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Tamorlan · CC BY-SA 3.0
폴부 아 페이라
삶은 문어를 동전처럼 썰어 나무 접시에 담고 굵은 소금, 파프리카 가루, 올리브유만 뿌려 내는 갈리시아 요리. 재료가 이보다 적기 어려운 만큼 전부가 문어를 삶는 일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은 의외인데, 문어는 얼렸다 쓰는 편이 낫습니다. 얼음 결정이 질긴 결합조직을 끊어 놓기 때문이고, 옛날에 바위에 내리치던 일을 냉동실이 대신하는 셈입니다.
재료
- 문어 · 냉동 문어가 오히려 낫다. 생물이면 48시간 이상 얼렸다 해동해 쓴다2 kg
- 월계수잎 · 선택2 장
- 양파 · 선택. 통째로 넣는다1 개
- 차림
- 감자 · 카첼로스. 문어 삶은 물에 그대로 삶는다800 g
-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 아끼지 않는다6 큰술
- 파프리카 가루 · 피멘톤. 단것과 매운것을 반씩 섞는 것이 흔하다2 작은술
- 굵은소금 · 삶는 물이 아니라 마지막에 뿌린다1 작은술
조리 단계
문어를 48시간 이상 얼렸다가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한다. 냉동 문어를 샀다면 이미 끝난 단계다. 얼음 결정이 결합조직을 끊어 놓는 것이 이 요리의 유일한 연화 수단이고, 갈리시아 어부들이 문어를 바위에 내리치던 일을 대신한다.
해동한 문어를 흐르는 물에 씻고 머리를 뒤집어 내장과 눈, 입 부분의 단단한 부리를 제거한다.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끓인다. 소금은 넣지 않는다 — 간은 마지막에 굵은소금으로 한다 (소금 간의 원리). 월계수잎과 양파를 넣어도 좋다.
- ⏲ 1분
문어의 머리를 잡고 다리를 끓는 물에 담갔다 빼기를 세 번 반복한다. 갈리시아에서 아수스타르(놀래키기)라고 부르는 동작으로, 겉이 급히 익어 껍질이 벗겨지지 않고 다리가 말려 올라간다 (데치기와 색 살리기).
- ⏲ 40분
세 번째에 통째로 넣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로 40분 삶는다. 팔팔 끓이지 않는다. 2kg 기준이고, 무게가 아니라 꼬치로 판단한다.
다리 두꺼운 쪽에 꼬치를 찔러 본다. 저항 없이 들어가고 빠질 때 살이 딸려 나오지 않으면 다 된 것이다. 덜 익으면 고무 같고, 지나치면 껍질이 풀어져 흐물흐물해진다 — 이 요리는 양쪽으로 다 실패한다.
- ⏲ 15분
불을 끄고 삶은 물에 담근 채 15분 둔다. 여열로 마저 익으면서 물기를 머금는다.
- ⏲ 20분
문어를 건지고 그 물에 감자를 껍질째 넣어 20분 삶는다. 문어 국물이 배어드는 것이 카첼로스다.
감자를 도톰하게 썰어 나무 접시에 깔고, 문어 다리를 가위로 1cm 두께 동전 모양으로 잘라 그 위에 올린다. 나무 접시를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 남은 물기를 빨아들여 기름이 묽어지지 않는다.
굵은소금을 뿌리고, 파프리카 가루를 뿌린 뒤,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른다. 순서가 이대로다 — 파프리카는 절대 가열하지 않는다. 뜨거운 기름에 닿으면 순식간에 타서 쓴맛이 난다 (향신료 깨우기). 따뜻할 때 바로 낸다.
팁과 변형
변형
- 이름: 갈리시아어로는 폴부 아 페이라, 즉 장터의 문어다.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서는 갈리시아식 문어라는 뜻으로 풀포 아 라 가예가라고 부른다. 원래 내륙 장터에서 풀페이라라 불리는 사람들이 구리솥에 삶아 팔던 음식이라 이름에 장터가 들어간다.
- 구리솥: 전통적으로는 구리 가마에 삶는다. 열이 고르고 천천히 식어서 온도가 튀지 않는다. 집에서는 두꺼운 냄비로 충분하다.
- 매운맛: 피멘톤 둘세(단맛)만 쓰면 순하고, 피칸테(매운맛)를 섞으면 갈리시아 장터의 맛에 가깝다. 반씩 섞는 것이 무난하다.
- 감자 없이: 카첼로스를 빼고 문어만 나무 접시에 담아 내는 집도 많고, 이 페이지의 사진이 그것이다. 그때는 빵과 함께 낸다.
