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 브륄레

사진: Benoît Prieur · CC0

크렘 브륄레

노른자만으로 굳히는 구운 커스터드에 설탕을 태워 얇은 유리 같은 껍질을 올린 디저트. 젤라틴도 밀가루도 넣지 않아서, 굳는 온도를 넘기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오븐에서 꺼낼 시점은 시간이 아니라 가운데가 어떻게 출렁이는지로 정합니다.

재료

4인분
  • 커스터드 (150ml 라메킨 4개분)
  • 생크림 · 유지방 36% 이상. 우유로 바꾸면 푸딩이 된다500 ml
  • 달걀노른자 · 약 90g. 흰자가 섞이면 식감이 거칠어진다5
  • 설탕60 g
  • 바닐라빈 · 갈라서 씨를 긁어낸다. 없으면 바닐라 익스트랙 1작은술1
  • 소금1 꼬집
  • 표면
  • 설탕 · 입자가 고운 백설탕. 라메킨당 1작은술4 작은술

조리 단계

  1. 오븐을 150℃로 예열한다. 생크림에 바닐라빈 껍질과 씨를 넣고 가장자리에 김이 오를 때까지 데운 뒤 불을 끄고 15분 우린다. 끓이지 않는다 — 크림이 끓으면 지방이 분리된다.

    ⏲ 15분
  2. 노른자·설탕·소금을 볼에 넣고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섞는다. 거품을 내지 않는다. 여기서 들어간 공기는 구운 뒤 표면에 그대로 남아, 설탕을 태울 때 캐러멜이 고르게 깔리지 못하게 만든다.

  3. 데운 크림을 국자로 한 국자씩 노른자에 부으며 계속 젓는다. 온도를 천천히 올리는 이 과정을 건너뛰고 한꺼번에 부으면 노른자가 그 자리에서 익어 덩어리가 된다.

  4. 체에 걸러 바닐라 껍질과 알끈, 덩어리를 걸러낸다. 표면에 뜬 거품은 스푼으로 걷어내거나 5분 두어 꺼뜨린다.

    ⏲ 5분
  5. 라메킨에 나눠 담고 깊은 오븐팬에 올린 뒤, 팬에 뜨거운 물을 라메킨 높이의 2/3까지 붓는다. 물은 100℃를 넘지 못하고 데워지는 속도도 느려서, 가운데가 굳기 전에 가장자리가 먼저 응고되는 것을 막아준다. 중탕은 수분을 주려는 장치가 아니라 속도를 늦추는 장치다.

  6. 150℃에서 35~45분 굽는다. 판단은 흔들림으로 한다: 팬을 살짝 밀었을 때 가운데가 한 덩어리로 출렁이면 다 된 것이고, 물결처럼 잔물결이 퍼지면 더 구워야 한다. 중심 온도는 80~84℃이고, 85℃를 넘으면 단백질이 수축해 물이 빠져나오면서 표면에 물이 고이고 식감이 거칠어진다 — 이 상태는 되돌릴 수 없다.

    ⏲ 40분
  7. 팬에서 꺼내 실온으로 식힌 뒤 랩을 씌워 냉장고에서 최소 4시간, 되도록 하룻밤 둔다. 완전히 차가워야 다음 단계에서 토치의 열이 커스터드까지 녹이지 않는다.

  8. 먹기 직전에 표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살짝 닦고, 라메킨마다 설탕 1작은술을 고루 뿌린 뒤 기울여 남는 설탕을 털어낸다. 설탕층은 얇아야 한다 — 두꺼우면 스푼으로 깨지지 않는 두꺼운 판이 되고 맛도 쓰다.

  9. 토치 불꽃을 표면에서 5cm쯤 띄우고 원을 그리며 움직여 설탕을 녹인다. 거품이 일다가 가라앉고 짙은 호박색이 되면 멈춘다. 한 곳에 머물면 그 자리만 탄다. 토치가 없으면 오븐 그릴 최상단에 올리되, 라메킨을 얼음물 트레이에 앉혀 커스터드를 지킨다.

  10. 1~2분 두어 캐러멜이 굳으면 바로 낸다. 스푼 등으로 두드려 갈라지는 소리가 나야 한다.

