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케이크, 커스터드, 페이스트리, 푸딩, 떡, 얼린 디저트와 과자를 모았습니다. 디저트에서 설탕은 단맛 말고도 수분을 붙잡고, 구조를 세우고, 색을 냅니다. 함께 읽을 기본기: 설탕이 단맛 말고 하는 일

사핀사핀
찹쌀가루와 코코넛 밀크, 설탕으로 만든 반죽을 셋으로 나눠 보라, 흰색, 노랑으로 물들이고, 한 켜씩 쪄서 굳힌 뒤 다음 켜를 붓는 필리핀의 찐 떡. 이름은 타갈로그어로 "여러 겹"이라는 뜻이다. 볶은 코코넛 알갱이(라틱)를 얹어 낸다.

첸나 포다
우유를 산으로 굳혀 거른 생치즈(첸나)에 설탕과 세몰리나를 넣고 오래 치대어, 틀에 담아 겉이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오래 굽는 인도 오디샤의 디저트. 이름은 오디아어로 "구운 치즈"라는 뜻이고, 맛의 대부분은 캐러멜이 된 설탕에서 온다.

참포라도
찹쌀을 타블레아(볶은 카카오 콩을 갈아 굳힌 덩어리)와 함께 끓여 걸쭉하게 만든 필리핀의 초콜릿 죽. 우유나 코코넛 밀크를 끼얹고 설탕은 입맛대로 넣는다. 아침이나 간식으로 먹고, 소금에 절여 말린 생선(투요)을 곁들이는 것이 흔한 짝이다.

쏘이 각
각 열매의 붉은 과육으로 물들인 베트남의 찹쌀밥. 불린 찹쌀에 술로 푼 과육과 소금을 버무려 찌고, 다 쪄지면 설탕과 코코넛 밀크를 섞어 다시 잠깐 찐다. 설과 혼례 같은 잔칫날의 붉은 밥이다.

타르타 데 산티아고
갈리시아의 아몬드 케이크. 아몬드 가루와 설탕을 같은 무게로 달걀과 섞어 굽고, 위에 산티아고 십자가 모양으로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밀가루는 넣지 않는다. 케이크를 붙들고 있는 것은 달걀이다.

세아다
사르데냐의 튀긴 디저트. 세몰리나와 라드로 만든 얇은 반죽 두 장 사이에 갓 만든 신 치즈를 넣어 크게 봉하고, 기름에 튀겨 데운 꿀을 끼얹는다. 치즈는 데웠을 때 실처럼 늘어날 만큼 산이 올라 있어야 한다.

푸딩 쇼뫼르
퀘벡의 디저트. 묽지 않은 케이크 반죽을 그릇에 펴고 메이플 시럽과 크림을 끓인 뜨거운 시럽을 그 위에 부어 굽는다. 굽는 동안 케이크가 시럽을 뚫고 떠오르고 시럽은 바닥으로 내려가 걸쭉한 소스가 된다.

트리클 타르트
쇼트크러스트 타르트 틀에 골든 시럽과 빵가루, 레몬즙을 섞은 속을 채워 구운 영국 디저트. 달걀 없이 빵가루가 시럽을 붙잡아 잘리는 속이 된다. 따뜻하게 클로티드 크림이나 커스터드를 곁들인다.

스티키 토피 푸딩
잘게 썬 대추야자를 베이킹소다를 넣은 끓는 물에 불려 반죽에 섞어 구운 촉촉한 스펀지에, 버터와 흑설탕, 크림으로 끓인 토피 소스를 끼얹는 영국 디저트. 따뜻할 때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나 커스터드를 곁들인다.

솽피나이
광둥 순더의 우유 디저트. 끓인 우유를 그릇에 부어 식혀 첫 번째 막을 만들고, 그 아래로 우유를 따라 내 흰자와 섞은 뒤 막 밑으로 다시 부어 찐다. 식으면서 두 번째 막이 생긴다. 흰자로 굳힌 부드러운 커스터드다.

오미자화채
말린 오미자를 찬물에 하룻밤 우려 붉게 물든 물만 걸러 꿀이나 설탕으로 달게 하고, 꽃 모양으로 찍은 배와 잣을 띄우는 여름 화채. 신맛이 앞서고 단맛이 뒤를 받친다.