- 감바스 알 아히요와: 스페인 해산물 요리의 두 얼굴이다. 저쪽은 기름을 끓여 마늘 향을 옮기는 요리이고, 이쪽은 기름을 끓이지 않고 마지막에 그냥 붓는다. 파프리카를 태우지 않으려는 것이 이유다.
- 파타타스 브라바스와: 피멘톤을 쓰는 방식이 정반대다. 저쪽은 소스에 넣고 끓여 색과 감칠맛을 뽑고, 이쪽은 날것으로 뿌려 향만 남긴다.
- 다코야키와: 같은 문어인데 다루는 법이 반대다. 저쪽은 이미 삶아 놓은 문어를 잘게 잘라 반죽 속에 숨기고, 이쪽은 문어 자체가 전부라 삶는 일 말고는 할 것이 없다.
꿀팁
- 얼린 문어가 더 낫다. 생선에서는 보통 반대지만 문어는 그렇지 않다. 얼면서 생긴 얼음 결정이 근육 사이의 결합조직을 물리적으로 끊어 놓고, 이 요리에서 문어를 연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 하나뿐이다. 갈리시아에서 문어를 바위에 내리치던 것도 같은 일을 손으로 한 것이다. 생물을 구했다면 이틀 얼렸다 쓰는 편이 낫다.
- 코르크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삶는 물에 코르크 마개를 넣으면 연해진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지만 근거가 없다. 냄비에 표시를 해 두던 습관이 설명으로 굳은 것에 가깝다. 넣어도 해롭지는 않으니 전통으로 지킬 수는 있다.
- 물에 소금을 넣지 않는다. 간은 마지막에 굵은소금으로 한다. 삶는 동안 소금을 넣으면 껍질이 벗겨지기 쉽고, 어차피 다 삶은 문어의 겉에 뿌리는 편이 간이 정확하다 (소금 간의 원리).
- 세 번 담갔다 뺀다. 아수스타르는 미신처럼 들리지만 하는 일이 분명하다. 겉면이 급히 익으면서 껍질이 살에 붙어 있게 되고 다리가 예쁘게 말린다. 껍질이 벗겨지면 그 자리의 파프리카와 기름이 붙을 곳을 잃는다.
- 팔팔 끓이지 않는다. 표면이 겨우 흔들리는 정도가 맞다. 세게 끓이면 껍질이 먼저 풀어진다 (불 조절과 팬 예열).
- 시계가 아니라 꼬치로 본다. 1kg이면 25~30분, 2kg이면 40분쯤이 시작점일 뿐이고 개체 차이가 크다. 꼬치가 저항 없이 들어가면 끝이다.
- 양쪽으로 실패하는 요리다. 덜 익으면 고무처럼 씹히고, 지나치면 껍질이 벗겨지며 살이 흐물해진다. 애매하면 조금 덜 삶고 물속에서 쉬게 하는 쪽이 안전하다.
- 삶은 물에서 쉬게 한다. 건져서 식히면 물기가 빠져나간다. 불을 끄고 15분 담가 두면 여열로 마저 익으면서 오히려 촉촉해진다.
- 삶은 물을 버리지 않는다. 그 물에 감자를 삶은 것이 카첼로스이고, 이 요리의 나머지 절반이다.
- 나무 접시에는 이유가 있다. 갓 삶은 문어에서는 물이 계속 나온다. 나무가 그것을 빨아들여 올리브유가 묽어지지 않는다. 도자기에 담으면 접시 바닥에 물과 기름이 따로 고인다.
- 파프리카는 가열하지 않는다. 이 요리에서 기름은 끓이지 않고 마지막에 붓기만 한다. 피멘톤은 뜨거운 기름에 닿으면 몇 초 만에 타서 쓴맛으로 바뀐다 (향신료 깨우기).
- 따뜻할 때 낸다. 차게 식으면 기름이 굳고 문어가 단단해진다. 장터에서 갓 삶아 바로 잘라 주던 음식이다 (내는 온도).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고기 굽기와 휴지익힘 정도는 시간이 아니라 중심 온도로 판단합니다. 휴지가 실제로 하는 일, 두꺼운 고기를 다루는 순서, 결 반대로 썰어야 하는 이유.
- 데치기와 색 살리기데친 채소가 누렇게 변하는 이유는 산과 열입니다. 물을 넉넉히 잡는 이유, 뚜껑을 열어야 하는 이유, 얼음물이 실제로 하는 일.
- 냉동과 해동냉동으로 질감이 망가지는 원인은 얼음 결정의 크기입니다. 빨리 얼리고 공기를 빼고 냉장에서 녹이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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