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요리

파 암 토마케트

빵을 구워 반 가른 토마토를 껍질만 남을 때까지 문질러 바르고, 올리브유와 소금을 뿌려 내는 카탈루냐의 빵. 토마토를 썰지도 갈지도 않고 빵 표면으로 갈아 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칼이 들어가지 않으니 물이 고일 조각도 생기지 않고, 빵 껍질의 거친 면이 강판 노릇을 합니다.

토르티야 데 파타타스

감자·양파를 올리브유에 부드럽게 익혀 달걀과 함께 도톰하게 부쳐낸 스페인의 국민 음식. 재료는 단순하지만 가운데를 촉촉하게 살리는 게 포인트로, 따뜻하게도 식혀서도 맛있어요.

파파스 아루가다스

바닷물만큼 짠 물에 껍질째 삶은 뒤 물을 버리고 팬에서 말려, 껍질이 쭈글쭈글해지고 겉에 소금이 앉게 만드는 카나리아 제도의 감자 요리. 소금 안내는 데치는 물을 리터당 10g으로 잡습니다. 여기는 그 열다섯 배이고, 그러면 소금이 하는 일이 뒤집힙니다 — 간을 넣는 대신 껍질을 통해 감자에서 물을 뽑아내고, 물이 다 날아간 자리에 결정으로 남습니다.

레체 프리타

이름이 "튀긴 우유"인 스페인 북부의 후식. 달걀은 한 알도 들어가지 않고 전분만으로 굳히는데, 이 점이 전부를 결정합니다 — 전분 젤은 차가울 때 칼이 들어갈 만큼 단단해지고 뜨거워지면 다시 풀립니다. 그래서 완전히 식혀 네모나게 썰 수 있고, 그 상태로 30초만 튀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흐르는 우유로 돌아가 있습니다. 반죽이 미지근하면 아예 썰리지 않습니다.

폴부 아 페이라

삶은 문어를 동전처럼 썰어 나무 접시에 담고 굵은 소금, 파프리카 가루, 올리브유만 뿌려 내는 갈리시아 요리. 재료가 이보다 적기 어려운 만큼 전부가 문어를 삶는 일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은 의외인데, 문어는 얼렸다 쓰는 편이 낫습니다. 얼음 결정이 질긴 결합조직을 끊어 놓기 때문이고, 옛날에 바위에 내리치던 일을 냉동실이 대신하는 셈입니다.

뽀요 알 아히요

한입 크기 닭고기를 올리브유에 마늘과 함께 노릇하게 볶다 화이트와인으로 향을 입힌 스페인식 마늘 치킨. 감바스 알 아히요의 닭 버전이에요. 한 팬으로 뚝딱, 빵에 소스를 적셔 먹으면 끝내줘요.

바스크 치즈케이크

크러스트 없이 유산지에 반죽을 부어 고온에 겉을 태우듯 구운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식 치즈케이크. 겉은 캐러멜처럼 진하고 속은 흐르듯 크리미해, 한 볼에 섞어 붓고 굽기만 하면 되는 가장 쉬운 치즈케이크예요.

파타타스 브라바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슬한 감자에 매콤한 브라바 소스와 마늘 알리올리를 뿌린 스페인 대표 타파스. 바르에서 맥주와 곁들이는 국민 안주로,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요.

추로스

밀가루 반죽을 별모양으로 짜서 튀긴 뒤 시나몬슈가를 묻힌 스페인식 튀김 과자. 진한 핫초코에 찍어 먹는 게 정석이고, 슈 반죽처럼 끓여 만들어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워요.

가스파초

잘 익은 토마토와 오이·피망·마늘을 올리브유·식초와 함께 갈아 차갑게 먹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여름 수프. 불을 전혀 쓰지 않고 블렌더에 갈아 차게 식히면 끝이에요. 더운 날 시원하고 상큼하게 즐기는, 채소를 통째로 마시는 한 그릇이에요.

감바스 알 아히요

올리브유에 편마늘과 건고추를 약불로 우려 향긋한 기름을 내고, 새우를 보글보글 익혀낸 스페인 대표 타파스. 남은 마늘 기름을 바게트에 찍어 먹는 게 진짜 별미인 술안주 한 접시.

빠에야

사프란으로 노랗게 물들인 쌀을 넓은 팬에 얇게 깔고 새우·홍합·오징어를 올려 국물 없이 졸여낸 스페인의 대표 쌀 요리. 바닥에 생기는 누룽지 '소카랏'이 별미, 레몬을 짜 먹는 한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