카잔디비
쌀가루로 걸쭉하게 쑨 우유 푸딩을 버터와 설탕을 바른 쟁반에 붓고, 쟁반째 불에 올려 바닥을 일부러 짙게 태운 오스만 궁중 디저트. 차갑게 굳혀 썬 뒤 탄 면이 바깥으로 오게 말아 낸다. 이름이 "솥 바닥"이라는 뜻이다.

식혜
밥에 엿기름 물을 부어 따뜻하게 두고 삭혀 만드는 한국의 단 음료. 엿기름 속 효소가 밥알 안의 전분을 당으로 바꾸고, 속이 빈 밥알이 하나둘 떠오르면 다 된 것이다. 그때 밥알을 건져 따로 두고, 국물은 한 번 끓여 효소를 멈춘 뒤 설탕으로 단맛을 맞춘다. 차게 식혀 밥알과 잣을 띄워 낸다.

세미프레도
이탈리아의 얼린 디저트. 휘저으며 얼리는 젤라또와 달리 틀에 부어 가만히 얼리므로, 공기는 냉동실에 들어가기 전에 다 넣어 둬야 한다 — 반만 친 생크림과, 뜨거운 시럽으로 친 이탈리안 머랭이 그 공기다. 그래서 기계 없이 만들고, 얼려도 숟가락이 들어간다.

오스트카카
우유에 밀가루를 풀고 레닛으로 굳혀 응유를 만든 뒤, 유청을 빼고 달걀과 크림, 설탕, 아몬드를 섞어 오븐에 굽는 스웨덴의 커드 케이크. 우유를 레닛이 한 번, 달걀과 열이 한 번 굳힌다. 미지근할 때 가운데부터 떠서 잼과 휘핑크림을 곁들인다.

하파마
늙은호박의 속을 파내고 버터·꿀·말린 과일·견과에 버무린 밥을 꽉 채워 뚜껑을 덮고 통째로 굽는 아르메니아의 명절 음식. 밥은 미리 익혀 넣으므로 더 불지 않고, 그래서 호박을 끝까지 채울 수 있다. 오븐 시간은 전부 호박 벽이 무르는 데 쓰인다. 상에서 호박째 갈라 벽과 속을 함께 덜어 먹는다.

강정
찹쌀을 나흘에서 닷새 불려 빻고, 청주와 꿀을 섞어 쪄서 친 반죽을 1cm 두께로 썰어 그늘에 바싹 말렸다가 기름에 부풀려 튀기는 한과. 두꺼운 조각이라 한 번에 튀기지 않는다 — 상온의 기름에 담갔다가 따뜻한 기름에서 천천히 부풀리고, 다 부푼 뒤에야 뜨거운 기름으로 굳힌다. 꿀을 바르고 튀밥이나 깨를 입힌다.

야쓰하시
교토의 계피 과자. 멥쌀가루에 찹쌀가루를 조금 섞은 반죽을 통째로 찐 뒤 치대고, 계피를 뿌려 가며 2mm로 밀어 네모나게 자르고 팥소를 올려 세모로 접는다. 쌀 반죽은 접을 수 없다는 말은 대부분 날것인 반죽의 이야기다. 이 반죽은 전분이 전부 익어 있어서 얇게 밀리고 접혀도 갈라지지 않는다. 같은 반죽을 말려 구우면 원래의 딱딱한 야쓰하시가 된다.

사쿠라모치
얇게 부친 분홍색 밀가루 전병에 팥소를 말고, 소금에 절인 벚나무 잎으로 한 번 더 감싼 일본의 화과자. 팥소에 소금을 한 꼬집 섞는 대신 소금을 잎에 따로 두어, 단맛과 짠맛이 섞이지 않고 한 입 안에서 만난다. 잎을 같이 먹을지 벗겨 낼지는 먹는 사람이 정하고, 요리하는 사람이 정하는 것은 잎의 소금을 얼마나 빼느냐다.

