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렁탕
소뼈를 오래 끓여 국물이 우유처럼 뽀얗게 되는 서울의 국. 그 흰색은 우유가 아니라 지방과 젤라틴이 물에 유화된 것이고, 그래서 이 국은 다른 곰국과 반대로 팔팔 끓여야 합니다. 간은 냄비가 아니라 상에서 합니다.
재료
- 뼈와 고기
- 소 사골 · 토막 낸 것. 골수가 보이는 단면이 있어야 국물이 뽀얘진다1.5 kg
- 소 잡뼈 · 선택. 무릎뼈나 등뼈를 섞으면 젤라틴이 늘어난다500 g
- 소 양지 · 또는 사태. 국물이 아니라 고명 담당이다600 g
- 핏물 빼기
- 찬물 · 뼈가 잠기도록. 몇 번 갈아 준다4 L
- 끓일 때
- 물 · 뼈가 넉넉히 잠기게. 줄면 뜨거운 물을 보충한다5 L
- 대파 · 고기 삶을 때만. 뼈 국물에는 넣지 않는다1 대
- 마늘 · 고기 삶을 때만5 쪽
- 생강 · 고기 삶을 때만15 g
- 내는 것
- 소면 · 선택. 삶아 헹궈서200 g
- 밥 · 말아 먹는 쪽이 정석이다4 공기
- 상에서 (냄비에 넣지 않음)
- 소금 · 각자 넣는다4 작은술
- 후추 · 굵게 갈아서1 작은술
- 대파 · 잘게 썰어 넉넉히3 대
- 깍두기 · 곁들임이 아니라 산미 담당이다300 g
조리 단계
사골을 찬물에 담가 6시간 이상 핏물을 뺀다. 물이 붉어지면 갈아 주고, 마지막 물이 연한 분홍이 될 때까지 반복한다. 이 단계를 줄이면 국물에 잡내와 회색 거품이 끝까지 남는다.
- ⏲ 15분
뼈를 찬물에서 끓여 한 번 데친다. 끓어오르며 회색 거품이 올라오면 10분 더 끓인 뒤 물을 전부 버린다. 뼈를 흐르는 물에 씻고, 표면에 붙은 검붉은 찌꺼기를 손으로 문질러 떼어낸다.
- ⏲ 30분
냄비를 헹궈 뼈와 새 물 5L를 넣고 센 불에 올린다. 이 국은 팔팔 끓여야 한다. 표면이 계속 요동칠 정도로 끓여야 뼈에서 나온 지방이 잘게 부서져 물에 섞이고, 그 유화가 우유 같은 흰색을 만든다. 잔잔히 끓이면 맑고 노란 국물이 된다.
- ⏲ 240분
뚜껑을 덮고 3~4시간 센 불을 유지한다. 물이 줄면 뜨거운 물로만 보충한다 — 찬물을 부으면 유화가 깨져 국물이 다시 맑아진다. 뼈 국물에는 파·마늘·생강을 넣지 않는다. 뼈 맛만 남기는 것이 이 국의 성격이다.
- ⏲ 180분
국물이 뽀얘지면 뼈를 건져 두고, 같은 냄비에 새 물을 부어 두 번째로 3시간 더 뽑는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국물을 섞는 것이 설렁탕집의 방식이다 — 첫 국물은 진하고 두 번째는 맑아, 섞으면 무겁지 않게 진해진다.
- ⏲ 90분
양지는 따로 삶는다. 찬물에 30분 담가 핏물을 빼고, 물에 대파·마늘·생강과 함께 넣어 약불에서 1시간 30분 삶는다. 고기는 뼈와 달리 끓이면 퍽퍽해지므로 여기서는 잔잔히 익힌다.
- ⏲ 30분
삶은 고기는 건져 완전히 식힌 뒤 결과 직각으로 얇게 썬다. 뜨거울 때 썰면 부서지고, 결 방향으로 썰면 질기다.
뼈 국물을 체에 걸러 부순 뼈와 찌꺼기를 걸러낸다. 하룻밤 냉장하면 표면에 굳은 기름을 걷어내기 쉽다. 기름을 다 걷지는 않는다 — 유화된 지방이 흰색과 입에 닿는 감의 절반이다.
- ⏲ 10분
먹기 전에 국물을 다시 팔팔 끓인다. 식은 국물은 지방이 분리돼 층이 생기는데, 끓이면 다시 섞여 뽀얘진다.
- ⏲ 5분
뚝배기에 삶은 고기와 (쓴다면) 소면·밥을 담고 끓는 국물을 붓는다. 국물에는 간을 하지 않는다.
- ⏲ 2분
소금·후추·잘게 썬 대파를 상에 따로 낸다. 각자 간을 맞추고 깍두기를 곁들여 먹는다. 이것이 예의가 아니라 구조다 — 소금을 넣지 않은 국물이라야 뼈 맛이 그대로 드러나고, 짠 정도를 각자 정할 수 있다.
