하이드 계열이고, 그것이 쏨땀이나 세비체에서 요리의 정체입니다. 없으면 없이 만들고, 대신 라임이나 쪽파로 다른 방향의 신선함을 넣는 편이 낫습니다(맛의 균형 잡기).

한국 요리의 깻잎도 같습니다. 골뱅이무침의 깻잎, 제육볶음의 깻잎은 상추로 바뀌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