레예니토스 데 플라타노
껍질이 검게 익은 플랜테인을 삶아 으깬 반죽으로, 초콜릿과 계피를 섞은 검은콩 소를 감싸 달걀 모양으로 빚어 튀기는 과테말라의 후식. 익은 플랜테인을 날것으로 튀기면 속이 익기 전에 겉의 당분이 타는데, 이 요리는 먼저 물에 삶아 속을 익혀 두므로 기름은 겉에 색만 내면 된다. 밀가루가 한 톨도 들어가지 않고, 저녁상의 콩과 플랜테인 두 가지로 만든 디저트다.

구즈키리
칡가루를 물에 풀어 얇은 틀에 붓고 끓는 물 위에서 굳힌 다음, 얼음물에 식혀 국수처럼 가늘게 썰어 흑당 시럽에 찍어 먹는 교토의 여름 디저트. 젤라틴이나 한천은 식으면서 굳지만 칡 전분은 가열하는 동안 굳는다. 그래서 한 판씩 불 위에서 굳혀 바로 얼음물로 옮기고, 만든 자리에서 먹는다.

고이아바다
브라질의 구아바 페이스트. 구아바를 삶아 걸러 설탕과 함께 한 시간 가까이 저어 가며 졸이면, 틀에 부어 식혔을 때 칼로 썰리는 덩어리가 된다. 젤라틴도 한천도 넣지 않는다 — 굳히는 것은 구아바 자신의 펙틴이다. 식민지 시대에 마르멜루 젤리를 대신해 생겼고, 미나스 치즈 한 조각과 함께 먹는 짝을 브라질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부른다.

돈두르마
마라슈 지방에서 이름을 얻은 튀르키예의 아이스크림. 염소젖에 설탕을 넣고 살렙과 매스틱으로 걸쭉하게 끓여 얼린다. 살렙은 야생 난초 덩이줄기를 말린 가루로, 그 다당류가 아이스크림을 조밀하고 쫄깃하게 만든다. 그래서 떠먹기보다 칼로 썰리고, 늘어나듯 씹힌다. 얼음만으로 굳는 아이스크림과는 잡아 주는 것이 다르다.

쿠아하다
양젖을 체온 가까이 데워 레닛을 넣고, 각자의 작은 그릇에 부어 굳힌 스페인 북부의 후식. 꿀과 호두를 곁들여 떠먹는다. 모차렐라가 레닛으로 우유를 굳힌 뒤 칼로 잘라 유청을 빼는 그 직전에서 멈춘 것이라, 유청이 젤 안에 그대로 갇혀 치즈가 아니라 떨리는 푸딩이 된다. 굳기 전에 그릇에 나눠 붓는 것, 굳는 동안 건드리지 않는 것이 전부다.

볼루 지 홀루
버터 반죽을 종이처럼 얇게 펴 구운 시트에 녹인 고이아바다(구아바 페이스트)를 바르고, 여러 장을 이어 가며 촘촘하게 만 브라질의 롤케이크. 자른 면에 얇은 켜가 소용돌이로 수십 줄 보인다. 시트는 켜를 셀 수 있을 만큼 얇으면서도 부러지지 않고 휘어야 하고, 고이아바다는 녹여 발랐다가 냉장고에서 다시 굳어 켜를 붙든다.

즌다모찌
일본 도호쿠 지방의 떡. 찹쌀 경단에 풋콩(에다마메)을 으깨 설탕을 넣은 초록 앙금을 버무린다. 팥앙금이 말린 콩을 불리고 삶고 졸여서 만드는 것과 달리, 풋콩은 아직 마르지 않은 채소라서 소금물에 몇 분 데치고 속껍질을 벗긴 뒤 불에 올리지 않고 으깨기만 한다. 졸이지 않았으니 떡 속에 감쌀 수 없어 위에 얹고,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연근정과
얇게 썬 연근을 묽은 설탕물에 넣고 약한 불에서 한 시간 넘게 졸여, 속까지 투명하고 쫀득하게 만든 한과. 진한 시럽에 한 번에 담그지 않고 묽게 시작해 물이 날아가는 만큼만 달게 만드는 것이 방법의 전부다. 설탕 분자는 크고 느려서, 연근 속의 물과 자리를 바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킨징
달걀노른자와 설탕, 간 코코넛, 녹인 버터만으로 굽는 브라질의 작은 푸딩. 틀에 버터를 바르고 설탕을 뿌려 중탕으로 굽고, 뒤집어 내면 노랗게 반짝이는 윗면 아래에 코코넛 켜가 받친다. 크렘 브륄레는 크림에, 크렘 카라멜은 우유에 노른자를 푸는데, 킨징에는 노른자를 풀 액체가 없다. 그래서 반죽은 오븐 속에서 코코넛과 노른자로 갈라지고, 한 번 구운 것이 두 켜가 된다.