    ⏲ 1분 30초

팁과 변형

변형

  • 크레마 카탈라나: 겉모습이 비슷해 자주 혼동되지만 만드는 법이 다르다. 오븐에서 굽지 않고 전분으로 냄비에서 걸쭉하게 만들며, 우유를 쓰고 레몬 껍질과 계피로 향을 낸다. 커스터드가 달걀만으로 굳는 크렘 브륄레와는 조리 원리 자체가 다른 요리다.
  • 커피·차 향: 우릴 때 에스프레소 원두 15g이나 홍차 잎 8g을 넣고 15분 뒤 걸러낸다. 얼그레이, 호지차, 볶은 보리도 같은 방식으로 쓴다.
  • 초콜릿: 데운 크림에 다크초콜릿 60g을 녹여 넣고 설탕은 45g으로 줄인다. 카카오 고형분이 구조를 더해 굳는 시간이 5분쯤 짧아진다.
  • 오븐 없이: 라메킨을 찜기에 넣고 약불에서 20~25분 찌는 방법도 된다. 뚜껑에 물이 맺혀 떨어지면 표면이 패이므로 라메킨마다 알루미늄 포일을 덮는다.
  • 호지차·말차 같은 가루 향료는 크림에 풀어 넣고 반드시 체에 거른다. 가루가 뭉치면 그대로 덩어리로 남는다.

꿀팁

  • 꺼내는 시점은 시간이 아니라 흔들림이다. 오븐과 라메킨 두께에 따라 10분 이상 차이가 나므로 35분부터 확인한다. 가운데가 한 덩어리로 출렁이면 꺼내고, 남은 열로 마무리된다.
  • 85℃를 넘기면 끝이다. 노른자 커스터드는 80~84℃에서 굳고 그 위에서 응고가 지나쳐 물이 빠진다. 이 요리에 젤라틴이나 전분 같은 보험이 없기 때문에 온도가 곧 성패다 (달걀 다루기).
  • 중탕은 속도를 늦추는 장치다. 습도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 물이 100℃를 넘지 못하니 라메킨 바깥쪽이 먼저 과열되지 않고, 그래서 가장자리와 가운데가 비슷한 속도로 굳는다.
  • 거품을 내지 않는다. 노른자를 세게 휘저어 넣은 공기는 표면에 남아 캐러멜층을 울퉁불퉁하게 만든다. 체에 거르고 5분 두는 것만으로 대부분 사라진다.
  • 우유로 바꾸지 않는다. 유지방이 달걀 맛을 눌러주고 혀에 남는 질감을 만든다. 우유로 만들면 달걀찜에 가까운 것이 된다 (유제품과 열).
  • 표면 설탕은 얇게, 고운 것으로. 굵은 설탕은 고르게 녹지 않아 어떤 곳은 타고 어떤 곳은 녹지 않는다. 여기서 일어나는 갈변은 마이야르 반응이 아니라 설탕만의 캐러멜화다 (갈색으로 굽기, 설탕이 하는 일).
  • 태우는 것은 먹기 직전에. 껍질은 20~40분이면 커스터드의 수분을 빨아들여 녹아 사라진다. 마카롱이 24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과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같은 수분 이동이 여기서는 적이다.
  • 얕고 넓은 그릇이 유리하다. 껍질 면적이 넓어지고 고르게 익는다. 깊은 라메킨은 더 오래 걸리고 가운데가 늦게 굳어 가장자리가 지나치기 쉽다.
  • 판나코타와 헷갈리지 않기: 판나코타는 달걀 없이 젤라틴으로 굳히므로 굽지 않고 온도 실패도 없다. 반대로 에그타르트는 같은 달걀 커스터드지만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구워 표면에 검은 반점을 일부러 만든다 — 이쪽은 태우는 것이 목적이고 크렘 브륄레는 태우지 않는 것이 목적이다.
  • 보관: 태우지 않은 상태로 랩을 씌워 냉장 3일. 태운 뒤에는 보관이 안 된다. 손님상에는 전날 구워두고 내기 직전에 설탕만 태우는 것이 정석이다.
  • 유래: 'crème brûlée'라는 이름으로 실린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이른 인쇄 기록은 1691년 프랑수아 마시알로의 요리서다.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의 'burnt cream'도 자주 언급되지만 남아 있는 기록은 19세기이고, 그보다 앞선다는 주장에는 문헌 근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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