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기의 원리
콩이 아무리 삶아도 안 무를 때, 불린 물을 버려야 할 때와 써야 할 때. 소금을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불리기는 익히기가 아니라 물을 넣는 일이다
마른 재료의 겉과 속은 수분 차이가 큽니다. 바로 끓이면 겉은 익어 물러지는데 속은 여전히 마른 상태로 남습니다. 불리기는 그 차이를 미리 없애는 작업이라, 익히는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고르게 익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불리기를 건너뛰면 대개 겉이 퍼지고 속은 딱딱한 결과가 나옵니다.
소금을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은 틀렸다
콩 불릴 때 소금을 넣으면 안 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는데,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소금물(물 1L에 소금 1작은술)에 불린 콩이 더 잘 무릅니다.
이유는 콩 껍질의 펙틴에 있습니다. 펙틴은 칼슘·마그네슘과 결합해 단단해지는데, 소금의 나트륨이 그 자리를 밀어내면서 껍질이 부드러워집니다. 같은 이유로 경수(센물)에서는 콩이 잘 안 무릅니다.
정말 넣으면 안 되는 것은 산입니다. 식초나 토마토, 레몬은 펙틴을 단단하게 굳힙니다. 그래서 콩 요리에서 토마토는 콩이 다 무른 뒤에 넣습니다. 차나 마살라와 달 커리, 레드레드, 파스타 에 파졸리, 카술레의 순서가 모두 그래서 그렇습니다.
다만 이 성질이 방해가 아니라 목적인 요리도 있습니다. 비고스의 사워크라우트가 세 시간을 삶아도 형태를 지키는 것은, 자기가 만든 젖산이 이미 세포벽의 펙틴을 굳혀 놓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반응이 콩에서는 장애물이고 양배추에서는 구조입니다.
아무리 삶아도 안 무는 콩
불리고 삶았는데도 끝까지 딱딱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콩이 오래된 것입니다. 보관 중에 껍질의 펙틴이 서로 결합해 굳어 버리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봉지에 유통기한이 남아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베이킹소다를 조금(물 1L에 1/4작은술) 넣으면 알칼리가 펙틴을 분해해 무르게 만듭니다. 다만 색이 탁해지고 비타민이 파괴되며 비누 같은 맛이 날 수 있어, 응급 처방으로만 쓰는 편이 낫습니다.
그 응급 처방을 아예 방법으로 삼는 요리가 있고, 펙틴의 위치도 다릅니다. 머시 피즈는 물 1L에 1작은술 — 위의 네 배 — 을 넣어 하룻밤 불리는 것이 매번의 방법입니다. 위에 적은 세 가지 대가는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합니다: 불린 물은 버리고 콩은 두세 번 헹군 뒤에야 냄비에 들어갑니다. 알칼리가 무엇을 녹이는지도 좁혀 줍니다. 위 문단은 펙틴을 껍질에 두는데, 그건 형태를 지켜야 하는 콩에서 문제가 되는 위치입니다. 마로우팻 완두는 껍질을 그대로 둔 채 무너지는데, 녹는 펙틴이 콩 속 세포들을 붙여 두는 중간층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반응이 같은 식물의 다른 부분에서 일어납니다.
불린 물을 버릴 때와 쓸 때
이게 판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버려야 하는 것들:
- 콩류. 소화를 방해하는 올리고당이 물에 빠져 나옵니다.
- 말린 고추. 씨와 태좌에서 나온 쓴맛과 잡티가 섞입니다. 빈달루의 페이스트를 식초로만 가는 것도, 불린 물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 모래가 있는 것. 목이버섯이나 미역은 마지막 물을 버리고 헹굽니다.
써야 하는 것들:
- 말린 표고버섯. 이 물이 감칠맛의 상당 부분입니다. 버리면 향의 절반을 버리는 셈입니다(감칠맛 차곡차곡).
- 말린 새우와 조개. 같은 이유입니다.
- 말린 토마토, 다시마.
버섯물은 아래에 가라앉은 모래를 남기고 위쪽만 따라 쓰면 됩니다.
어느 목록에도 없는 것: 말린 과일. 그리고 이건 같은 재료가 요리에 따라 양쪽으로 갈립니다. 바라 브리스는 건포도를 홍차에 하룻밤 담그고 그 홍차를 반죽의 물로 그대로 씁니다 — 버섯물처럼 향을 얻으려는 게 아니라, 그 물이 곧 반죽의 수분이기 때문입니다. 마른 과일을 그냥 반죽에 넣으면 반대로 빵의 수분을 빨아들여 크럼이 퍽퍽해집니다. 반면 아펠슈트루델은 건포도를 30분 불린 뒤 물기를 빼고 씁니다. 그쪽은 소가 젖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즉 판단 기준은 재료가 아니라 그 물이 요리에서 무엇이 되는가입니다.
물을 넣는 게 아니라 빼는 불리기
지금까지는 전부 재료에 물을 넣는 이야기입니다. 반대 방향도 있고, 그때는 규칙 하나가 달라집니다.
바칼랴우 아 브라스의 소금대구는 24~48시간 물에 담그는데, 목적은 소금을 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확산이 양방향으로 진행되다 농도가 같아지면 멈춥니다. 콩에 들어가는 물은 바닥날 일이 없으니 한 대야로 충분하지만, 소금이 나오는 물은 곧 포화됩니다. 같은 물에 그냥 48시간 담가 두면 6시간 담근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요리의 레시피는 시간이 아니라 물을 몇 번 갈았는가이고, 완성 판정은 시계가 아니라 한 조각 떼어 맛보는 것입니다.