팥빙수
곱게 간 얼음 위에 달게 삶은 통팥을 얹는 한국의 여름 디저트. 요즘의 팥빙수는 물이 아니라 우유와 연유를 얼려 갈기 때문에, 얼음이 사각거리는 알갱이가 아니라 눈처럼 부드러운 결로 쌓인다. 그 차이는 칼날이 아니라 얼음에서 나온다. 설탕이 물의 어는점을 낮춰 덩어리를 무르게 두기 때문이다. 팥은 다 무른 뒤에야 설탕을 넣고, 먹을 때는 섞어서 바로 먹는다.

마타이고우
남방개(물밤) 가루로 쑨 반투명한 젤에 다진 남방개를 박아 쪄 낸 광둥의 떡. 같은 식물이 두 가지 식감으로 한 조각에 들어 있다. 가루는 말랑하고 탄력 있게 굳고, 다진 알맹이는 시럽에 끓고 쪄지고 지져진 뒤에도 아삭하다. 남방개의 세포벽은 열로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라우사바우
짠 노른자와 버터로 만든 소를 넣어 찐 광둥식 딤섬 빵. 쪼개면 주황색 소가 모래처럼 흘러나와 "흐르는 모래(유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커스터드처럼 보이지만 이 소에는 열로 익혀야 할 달걀이 없다. 노른자는 소금이 이미 굳혀 두었고, 흐르는 것은 버터다. 그래서 소를 차갑게 굳혀 싸고, 찌면 다시 녹는다.

퀴냐만
1860년경 브르타뉴의 두아르느네에서 생긴, 이름부터 "빵과 버터"라는 뜻의 케이크. 크로아상처럼 버터를 반죽에 접어 넣고, 마지막 두 번의 접기에 설탕을 함께 접는다. 설탕은 층 사이에서 반죽의 물을 끌어내 시럽이 되고, 오븐에서는 그 시럽과 녹은 버터가 틀 안에서 캐러멜이 되어 겉을 튀기듯 굽는다. 그래서 속은 크로아상처럼 가볍지 않고 쫀득하며, 겉은 유리처럼 부서진다.

카이저슈마렌
오스트리아의 팬케이크 디저트. 노른자 반죽에 거품 낸 흰자를 접어 넣어 팬에 두껍게 붓고, 아랫면이 익으면 네 조각으로 나눠 뒤집은 뒤 팬 안에서 한입 크기로 찢는다. 부침개는 보통 찢어지지 않게 뒤집지만, 여기서는 찢는 것이 조리법이다. 너무 두꺼워 통째로 뒤집을 수도, 속까지 익힐 수도 없는 반죽을 찢어서 덜 익은 속을 팬에 닿는 새 겉면으로 만들고, 그 거친 면에 설탕을 캐러멜로 입힌다.

이모요캉
찐 고구마를 뜨거울 때 체에 내려 설탕과 섞고, 네모난 틀에 꾹꾹 눌러 담아 식혀 굳힌 일본 과자. 이름은 양갱이지만 한천도 팥도 들어가지 않는다. 굳히는 것은 고구마 자신의 전분이고, 설탕이 적은 만큼 오래 두지 못하고 며칠 안에 먹는다.

화전
찹쌀 익반죽을 동그랗고 납작하게 빚어 약한 불에 지지고, 익은 쪽에 진달래 꽃잎을 붙여 내는 봄의 떡. 꽃이 재료인 음식이라 꽃부터 제대로 골라야 한다. 먹는 것은 진달래이고 비슷하게 생긴 철쭉은 먹지 않으며, 꽃술은 떼고 꽃잎만 쓴다.

