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Vee Satayamas · CC BY-SA 4.0
마사만 커리
태국 커리 중 유일하게 계피·정향·팔각 같은 마른 향신료로 맛을 내는 커리. 무슬림 상인들이 들여온 인도·페르시아 향신료가 태국의 코코넛과 타마린드를 만난 결과이고, 그래서 그린 커리와는 재료부터 조리 시간까지 전부 다릅니다. 매운 커리가 아닙니다.
재료
- 커리 페이스트 (직접 만들 경우)
- 건고추 · 씨를 털고 물에 20분 불린다. 매운맛이 목적이 아니라 색과 향이다6 개
- 고수씨 · 마른 팬에 볶는다1 큰술
- 커민씨 · 마른 팬에 볶는다2 작은술
- 계피 · 스틱 하나 분량5 cm
- 정향5 개
- 카다몸 · 그린 카다몸. 껍질째 볶아 씨만 쓴다3 개
- 팔각1 개
- 육두구 · 갈아서0.25 작은술
- 백후추1 작은술
- 레몬그라스 · 흰 부분만 얇게2 대
- 갈랑갈 · 없으면 생강으로 대체하되 양을 반으로20 g
- 샬롯6 개
- 마늘8 쪽
- 새우젓 · 태국 까삐. 없으면 멸치액젓 1큰술1 큰술
- 커리
- 소고기 사태나 아롱사태 · 4cm 큼직하게. 힘줄이 있는 부위를 쓴다800 g
- 코코넛 크림 · 흔들지 않은 캔의 위쪽 굳은 부분. 기름을 깨는 데 쓴다400 ml
- 코코넛 밀크400 ml
- 감자 · 4cm 깍둑. 점질 감자가 형태를 유지한다500 g
- 양파 · 큼직하게 4등분2 개
- 볶은 땅콩 · 무염. 껍질 벗긴 것80 g
- 타마린드 페이스트 · 이 커리의 산미는 라임이 아니라 타마린드다3 큰술
- 팜슈거 · 없으면 흑설탕3 큰술
- 피시소스3 큰술
- 계피 · 통째로 넣어 끓인다5 cm
- 팔각 · 통째로2 개
- 베이잎2 장
조리 단계
- ⏲ 5분
페이스트를 직접 만들려면 마른 팬에 고수씨·커민씨·계피·정향·카다몸·팔각을 넣고 약불에서 향이 올라올 때까지 볶아 곱게 간다. 이 마른 향신료 볶기가 마사만을 다른 태국 커리와 가르는 지점이다 — 그린 커리는 이 단계가 아예 없고 생허브만 빻는다. 여기에 불린 건고추, 레몬그라스, 갈랑갈, 샬롯, 마늘, 새우젓을 넣고 절구나 믹서로 되직하게 간다. 시판 마사만 페이스트 6큰술로 대체해도 된다.
- ⏲ 15분
냄비에 코코넛 크림만 넣고 중불에서 끓인다. 10~15분 지나면 걸쭉해지다가 기름이 표면으로 분리되어 뜬다. 태국에서 แตกมัน(딱만)이라 부르는 이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고, 이 기름이 다음 단계의 볶는 기름이 된다. 코코넛 밀크로는 잘 되지 않으니 캔 위쪽 굳은 크림을 쓴다.
- ⏲ 7분
분리된 기름에 페이스트를 넣고 5~7분 볶는다. 색이 진해지고 기름이 다시 붉게 갈라져 나오면 된 것이다. 볶는 시간이 짧으면 향신료의 날 맛이 끝까지 남는다.
- ⏲ 4분
소고기를 넣고 페이스트를 고루 입힌 뒤 3~4분 볶는다. 갈색을 낼 필요는 없다 — 이 커리에서 고기 맛은 표면 갈변이 아니라 오래 끓이며 나오는 젤라틴에서 온다.
- ⏲ 90분
코코넛 밀크와 물 300ml를 붓고 계피, 팔각, 베이잎을 통째로 넣는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가장 약하게 낮추고 뚜껑을 살짝 열어 1시간 30분 끓인다. 팔팔 끓이면 코코넛이 분리되고 고기는 오히려 질겨진다.
- ⏲ 28분
감자, 양파, 땅콩을 넣고 감자가 포크로 들어갈 때까지 25~30분 더 끓인다. 감자를 처음부터 넣으면 다 부서져 소스에 녹아버린다.
- ⏲ 5분
타마린드, 팜슈거, 피시소스를 넣고 5분 더 끓인 뒤 불을 끄고 맛을 본다. 목표는 짠맛 뒤에 단맛이 오고 그 끝에 신맛이 스치는 순서다. 신맛이 약하면 타마린드, 밋밋하면 피시소스, 날카로우면 팜슈거를 반 큰술씩 더한다.
- ⏲ 20분
불을 끄고 20분 이상 그대로 둔다. 이 사이에 향신료 향이 국물 전체에 퍼지고 기름이 표면에 붉게 뜬다. 이 기름층은 걷어내지 않는다 — 마사만에서는 그것이 완성의 표시다.