팁과 변형
변형
- 도가니탕은 무릎 도가니를 넣어 젤라틴을 극단적으로 올린 것입니다. 국물이 식으면 젤리처럼 굳습니다.
- 꼬리곰탕은 소꼬리로 뽑습니다. 뼈와 살이 함께 들어 있어 국물에 고기 맛이 더 섞이고, 기름이 훨씬 많이 나옵니다.
- 곰탕과의 차이는 지역과 집마다 설명이 다르지만, 실무적으로는 설렁탕이 사골 중심으로 뽀얗게, 곰탕이 고기와 내장 중심으로 조금 더 맑게 나옵니다. 나주 곰탕이 맑은 쪽의 대표입니다.
- 압력솥을 쓰면 2시간으로 줄지만 색이 덜 뽀얗습니다. 압력솥 안은 끓는 상태가 유지되어도 표면 요동이 없어 유화가 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압력솥으로 1시간 30분 뽑은 뒤 뚜껑을 열고 30분 세게 끓이면 색이 살아납니다.
- 소면 대신 밥이 정석입니다. 국물이 담백해서 밥을 말면 맛이 묽어지지 않습니다.
- 같은 뼈 국물 계열의 다른 요리로 감자탕이 있습니다. 그쪽은 돼지 등뼈에 양념을 더하는 방향이고, 이쪽은 소뼈에서 아무것도 더하지 않는 방향입니다.
꿀팁
- 뽀얀 색은 우유가 아니라 유화입니다. 뼈에서 나온 지방이 잔 방울로 부서져 물에 흩어지고, 뼈에서 나온 젤라틴이 그 방울을 감싸 다시 뭉치지 못하게 붙잡습니다. 이 요리에 우유나 프림을 넣으라는 말이 돌아다니는데, 필요 없고 맛이 탁해집니다 (소스가 분리되는 이유).
- 그래서 이 국만 팔팔 끓입니다. 다른 국물에서는 팔팔 끓이는 것이 실패입니다 — 우육면의 맑은 국물은 잔잔한 시머로만 나오고, 세게 끓이면 탁해진 것으로 칩니다. 설렁탕은 그 "탁함"을 목적으로 만드는 국이라 규칙이 정반대입니다 (육수의 기본).
- 찬물 보충 금지. 물이 줄었을 때 찬물을 부으면 온도가 떨어져 유화가 깨지고, 다시 뽀얘지는 데 한참 걸립니다.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세요.
- 핏물 빼기와 데치기를 둘 다 하세요. 하나만 해도 되지 않습니다. 6시간 담그기는 뼈 속 핏물을, 데치고 물을 버리는 것은 표면 단백질과 찌꺼기를 없앱니다. 이 두 단계가 잡내를 정합니다.
- 뼈 국물에는 향신 채소를 넣지 않습니다. 파·마늘·생강은 고기 삶는 물에만 씁니다. 뼈 맛만 남기는 것이 이 국의 정체라, 향을 더하면 육개장이나 삼계탕 방향으로 갑니다.
- 간을 냄비에 하지 마세요. 소금을 미리 넣으면 되돌릴 수 없고, 밥을 말거나 면을 넣으면 간이 또 달라집니다. 상에서 각자 맞추는 것이 이 국의 설계입니다 (소금 간의 원리).
- 고기는 식혀서 썰기. 뜨거울 때 썰면 부서집니다. 결과 직각으로 얇게 썰어야 부드럽습니다 (콜라겐과 시간).
- 국물은 냉동이 잘 됩니다. 한 번에 많이 뽑아 소분해 두세요. 냉장 4일, 냉동 3개월. 해동 후 반드시 팔팔 끓여야 흰색이 돌아옵니다 (냉동과 해동).
- 같은 원리로 만든 일본 국물이 라멘의 돈코츠입니다 — 돼지뼈를 몇 시간 세게 끓여 뽀얗게 만드는 방식이 설렁탕과 물리적으로 같습니다.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육수의 기본맑은 육수와 탁한 육수를 가르는 것은 재료가 아니라 온도입니다. 찬물에서 시작하는 이유, 재료별 끓이는 시간, 소금을 넣지 않는 이유.
- 소금 간의 원리: 언제 넣는가같은 양의 소금이 넣는 시점에 따라 재료의 물을 빼기도 하고 속까지 배기도 합니다. 삼투, 층층이 간하기, 소금 종류별 부피 차이.
- 칼질의 기본칼을 어떻게 잡느냐가 썰기 속도보다 결과를 좌우합니다. 핀치 그립, 갈퀴 손, 그리고 재료 크기를 맞춰야 하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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