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고르기

강력분·중력분·박력분의 차이는 단백질 함량 하나입니다. 그 숫자가 무엇을 정하는지, 그리고 밀전분처럼 밀가루가 아닌 것까지.

차이는 단백질 하나다

밀가루 봉지의 이름은 용도가 아니라 단백질 함량을 가리킵니다.

  • 강력분: 12~14%. 밀 품종이 다릅니다(경질밀).
  • 중력분: 10~11%. 한국에서 그냥 "밀가루"로 파는 것.
  • 박력분: 7~9%. 연질밀.

단백질(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물과 만나 반죽되면 글루텐 그물이 됩니다(반죽과 글루텐). 단백질이 많으면 그물이 촘촘하고 질기게, 적으면 느슨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집니다.

밀 안에서는 그게 전부입니다. 밀을 벗어나면 이 문장이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깨집니다.

  • 단백질은 있는데 그물이 안 생기는 경우. 호밀에도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호밀에는 펜토산이라는 검이 잔뜩 들어 있어서 자기 무게의 여덟 배까지 물을 붙잡고 단백질 사이에 물리적으로 끼어듭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래 반죽해도 그물이 만들어지지 않고, 푸메르니켈의 구조는 단백질이 아니라 검입니다. 반죽 시간이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단백질이 밀보다 많은데 아예 안 생기는 경우. 병아리콩 가루는 단백질이 밀보다 더 많고 글루텐은 전혀 만들지 않습니다. 콩과의 단백질은 저장용 구형 단백질이라 서로 이어붙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가 파리나타에서는 편리함으로 나타납니다 — 아무리 세게 저어도 됩니다. 밀 반죽에서 "적게 섞어라"가 규칙인 것과 정반대입니다.

옥수수는 세 번째 경우로, 만들 그물이 처음부터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공백을 무엇으로 메우느냐가 요리를 갈라 놓습니다 — 소파 파라과야는 치즈와 달걀로, 콘브레드는 베이킹소다와 버터밀크와 달군 팬으로 메웁니다.

가루가 생것이라는 전제

위의 세 경우는 모두 "그물이 생기느냐"를 묻습니다. 그 질문 밑에는 말해지지 않은 전제가 하나 더 깔려 있습니다 — 가루는 생것이고, 나중에 열을 받아 익는다는 것. 그래서 이 글은 단백질 이야기만 하면 됩니다.

에스토니아의 카마가 그 전제를 깹니다. 보리·호밀·귀리·완두를 통곡물째 볶은 뒤에 갈기 때문에, 제분되는 시점에 전분은 이미 덱스트린으로 쪼개지고 일부는 호화된 상태로 굳어 있습니다. 찬 케피어에 그냥 풀어도 날가루 맛이 나지 않고, 오븐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관심사는 단백질이 아니라 전분이 어떤 상태냐이고, 완두가 들어가는 이유도 그물이 아니라 그냥 단백질을 보태기 위해서입니다.

가루를 익히는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모힝가도 병아리콩 가루를 마른 팬에 볶고, 루(농도 잡는 법)는 밀가루를 버터에 익혀 날맛을 없애는 대신 점도를 잃습니다. 차이는 그 다음입니다 — 둘 다 볶은 뒤에 결국 끓입니다. 카마는 볶는 것으로 조리가 끝나고, 그래서 다식처럼 열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과자가 성립합니다.

그리고 빻아진 채로 왔다는 전제

위 절이 묻는 것은 전분이 이미 익었느냐입니다. 봉지가 열리기 전에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 낟알을 말린 다음 빻았다는 것입니다. 자루에 백분율을 인쇄할 수 있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빻는 일이 익히는 일보다 한참 먼저, 물기가 거의 없는 것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젖은 채로 갈면 그중 무엇도 남지 않습니다. 봉지도 숫자도 없고, 남는 선택지가 다른 것들입니다.