클라드카카
겉만 얇게 굳고 속은 반죽인 채로 꺼내는 스웨덴의 초콜릿 케이크. 베이킹파우더도 이스트도 없고, 버터는 녹여 넣으니 크리밍으로 품은 공기도 없습니다. 부풀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그것이 결함이 아니라 이 케이크입니다. 1938년 스웨덴에서 베이킹파우더를 구하기 어렵던 때 미국 브라우니 레시피에서 그것만 빼고 구운 것이 시작이라고 전해집니다.

슈바르츠발트 케이크
코코아 스펀지 세 장에 키르시를 적시고, 시큼한 모렐로 체리와 휘핑크림을 켜켜이 쌓아 초콜릿을 깎아 덮은 독일의 케이크. 키르시는 다 구운 시트에 발라 넣고 그 뒤로는 어디에서도 열을 받지 않으므로, 술의 날카로운 맛이 남는 것이 실수가 아니라 이 케이크의 설계입니다.

빙펀
식물 씨앗을 물속에서 문질러 나온 점액을 석회 한 자밤으로 굳힌 중국 시난 지역의 여름 디저트. 어느 단계에서도 열이 들어가지 않는 젤이고, 흑설탕 시럽과 고명을 얹어 차게 냅니다.

바쓰
고구마를 튀겨, 기름에 녹인 설탕을 입혀 내는 중국의 단 요리. 이름 拔丝는 "실을 뽑는다"는 뜻이고, 젓가락으로 한 조각을 들면 따라 올라오는 그 실이 장식이 아니라 다 됐다는 신호입니다. 설탕을 물에 녹이지 않고 기름 위에서 바로 녹이기 때문에 날려 보낼 물이 처음부터 없고, 굳히는 일은 식탁에서 먹는 사람이 찬물 그릇에 담가 직접 합니다.

카마
보리·호밀·귀리·완두를 통째로 볶은 뒤 갈아 만든 에스토니아의 곡물가루, 그리고 그것을 케피어에 풀어 거품기로 쳐 내는 디저트. 이 가루의 핵심은 굽기 전이 아니라 굽고 난 뒤의 가루라는 점입니다. 전분이 이미 익어 있어 찬 액체에 그대로 풀리고, 그래서 가열 없이 먹을 수 있어요. 볶은 가루를 쓴다는 점은 다식과 같지만, 다식이 꿀과 틀의 압력으로 뭉치는 반면 카마는 액체 자체가 결합제입니다.

서머 푸딩
묵은 흰 식빵으로 안을 두른 그릇에 여름 과일과 즙을 채워 눌러 두었다가 하룻밤 뒤 뒤집어 내는 영국의 디저트. 젤라틴도 달걀도 전분도 없고 빵을 굽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접시 위에 서는 이유는 즙을 머금고 부푼 빵이 눌리면서 조각들 사이의 이음매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굳히는 것이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대신, 하룻밤이 통째로 조리 시간입니다.

나타데코코
코코넛워터를 발효시켜 젤리로 만드는 필리핀의 후식. 김치의 배추는 발효 뒤에도 배추이지만 나타데코코는 다릅니다. 세균이 코코넛워터의 당을 먹고 셀룰로스를 내놓아 표면에 판으로 쌓입니다. 먹는 것은 세균이 만든 셀룰로스이고, 코코넛워터는 연료로 쓰여 없어집니다.

메도비크
얇은 꿀 케이크 층을 사워크림과 번갈아 여덟에서 열두 겹 쌓는 러시아의 케이크. 산과 염기가 만나면 보통은 서둘러 구워야 하지만 메도비크는 그 반응을 밀가루를 넣기 전에 냄비에서 끝냅니다. 꿀은 산성이고, 중탄산소다가 그 산을 만나 열을 받으면 두 배로 부풀어 오르고, 그 뒤로는 천천히 작업해도 됩니다.

