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

프랑스 요리

타프나드

올리브와 케이퍼와 안초비를 절구에 넣고 찧어 만드는 프로방스의 메제. 그릇 안에 신선한 것이 거의 없습니다 — 셋 다 이미 절여져 나온 것이라, 이 조리법에는 소금을 넣는 자리가 아예 없어요. 간은 올리브를 고르는 순간에 이미 정해집니다.

이란 요리

미르자 가세미

껍질이 새까맣게 타도록 구운 가지를 다시 기름에 볶아 내린 뒤 달걀로 붙들어 내는 이란 북부의 전채. 구워서 무너진 가지는 더 이상 기름을 빨아들이지 못하므로, 이 요리는 그 기름을 자유롭게 둔 채 마지막에 달걀로 거둬들입니다.

태국 요리

카이 룩크이

완숙으로 삶은 달걀을 통째로 튀겨 겉을 우둘투둘하게 부풀린 뒤, 타마린드와 팜슈거와 피시소스를 졸인 소스를 끼얹어 내는 태국의 전채. 달걀 요리의 온도 이야기가 여기서는 처음부터 끝나 있습니다 — 기름에 들어갈 때 이미 흰자도 노른자도 완전히 굳어 있어서, 튀김이 건드리는 것은 오직 표면뿐입니다. 이름은 "사위의 달걀"이라는 뜻입니다.

일식

고마도후

참깨를 곱게 간 페이스트와 칡전분을 물에 풀어, 쉬지 않고 저어 가며 끓인 뒤 틀에 부어 굳히는 일본 사찰 음식. 이름은 두부지만 콩은 한 톨도 들어가지 않고 단백질을 응고시키지도 않습니다 — 굳히는 것은 전분입니다. 다만 묵과도 다릅니다. 절반이 지방인 페이스트가 젤 속에 들어가 있어서, 같은 전분으로도 훨씬 무르게 굳고 그만큼 전분을 많이 씁니다.

중식

푸페이귄

두부피로 돼지고기와 새우 소를 말아 튀긴 광둥 딤섬. 이 껍질은 반죽을 밀어 만든 것이 아니라, 끓기 직전의 두유 표면에서 물이 날아간 자리에 단백질이 엉겨 생긴 막을 걷어 말린 것입니다. 응고제도 산도 쓰지 않고, 전분도 글루텐도 아닙니다.

이탈리아 요리

카르파초

생소고기를 비칠 만큼 얇게 저며 접시에 깔고 올리브유·레몬·파르미지아노·루콜라를 올려 내는 이탈리아의 전채. 1950년 베네치아 해리스 바에서 만들어진 요리다. 생 살코기는 소금이 닿는 순간부터 물을 내놓는데, 이 요리는 그 문제를 소금을 늦게 넣어서가 아니라 녹지 않는 형태로 올려서 푼다. 간을 맡는 것은 소금물이 아니라 얇게 저민 치즈 한 장이고, 그것은 입에서야 녹는다.

튀르키예 요리

츨브르

마늘을 간 되직한 요거트를 접시에 깔고 그 위에 수란을 올린 뒤, 고춧가루를 넣어 달군 버터를 끼얹어 내는 튀르키예 요리. 15세기 오스만 궁정 기록에 나옵니다. 요거트는 가열하면 분리되는데 여기서는 100도가 넘는 버터를 그대로 부어도 멀쩡합니다 — 물이 없는 지방이 위에 뜬 채 몇 초만 닿기 때문이에요. 대신 요거트는 반드시 실온이어야 합니다.

인도 요리

바타타 바다

삶은 감자를 머스터드씨와 강황·생강·풋고추 타드카에 버무려 동그랗게 빚고, 병아리콩가루 반죽을 입혀 튀긴 마하라슈트라의 길거리 음식. 밀가루 튀김옷은 적게 섞으라고 배우지만 이 반죽은 정반대로 세게 쳐야 합니다 — 병아리콩가루에는 질겨질 글루텐이 아예 없고, 치면서 들어간 공기가 껍질을 가볍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모사와 속은 같고 기름 온도는 정반대예요.