  • 같은 재료가 아니고, 바꿔 쓰는 페이지가 그 값을 적어 둡니다. 송편은 방앗간이나 냉동 코너의 "소금 간 된 젖은 쌀가루"를 기준으로 삼고, 마트의 건식 쌀가루로 하면 무엇을 치러야 하는지도 적습니다 — "물을 20%쯤 늘리고 더 오래 치대야 하며, 그래도 갈라지기 쉽다." 셀 로티는 쌀가루를 "쌀을 불려 갈 시간이 없으면" 쓰는 것으로 분류합니다. 기준이 아니라 지름길이라는 뜻입니다. 청판은 맷돌로 가는 쪽을 아예 다른 이름의 요리로 둡니다 — 라창펀, "불린 쌀을 맷돌에 갈아 그 자리에서 반죽을 만드는 방식".
  • 고운 정도가 등급이 아니라 결정이 됩니다. 이 글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00이 빻은 굵기를 가리킨다는 대목인데, 그것은 인쇄되어 있고 가게에서 고르는 것입니다. 집에서 갈면 가는 순간에 정해지고, 그 요리들은 그 굵기가 곧 요리라고 말합니다 — 빈대떡은 "곱게 갈면 부침개처럼 매끈해지고, 빈대떡 특유의 서걱거리는 질감이 사라진다"며 거칠게 갈고, 도사는 "세몰리나 정도의 거친 감"을 남기고, 팔라펠은 "거친 모래알 같은 질감(반죽이 아니라 부슬부슬)"에서 멈춥니다.
  • 그리고 가는 일이 섞기 전의 단계가 아니라 섞는 일의 일부입니다. 도사는 우라드 달을 "따로, 먼저" 가는데, 그 점질 성분이 붙잡은 공기가 곧 발효가 시작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 "쌀과 함께 갈면 그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빻아 둔 가루는 그런 성질을 실어 나를 수가 없습니다. 갈면서 나온 것이 무엇이든 몇 달 전에 자루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더우화는 불린 콩을 물 2.4L와 함께 아주 곱게 갈아 그대로 짜므로, 가는 일과 뽑아내는 일이 한 동작입니다.

어느 쪽이 낫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래 보관 절이 둘 중 하나에만 해당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마른 가루의 문제는 그 안의 지방이 몇 달에 걸쳐 산패하는 것인데, 젖은 가루에는 몇 달이 없습니다. 불리는 이유는 (밥 짓기의 기본)에, 시간은 (불리기의 원리)에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일 것은, 그 일을 하고 나면 그릇 안에 있는 것이 더 이상 이 글이 설명하는 물건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밀기울은 봉지 안에 있고 숫자 안에는 없다

위의 절들은 밀을 벗어난 경우를 다룹니다. 이 절은 아닙니다. 가루는 그냥 밀이고, 말려서 빻은 생것 그대로인데도 단백질 수치가 반죽이 어떻게 될지를 정해 주지 못합니다. 그 수치는 가루를 재서 나온 것이고, 밀기울을 걸러 냈는지 아닌지는 말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양쪽을 이어 놓은 것은 산가크입니다. "밀기울 조각이 글루텐 그물 사이에 끼어 그물을 끊는다"고 쓰고, 푸메르니켈이 "호밀에서 같은 문제를 훨씬 심하게 겪는다"고 가리킵니다. 그러면 이 글 맨 위의 호밀 항목과 같은 축에 놓입니다. 둘 다 단백질이 아닌 것이 단백질 사이에 물리적으로 끼는 일이고, 단백질 수치로는 예측되지 않습니다. 차파티는 그 결과를 조리 단계에 안심시키는 말로 적어 둡니다. 8분을 치댄 반죽이 "흰 밀가루 반죽처럼 탄력이 강해지지는 않는다. 그 상태가 정상이다."

그래서 이 글이 쥐어 주는 손잡이는 도중에 멈추고, 어디서 멈추는지는 레시피들이 적어 둡니다.

  • 한계는 퍼센트로 적혀 있습니다. 베이글은 "강력분의 30%까지" 통밀로 바꿀 수 있다고 하고 "그 이상은 글루텐이 끊겨 씹는 맛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 그 씹는 맛이 이 빵의 정체입니다. 바게트는 20%로 잡고 "향은 깊어지지만 부피는 줄어든다"고 값을 함께 적습니다. 차파티에는 그런 줄이 없는데, 빵 전체가 통밀이고 무엇을 떠받칠 일이 없는 플랫브레드이기 때문입니다.
  • 물을 먹으므로 수분율이 따라 움직입니다. 베이글은 30%에 물 15g을 더하고, 바게트는 20%에 "5% 더"를 더하고, 아이리시 소다 브레드는 중력분 200g을 바꿀 때 버터밀크를 50ml 더 넣습니다 — "통밀의 밀기울이 물을 붙잡으므로 같은 양이면 뻑뻑해진다"는 이유로. 차파티는 아예 숫자를 주지 않고 "통밀은 흡수량이 밀가루마다 다르다"며 물을 조금씩 붓게 합니다.
  • 힘을 되사 오는 것은 치대기가 아니라 시간입니다. 치대기는 위의 한계에 걸리므로, 산가크는 "오래 치대는 대신 하룻밤 발효종과 30분 자가분해와 네 번의 접기"로 갑니다. 차파티의 30분은 글루텐을 푸는 시간이기 전에 밀기울이 물을 먹는 시간이고 — "통밀의 겨는 물을 늦게 먹는다" — 이 단계를 건너뛴 반죽은 "아무리 밀어도 동그래지지 않는다" (불리기의 원리).