피슈마니예
설탕 시럽과 버터에 볶은 밀가루를 함께 접고 늘여 실처럼 뽑아낸 튀르키예의 과자입니다. 접을 때마다 층이 두 배가 되는 것은 엿과 같은 셈입니다. 다만 엿의 층 사이에는 공기가 들어가 하얘지고, 여기서는 볶은 밀가루와 버터가 들어가 층이 다시 붙지 못해 수천 가닥의 실이 됩니다.

콜스콜
덴마크의 여름 음식으로, 이름이 그대로 차가운 그릇이라는 뜻입니다. 커스터드는 보통 열로 굳히지만 콜스콜에는 열이 한 번도 들어가지 않고, 버터밀크의 산과 생노른자에 녹인 설탕, 냉장고가 그 일을 맡습니다. 어려운 것은 순서로, 찬 버터밀크에 노른자를 그냥 떨어뜨리면 실처럼 엉깁니다.

카늘레
보르도의 작은 과자. 크레페 반죽에 가까운 묽은 반죽을 하루이틀 쉬게 한 뒤, 밀랍과 버터를 입힌 구리 틀에 부어 250도에서 겉이 거의 탈 때까지 굽습니다. 두껍고 짙은 껍질이 목표이고 속은 겨우 굳은 커스터드로 남습니다. 밀랍은 타지 않고 껍질을 옻칠처럼 굳혀 틀에서 떨어지게 합니다.

증편
멥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켜 찌는 여름 떡. 이 발효의 목적은 효모가 내놓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쌀가루에는 글루텐이 없어 가스를 붙잡을 그물이 없으므로 부을 수 있는 묽은 반죽으로 만들고, 찌면서 굳는 전분이 기포를 가둡니다. 그래서 치대지 않고 부어서 만듭니다.

스포티드 딕
소 콩팥 주변의 지방인 수이트로 만드는 영국의 찐 푸딩. 수이트는 45~50°C에서야 녹기 시작해 버터보다 15°C 이상 높으므로, 100°C를 넘지 않는 찜통에서 두 시간 동안 반죽이 먼저 굳고 나중에 지방이 녹아 빠집니다. 그 자리의 구멍이 가벼운 속이 되고, 버터로 바꾸면 무거워집니다.

일 플로탕트
커스터드 위에 삶은 머랭을 띄우는 프랑스의 후식. 머랭을 오븐에 굽지 않고 80°C 우유에 띄우면 2분 만에 겉이 익어 모양이 굳습니다. 아래에 까는 크렘 앙글레즈는 저어서 만드는 커스터드로, 끓으면 끝이라는 점에서 머랭과 정반대의 온도 관리를 요구합니다.

비스코티
토스카나 프라토의 아몬드 비스킷. 이름 자체가 라틴어 biscoctus, 두 번 구웠다는 뜻입니다. 통으로 한 번 굽고, 썰어서 다시 굽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굽기가 익히는 과정이 아니라 말리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첫 번째로 이미 다 익었고, 두 번째는 자른 단면으로 수분을 내보내는 일만 합니다. 그래서 몇 달을 두어도 상하지 않고, 그래서 버터도 기름도 우유도 한 방울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방이 없는 것은 빠뜨린 것이 아니라 오래 두기 위한 조건입니다.

크렘 카라멜
틀 바닥에 캐러멜을 깔고 커스터드를 구워 식힌 뒤 접시에 뒤집어 내는 프랑스 후식. 두 가지가 이 요리를 정합니다. 틀에서 빼내 혼자 서 있어야 하므로 노른자만 쓰는 크렘 브륄레와 달리 온달걀을 쓰고 — 흰자가 더 단단하게 굳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리처럼 굳혀 부은 캐러멜이 냉장고에서 커스터드의 수분을 끌어당겨 다시 시럽이 됩니다. 소스를 따로 만들지 않고 하룻밤 기다리는 것이 소스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바르피
우유를 몇 시간 저어 졸여 굳힌 인도 과자. 대부분의 설탕 과자는 전화당이나 물엿, 꿀로 결정이 생기지 않게 막지만 바르피는 반대로 결정을 원합니다. 다만 아주 잘게 원합니다. 식는 동안 어떻게 젓느냐가 결정의 크기를 정하고, 그 크기가 곧 식감입니다.