팔기 전에 이미 한 번 익힌 곡물
지금까지는 마른 재료가 생것이고 불리기는 뒤에 올 조리를 위한 준비라는 전제였습니다. 그런데 팔리기 전에 이미 한 번 익혀 둔 재료가 있고, 그런 재료에는 불리기가 조리의 전부입니다 — 그 첫 번째 익힘이 무엇이었는지가 되살리는 방법을 결정합니다.
- 삶아서 말려 빻은 것. 크스르의 고운 불구르는 이미 삶은 밀이라, 끓는 물에 20분은 조리를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조리 그 자체입니다. 쌀처럼 끓이면 죽이 됩니다. 그리고 물이 1:1로 고정되는데, 불구르가 흡수하는 양이 정해져 있어서 남는 물은 고추 페이스트가 들어갈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 편의 다른 곳에서 물이 넉넉한 것은 그냥 낭비지만, 여기서는 요리 자체의 결함이 됩니다.
- 볶아서 빻은 것. 카마는 통곡물을 볶은 것이라 뜨거운 물이 아예 필요 없고 찬 케피르에 그대로 풀립니다. 같은 부류의 재료인데 다루는 방법은 반대입니다.
쌀은 목적에 따라 다르다
- 밥: 30분 불리면 겉과 속의 수분이 고르게 되어 밥알이 균일하게 익습니다(밥 짓기의 기본).
- 갈아서 쓰는 쌀: 도사처럼 반죽으로 갈 때는 5~6시간이 필요합니다. 갈릴 만큼 부드러워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 볶음밥용 밥: 반대로 수분이 적어야 하므로 불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식힌 밥 이야기입니다.
- 부술 쌀: 전복죽은 고르게 익히기 위해서도, 갈기 위해서도 아니라 알알이 반토막으로 부수기 위해 불립니다. 마른 쌀은 절구에서 튀고 가루가 되지만, 30분 불린 쌀은 눌리면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집니다.
대략의 시간
- 렌틸(껍질 벗긴 것): 30분 ~ 필요 없음
- 병아리콩, 대두: 8시간 또는 하룻밤
- 검은콩, 팥: 6~8시간
- 말린 표고: 30분(미지근한 물) ~ 2시간(찬물)
- 말린 고추: 15~20분(뜨거운 물)
- 쌀(밥): 30분
- 쌀(갈아서): 5~6시간
- 말린 목이버섯: 20분
뜨거운 물은 시간을 줄이지만 맛을 잃습니다. 급할 때만 쓰세요. 여름에 8시간 이상 실온에 두면 발효가 시작되므로, 긴 불리기는 냉장고에서 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위 숫자들은 하한이고, 어떤 불리기에는 상한도 붙습니다
위의 숫자는 모두 한 가지 질문에 답합니다 — 재료가 물을 다 먹을 때까지 얼마나 걸리는가. 다른 일을 하는 불리기에는 이 표에 칸이 없는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재료 안에 두고 싶었던 것이 물로 빠져나가기까지 얼마나 걸리는가입니다. 바로 위 문장이 그 비용의 한 형태인데, 온도 문제로 적혀 있습니다 — 뜨거운 물은 빠르고 맛을 잃습니다. 그 비용은 뜨거운 물에만 붙는 것이 아닙니다.
긴피라 고보가 그 축을 한 페이지에서 다 보여 줍니다. 자기가 이름을 대는 감자 요리들과 똑같은 동작을 하면서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감자전과 감자조림은 썬 감자를 물에 담가 전분을 씻어 냅니다. 우엉을 담그는 것은 산소를 차단하려는 것입니다 — 자른 면이 실온에서 몇십 초 만에 갈변하기 때문입니다. 그 페이지의 표현으로 "같은 동작, 다른 목적. 그래서 감자는 오래 담글수록 좋지만 우엉은 5분을 넘기면 향까지 빠져나간다." 빼내는 것이 목적이면 오래 담글수록 목적에 가까워지고, 막는 것이 목적이면 시계는 첫 순간부터 비용입니다.
- 시계를 세우는 대신 빠져나간 것을 받아도 됩니다. 황태국은 황태를 "5분만" 불리고 — "오래 담그면 감칠맛이 물로 빠집니다" — 그 물을 버리지 않습니다. 이 글이 "써야 하는 물"로 꼽는 말린 표고·새우와 같은 이유라는 것입니다. 이 글의 두 부분이 거기서 만납니다. 불리는 시간의 상한과 그 물의 용도는 같은 손실에 대한 두 가지 답입니다.
- 이 글이 이미 적어 둔 상한은 재료가 아니라 물에 붙어 있습니다. 여름에 8시간을 넘기면 불리는 물이 발효되고, 냉장고는 그 시간을 되사 줍니다 — 재료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건드리지 않은 채로. 우엉의 5분은 그렇게 되살 수 없습니다.
데치기와 색 살리기도 얼음물을 30초쯤으로 제한하며 비슷한 이유를 듭니다. 다만 저쪽에서 빠져나감과 경쟁하는 일은 이미 익은 채소의 조리를 멈추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아직 아무것도 익지 않았고, 상한이 있느냐 없느냐를 정하는 것은 그 불리기가 무엇을 위한 것이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