덴마크 요리

스뫼레브뢰드

덴마크의 오픈 샌드위치. 뚜껑을 덮지 않는 것이 멋이 아니라 빵 때문입니다. 루그브뢰드는 통곡 호밀을 사워도우로 발효시킨 촘촘하고 신 빵이라 접으면 갈라지고, 한 장으로 이미 접시 노릇을 할 만큼 단단합니다. 그래서 한 장이 한 접시가 되고, 한 끼는 청어부터 치즈까지 정해진 순서로 여러 장을 거치는 코스가 됩니다. 나이프와 포크로 먹습니다.

중식

노마이가이

찹쌀과 닭고기, 표고, 랍창을 연잎에 싸서 찌는 광둥 딤섬. 이 사이트에 잎으로 싸는 요리는 넷이 더 있는데 전부 바나나잎이고, 바나나잎은 넓고 잘 찢어지지 않아서 고른 그릇입니다. 연잎은 향 때문에 고릅니다. 이 요리의 다른 이름이 아예 허예판, 연잎밥인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봉지 안에는 물이 한 방울도 없기 때문에, 쌀은 싸기 전에 이미 익혀 두어야 합니다.

이탈리아 요리

리코타

치즈를 만들고 남은 유청을 다시 끓여 건져 낸 이탈리아의 신선 치즈. 이 사이트에는 우유를 굳히는 방법이 셋 있는데 산, 칼슘염, 레닛 — 셋 다 굳히는 것은 같은 단백질, 카세인입니다. 리코타는 그 셋이 모두 버리고 간 나머지 단백질을 굳힙니다. 그래서 굳히는 힘도 산이 아니라 열이고, 재료는 치즈장이가 내다 버린 물입니다. 이름부터 다시 끓였다는 뜻입니다.

중식

피단

오리알을 재와 석회와 소금에 두 달 담가, 열을 한 번도 쓰지 않고 익히는 중국의 절임입니다. 달걀 다루기는 흰자가 62도, 노른자가 68도에서 굳기 시작한다는 두 숫자 위에 서 있고, 이 사이트의 달걀 요리는 모두 그 숫자를 넘기지 않으려 애씁니다. 피단에는 그 숫자가 필요 없습니다. pH가 12를 넘으면 열이 하는 일과 같은 일이 벌어져 단백질이 풀리고 다시 엉기는데, 이번에는 그물이 굵어서 빛을 흩지 않으므로 흰자가 하얗게가 아니라 호박색으로 투명하게 굳습니다.

영국 요리

데블스 온 호스백

말린 과일을 베이컨으로 감싸 오븐에 굽는 영국의 전채입니다. 이 사이트에서 베이컨은 스물다섯 페이지에 나오는데 전부 기름과 감칠맛을 내는 재료이고, 무언가를 감싸는 데 쓰는 곳은 없습니다. 여기서는 베이컨이 껍질입니다. 그리고 껍질이 하는 일이 셋입니다 — 지방이 빠져나오면서 안쪽을 적셔 익히고, 소금기가 안으로 들어가고, 결정적으로 익으면서 줄어들어 속을 꽉 조입니다. 그래서 이음매를 아래로 두고 굽기만 하면 이쑤시개가 없어도 풀리지 않습니다.

일식

덴가쿠

두부를 꼬치에 꿰어 구운 뒤 단맛을 넣어 조린 미소를 발라 다시 한 번 직화에 올리는 무로마치 시대의 요리입니다. 발효의 기초는 미소를 두고 끓이면 향과 균이 모두 죽으니 마지막에 넣고 세게 끓이지 말라고 합니다. 덴가쿠는 그 미소를 숯불 바로 위에 올립니다. 그래도 되는 이유는 여기서 노리는 것이 미소의 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미소는 코지의 프로테아제가 콩 단백질을 잘라 놓은 결과라 유리 아미노산이 이례적으로 많고, 거기에 설탕을 섞어 불에 대면 몇십 초 만에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납니다. 원래 향을 없애고 다른 향을 만드는 셈입니다.