"통밀"도 한 가지 재료가 아니고, 그 이유는 아래 00 항목 바로 옆에 있습니다. 거기서는 빻은 고움만 달라지고 가루는 흰 것입니다. 여기서 크기가 정해지는 것은 밀기울이고, 그 크기가 그물을 얼마나 끊는지를 정합니다. 차파티가 적어 둡니다. "아타는 통밀을 곱게 간 것으로, 겨가 미세해 반죽이 덜 뻣뻣하다. 서양식 통밀가루는 입자가 굵어 그대로 쓰면 잘 안 밀린다" — 중력분과 반씩 섞으면 비슷해집니다.

그래서 무엇이 어디에 쓰이는가

  • 강력분: 부풀어야 하고 씹는 맛이 필요한 것. 빵, 프레첼, 피자 도우. 크로아상은 층을 버텨야 하니 강력분과 중력분을 섞습니다.
  • 중력분: 대부분의 국수와 만두피, 부침. 칼국수의 쫄깃함과 만두 피의 늘어나는 정도가 이 범위입니다.
  • 박력분: 부서지는 것. 케이크, 쿠키, 그리고 튀김옷. 템푸라가 바삭한 이유의 절반은 박력분이고 나머지 절반은 찬물입니다 — 둘 다 글루텐이 자라는 것을 막는 조건입니다(튀김의 원리).

바꿔 쓰면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케이크를 강력분으로 만들면 질기고 단단해지고, 빵을 박력분으로 만들면 부풀다가 주저앉습니다.

없을 때 흉내내는 방법

  • 박력분 대신: 중력분 100g에서 15g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전분 15g을 넣습니다. 전분에는 단백질이 없으니 전체 단백질 비율이 내려갑니다.
  • 강력분 대신: 중력분에 밀글루텐(활성 글루텐) 가루를 5% 정도 섞으면 근사해집니다. 없으면 그냥 중력분으로 만들고 반죽 시간을 늘리는 편이 낫습니다.
  • 중력분 대신: 강력분과 박력분을 반씩 섞습니다.

브라우니처럼 원래 밀가루가 조금만 들어가는 것은 어느 밀가루든 결과 차이가 작습니다. 밀가루가 구조의 전부인 빵일수록 차이가 커집니다.

"00"은 단백질 등급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00, 0, 1, 2는 제분 고운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00은 가장 곱게 갈린 것이고, 단백질 함량은 별개로 표시됩니다. 00 밀가루 중에는 피자용 강력에 가까운 것도 있고 파스타용도 있습니다. "00이면 부드럽다"는 오해입니다.

세몰리나와 듀럼은 아예 다른 밀(경질 듀럼밀)을 굵게 간 것입니다. 물을 천천히 먹고 씹는 저항이 커서 건파스타에 씁니다. 밀가루 대신 넣으면 다른 음식이 됩니다.

밀가루가 아닌 것들

밀가루 옆에 놓여 있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것들이 있습니다.

  • 밀전분(澄麵)은 밀가루를 물에 빨아 글루텐을 걷어낸 뒤 남은 순수 전분입니다. 단백질이 없으니 익어도 흰 불투명함이 생기지 않고 맑아집니다. 하가우의 투명한 피가 이것이고, 밀가루로는 아무리 얇게 밀어도 되지 않습니다. 다만 "걷어낸다"는 표현은 절반만 맞습니다 — 량피는 그 씻는 작업을 집에서 첫 단계로 하고 양쪽을 다 먹습니다. 가라앉은 전분물은 쪄서 반투명한 면으로 만들고, 손에 남은 글루텐 덩어리는 쪄서 몐진이라는 스펀지로 그 위에 올립니다.
  • 전분류(감자·옥수수·타피오카)는 농도용이지 구조용이 아닙니다(농도 잡는 법).
  • 강력분에 이스트가 섞인 것, 베이킹파우더가 든 셀프라이징은 봉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낭패입니다.

보관

밀가루는 지방이 적어 오래 가지만 통밀은 다릅니다. 밀기울의 기름이 산화되어 몇 달이면 쉰내가 납니다. 통밀은 냉장이나 냉동이 맞습니다(냉동과 해동).

흰 밀가루도 냄새를 잘 흡수하니 밀폐해서 보관하세요. 쓴맛이나 쉰 냄새가 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미리 볶아 둔 곡물 가루는 성격이 또 다릅니다. 다식은 볶은 쌀·콩 가루를 꿀로만 뭉쳐 눌러 만드는데, 나중에 열이 전혀 가해지지 않으므로 가루가 미리 익어 있어야 합니다. 생가루로 만들면 날것 맛이 그대로 남고, 이건 보관 문제가 아니라 재료 자체가 다른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