트뤼프 앙 쇼콜라
초콜릿에 데운 생크림을 부어 굳힌 것을 굴려 코코아를 입힌 프랑스 과자. 가나슈는 흘러내리는 대신 굳는 유화물이고, 따로 넣은 유화제 없이 초콜릿 자체의 레시틴과 코코아 입자가 그것을 붙잡습니다. 그리고 초콜릿과 크림의 비율 하나가 무엇이 나오는지를 정합니다 — 2:1이면 굴릴 수 있는 트뤼프, 1:1이면 부어 씌우는 글레이즈, 1:2면 소스입니다.

제누아즈
팽창제를 전혀 넣지 않고 통달걀을 거품 내 부풀리는 스펀지 케이크. 통달걀은 무게의 3분의 1가량이 노른자이고 노른자에는 지방이 있어서 차가운 상태로는 거품이 거의 서지 않습니다. 그래서 달걀과 설탕을 중탕으로 40~45°C까지 데운 다음 휘핑합니다.

누가
꿀과 설탕 시럽을 흰자 거품에 부어 만드는 프랑스 남부의 과자. 대개의 설탕 과자는 시럽을 목표 온도까지 끓이고 멈추지만, 누가는 부은 다음에도 20~30분을 더 저어 물을 날립니다. 다 됐는지는 찬물에 떨어뜨려 봅니다. 135°C면 무른 누가, 145~150°C면 딱딱한 누가입니다.

펑리수
타이완의 대표 선물 과자. 그런데 전통적인 펑리수의 소는 대부분 파인애플이 아니라 겨울호박입니다. 파인애플만으로 조리면 섬유가 억세고 신맛이 강해 굽는 동안 즙이 나와 아래를 적시는데, 겨울호박은 아무 맛이 없으면서 조리면 부드럽고 되게 뭉치기 때문입니다. 파인애플은 향을 내는 쪽으로 들어갑니다. 100% 파인애플로 만드는 것은 오히려 근래에 되살린 방식이고, 그래서 이름이 따로 있습니다.

크룸카케
문양이 새겨진 무쇠 틀에 얇게 구워 뜨거울 때 원뿔에 감아 굳히는 노르웨이 과자. 요령은 반죽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 틀에서 꺼낸 웨이퍼는 열 초쯤 부드럽고 그 뒤에는 유리처럼 굳어, 그때 구부리면 깨집니다. 그러니 굽는 동안 이미 원뿔을 손에 들고 있어야 하고, 한 번에 한 장만 구워야 합니다. 부풀리는 재료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얇기와 틀이 나머지를 다 합니다.

다식
차와 함께 내는 한국의 한과. 물도 열도 쓰지 않는 과자여서, 굳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전부입니다. 백설기는 체에 내린 쌀가루를 틀에 담아 김으로 전분을 호화시켜 입자끼리 붙입니다. 다식은 그 김이 없으므로 붙이는 것이 꿀 하나이고, 나머지는 다식판에 눌러 넣는 압력입니다. 그래서 가루를 미리 볶아 두어야 하고, 아주 곱게 쳐야 하며, 꿀의 양에 여유가 거의 없습니다.

스폴리아텔라
나폴리의 조개 모양 페이스트리. 크로아상이나 아펠슈트루델의 결은 표면과 나란히 눕지만, 스폴리아텔라는 늘린 한 장에 라드를 발라 통나무처럼 말고, 누르는 대신 가로로 썰어 원반을 밀어 펴므로 나선 결이 세로로 섭니다. 그래서 시트로 갈라지지 않고 잎처럼 부서집니다.

시폰 케이크
버터 대신 식용유로 만드는 미국의 거품형 케이크. 기름이 상온에서 굳지 않는다는 점이 전부를 결정합니다 — 버터 케이크는 냉장고에서 꺼내면 딱딱하지만 시폰은 그대로 부드럽습니다. 그 대신 기름은 반죽에 공기를 붙잡아 주지 못하므로 흰자 머랭이 그 일을 전부 떠맡고, 틀에 기름을 바르면 반죽이 타고 올라갈 곳이 없어집니다. 구운 뒤에는 거꾸로 매달아 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