프랑스 요리

갈랑틴

닭 한 마리의 뼈를 등에서부터 발라내고, 껍질을 한 장으로 벗겨 그것을 틀로 삼아 다진 소를 채워 원기둥으로 말아 삶은 프랑스 요리입니다. 붙잡아 주는 세 가지가 모두 이 닭에서 나옵니다 — 껍질이 케이싱이고, 살에서 소금으로 끌어낸 단백질이 접착제이고, 뼈를 끓여 만든 육수의 콜라겐이 식으면서 굳어 젤리가 됩니다. 밖에서 가져오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편육이 고기의 결을 그대로 두고 눌러 붙이는 쪽이라면, 갈랑틴은 결을 완전히 해체하고 없던 모양으로 다시 세우는 쪽입니다.

필리핀 요리

시시그

돼지머리를 삶고, 굽고, 다진 다음 시커멓게 달군 무쇠 철판에 올려 내는 필리핀의 국민 음식. 세 번의 가열이 각각 다른 일을 하고, 어느 것도 생략할 수 없습니다. 삶기는 콜라겐을 젤라틴으로 바꿔 씹을 수 있게 만들고, 굽기는 삶기가 절대 할 수 없는 일 — 표면을 말려 갈색으로 만드는 일 — 을 하고, 철판은 아래쪽만 튀겨 한 접시에 두 가지 질감을 만듭니다. 철판은 그릇이 아니라 조리 기구입니다. 달걀도 그 위에서 익습니다.

한식

오징어순대

돼지 창자 대신 오징어 몸통에 소를 채워 찐 강원도 속초의 향토음식. 이 사이트에서 소를 채우는 요리는 셋이 더 있고, 그 셋의 껍질은 모두 가만히 있는 주머니입니다. 오징어 몸통은 다릅니다 — 열을 받으면 근육이 세게 수축해 길이가 3분의 1까지 줄어듭니다. 그래서 껍질이 소를 밀어냅니다. 가득 채우지 않고, 입구를 꿰매고, 구멍을 내고, 낮은 불에서 잠깐만 찌는 규칙이 전부 여기서 나옵니다.

이탈리아 요리

모차렐라

우유를 레닛으로 굳혀 뜨거운 물에서 늘여 만드는 이탈리아의 생치즈. 이 사이트에는 우유를 굳히는 길이 이미 둘 있습니다 — 산으로 굳히는 라스굴라와 칼슘염으로 굳히는 더우화. 레닛은 세 번째이고, 나머지 둘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산은 카세인 안의 칼슘을 씻어 내 부슬부슬한 덩어리를 남기지만, 레닛은 카세인 표면의 한 곳만 잘라 칼슘을 안에 그대로 둡니다. 그래서 이 응유만이 나중에 늘어납니다.

미국 요리

크랩 케이크

체서피크만의 게살 요리. 이 사이트의 다른 소 채우는 음식들은 재료 자체에서 접착력을 끌어냅니다 — 순대는 피가 굳고, 바이스부르스트는 소금이 근육 단백질을 끌어내고, 미티테이는 소다를 씁니다. 크랩 케이크에는 그럴 것이 없습니다. 게는 이미 삶아져 들어오므로 단백질이 다 변성되어 더 끌어낼 것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접착제를 바깥에서 들여오고, 열이 아니라 냉장고에서 굳힙니다. 그 대가로 게살 덩어리가 덩어리로 남습니다.

