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기의 원리

콩이 아무리 삶아도 안 무를 때, 불린 물을 버려야 할 때와 써야 할 때. 소금을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불리기는 익히기가 아니라 물을 넣는 일이다

마른 재료의 겉과 속은 수분 차이가 큽니다. 바로 끓이면 겉은 익어 물러지는데 속은 여전히 마른 상태로 남습니다. 불리기는 그 차이를 미리 없애는 작업이라, 익히는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고르게 익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불리기를 건너뛰면 대개 겉이 퍼지고 속은 딱딱한 결과가 나옵니다.

소금을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은 틀렸다

콩 불릴 때 소금을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는데,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소금물(물 1L에 소금 1작은술)에 불린 콩이 더 잘 무릅니다.

이유는 콩 껍질의 펙틴에 있습니다. 펙틴은 칼슘·마그네슘과 결합해 단단해지는데, 소금의 나트륨이 그 자리를 밀어내면서 껍질이 부드러워집니다. 같은 이유로 경수(센물)에서는 콩이 잘 안 무릅니다.

정말 넣으면 안 되는 것은 입니다. 식초나 토마토, 레몬은 펙틴을 단단하게 굳힙니다. 그래서 콩 요리에서 토마토는 콩이 다 무른 뒤에 넣습니다. 차나 마살라달 커리의 순서가 그래서 그렇습니다.

아무리 삶아도 안 무는 콩

불리고 삶았는데도 끝까지 딱딱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콩이 오래된 것입니다. 보관 중에 껍질의 펙틴이 서로 결합해 굳어 버리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봉지에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베이킹소다를 조금(물 1L에 1/4작은술) 넣으면 알칼리가 펙틴을 분해해 무르게 만듭니다. 다만 색이 탁해지고 비타민이 파괴되며 비누 같은 맛이 날 수 있어, 응급 처방으로만 쓰는 편이 낫습니다.

불린 물을 버릴 때와 쓸 때

이게 판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버려야 하는 것들:

  • 콩류. 소화를 방해하는 올리고당이 물에 빠져 나옵니다.
  • 말린 고추. 씨와 태좌에서 나온 쓴맛과 잡티가 섞입니다. 빈달루의 페이스트를 식초로만 가는 것도, 불린 물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 모래가 있는 것. 목이버섯이나 미역은 마지막 물을 버리고 헹굽니다.

써야 하는 것들:

  • 말린 표고버섯. 이 물이 감칠맛의 상당 부분입니다. 버리면 향의 절반을 버리는 셈입니다(감칠맛 차곡차곡).
  • 말린 새우와 조개. 같은 이유입니다.
  • 말린 토마토, 다시마.

버섯물은 아래에 가라앉은 모래를 남기고 위쪽만 따라 쓰면 됩니다.

쌀은 목적에 따라 다르다

  • : 30분 불리면 겉과 속의 수분이 고르게 되어 밥알이 균일하게 익습니다(밥 짓기의 기본).
  • 갈아서 쓰는 쌀: 도사처럼 반죽으로 갈 때는 5~6시간이 필요합니다. 갈릴 만큼 부드러워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 볶음밥용 밥: 반대로 수분이 적어야 하므로 불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식힌 밥 이야기입니다.

대략의 시간

  • 렌틸(껍질 벗긴 것): 30분 ~ 필요 없음
  • 병아리콩, 대두: 8시간 또는 하룻밤
  • 검은콩, 팥: 6~8시간
  • 말린 표고: 30분(미지근한 물) ~ 2시간(찬물)
  • 말린 고추: 15~20분(뜨거운 물)
  • 쌀(밥): 30분
  • 쌀(갈아서): 5~6시간
  • 말린 목이버섯: 20분

뜨거운 물은 시간을 줄이지만 맛을 잃습니다. 급할 때만 쓰세요. 여름에 8시간 이상 실온에 두면 발효가 시작되므로, 긴 불리기는 냉장고에서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