통계피와 팔각, 베이잎을 건져내고 자스민 라이스와 함께 낸다. 통향신료는 씹으라고 넣은 것이 아니다.
팁과 변형
변형
- 닭고기: 허벅지살 800g으로 바꾸고 1차 끓임을 30분으로 줄인다. 태국에서도 소고기와 닭고기가 모두 흔하다. 가슴살은 이 조리 시간을 버티지 못한다.
- 양고기: 무슬림 유래와 가장 잘 맞는 조합이다. 어깨살로 소고기와 같은 시간으로 끓인다.
- 채식: 고기 대신 단단한 두부와 표고, 병아리콩을 쓰고 새우젓·피시소스는 된장 1큰술과 간장으로 바꾼다. 끓이는 시간은 40분으로 줄인다.
- 고구마 버전: 남부 태국에서는 감자 대신 고구마를 쓰기도 한다. 단맛이 올라가므로 팜슈거를 1큰술로 줄인다.
- 로띠와 함께: 밥 대신 로띠나 난에 찍어 먹는 방식도 태국 무슬림 식당에서 흔하다.
꿀팁
- 마른 향신료를 볶는 것이 이 커리의 정체다. 계피·정향·카다몸·팔각·커민·고수씨는 인도와 페르시아 쪽 재료이고, 레몬그라스·갈랑갈·새우젓은 태국 쪽 재료다. 마사만은 그 둘을 한 페이스트에 넣은 혼성 커리다. 그린 커리에는 마른 향신료가 없고 생허브만 들어가므로, 두 커리는 이름만 같은 계열이다 (향신료 깨우기).
- 매운 커리가 아니다. 건고추는 색과 향을 위한 것이고 매운맛은 배경에 머문다. 태국 커리 중 가장 순한 편에 속하며, 매콤하게 만들면 향신료가 묻힌다 (고추와 매운맛).
- 코코넛 크림을 먼저 깬다. 기름이 분리될 때까지 크림만 끓이는 이 단계를 건너뛰고 페이스트를 기름에 볶으면 향이 절반도 나오지 않는다. 코코넛 밀크는 물이 많아 잘 분리되지 않으니 캔을 흔들지 말고 위쪽 굳은 부분을 쓴다.
- 약불로 오래. 사태처럼 힘줄이 있는 부위를 골라 1시간 30분 끓이면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바뀌어 국물에 점성이 생긴다. 이 커리가 걸쭉한 것은 전분이 아니라 그 때문이다 (콜라겐과 시간). 팔팔 끓이면 고기가 수축해 오히려 질겨진다.
- 감자는 나중에. 처음부터 넣으면 90분을 못 버티고 다 풀어진다. 점질 감자가 형태를 유지한다.
- 산미는 타마린드다. 라임을 넣으면 태국 커리 맛이 나긴 하지만 마사만 맛은 아니다. 타마린드의 둔하고 깊은 신맛이 계피·정향과 어울리는 지점이 이 커리의 핵심이다.
- 간은 불을 끄고 맞춘다. 짠맛-단맛-신맛이 이 순서로 오게 조정한다. 끓는 중에는 짠맛이 실제보다 약하게 느껴져 피시소스를 넣다가 과하게 된다 (맛의 균형 잡기).
- 기름층을 걷어내지 않는다. 붉게 뜬 기름은 페이스트가 제대로 볶였다는 표시다.
- 다음 날이 더 좋다. 향신료 커리 중에서도 특히 차이가 크다. 렌당이 같은 이유로 하루 뒤가 맛있다 — 둘 다 코코넛과 마른 향신료를 오래 졸이는 계열이고, 렌당은 국물을 끝까지 날려 볶음에 가까워지는 쪽, 마사만은 국물을 남기는 쪽으로 갈라진다.
- 이름의 유래: '마사만'은 무슬림을 가리키는 옛 표현(Mussulman)에서 온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17세기 아유타야 궁정에 페르시아·인도계 무슬림 상인들이 드나들며 향신료가 들어왔고, 감자와 땅콩도 태국 토착 작물이 아니다. 태국 커리 중 유일하게 '외래' 흔적을 재료 목록에 그대로 남긴 커리다.
- 보관: 냉장 4일, 냉동 2개월. 데울 때는 약불에서 천천히 — 센 불에 올리면 코코넛이 분리된다. 감자가 국물을 먹어 되직해지므로 물이나 코코넛 밀크를 조금 넣어 풀어준다.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갈색으로 굽기: 마이야르와 팬 바닥고기가 갈색이 되지 않는 이유는 대개 셋 중 하나입니다. 물기, 팬 온도, 그리고 한꺼번에 넣은 양. 팬 바닥에 붙은 갈색을 소스로 바꾸는 법까지.
- 고기 굽기와 휴지익힘 정도는 시간이 아니라 중심 온도로 판단합니다. 휴지가 실제로 하는 일, 두꺼운 고기를 다루는 순서, 결 반대로 썰어야 하는 이유.
- 칼질의 기본칼을 어떻게 잡느냐가 썰기 속도보다 결과를 좌우합니다. 핀치 그립, 갈퀴 손, 그리고 재료 크기를 맞춰야 하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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