네덜란드 요리

하링

네덜란드의 청어 절임. 익히지도 훈연하지도 않고, 소금만 살짝 쳐서 며칠 두면 살이 버터처럼 부드러워집니다 — 그 일을 하는 것은 미생물도 산도 아니고 생선 자신의 소화 효소입니다. 그래서 내장을 뺄 때 이자(췌장)만은 일부러 남깁니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원래 안에 있던 것을 버리지 않는 것이 이 요리의 전부입니다.

일식

가마보코

흰살 생선을 갈아 얼음물로 여러 번 씻어 낸 뒤 소금으로 반죽해 굳힌 일본 어묵. 핵심은 넣는 것이 아니라 빼내는 것입니다 — 지방과 피, 물에 녹는 단백질을 씻어 흘려보내면 근섬유 단백질만 거의 남고, 그것이 소금에 풀렸다가 열에 굳으면 고기 반죽으로는 낼 수 없는 탄력이 생깁니다. 어묵을 사서 쓰는 요리는 많은데, 그 어묵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페루 요리

티라디토

흰살 생선을 사시미처럼 얇게 저며 매콤한 아히 소스를 먹기 직전에 끼얹는 페루 요리. 세비체와 재료가 거의 같은데 산을 쓰는 방식이 정반대입니다 — 세비체는 깍둑 썬 생선을 라임즙에 재워 산으로 익히고, 티라디토는 산이 생선을 익히지 못하게 마지막 순간에 올립니다. 그래서 익힘을 결정하는 것이 산이 아니라 칼입니다: 3mm로 저미면 재울 필요가 없습니다.

중식

로박고우

무를 채 썰어 볶아 쌀가루로 굳힌 광둥식 딤섬. 물을 따로 넣지 않는 것이 이 떡의 요령입니다 — 무는 무게의 90퍼센트가 물이고, 볶는 동안 그 물이 빠져나와 쌀가루를 적십니다. 그래서 계량컵으로 잡을 수 있는 배합이 아니고, 무가 얼마나 물을 냈는지를 보고 맞춰야 합니다. 찐 다음에는 하룻밤 차게 두어야 비로소 썰리고, 그때 지져야 겉에 껍질이 생깁니다.

한식

홍어회

홍어를 삭혀 회로 썬 전라도 음식. 이 사이트의 다른 발효 음식은 전부 젖산균이 당을 먹고 산을 내어 산도를 떨어뜨려 상하는 균을 죽이는데, 홍어는 정확히 반대로 갑니다. 홍어와 가오리 같은 연골어류는 몸속 삼투압을 맞추려고 살에 요소를 품고 있고, 이 요소가 분해되면서 나오는 암모니아가 살의 산도를 pH 9 가까이 끌어올려 부패균이 살 수 없게 만듭니다. 소금도, 종균도, 당분도 넣지 않습니다. 재료가 스스로 방부제를 만드는 유일한 경우입니다.

프랑스 요리

수플레

거품 낸 흰자를 진한 베샤멜에 접어 넣고 오븐에서 부풀리는 프랑스 요리. 이 사이트의 다른 구운 것들은 오븐에서 나오면 완성이지만, 수플레는 나오는 그 순간이 최대치이고 그다음부터는 내려가기만 합니다. 거품 속 기체가 열로 팽창하고 달걀 단백질이 그 주위에서 굳는데, 그 껍질이 너무 얇아서 기체가 식어 수축할 때 버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높이는 구조가 아니라 진행 중인 상태이고, 이 요리는 끝나기 전에 먹는 유일한 요리입니다.

그리스 요리

사가나키

그리스의 치즈 튀김 메제. 이 사이트의 유제품 가이드는 치즈가 녹는 방식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 모차렐라처럼 늘어나는 것, 파르미지아노처럼 녹아드는 것, 체다처럼 뭉치는 것. 사가나키는 그 목록에 없는 네 번째입니다. 아예 녹지 않는 치즈죠. 케팔로티리나 그라비에라는 수분이 적고 카세인 그물이 단단히 얽혀 있어서, 팬 위에서 겉면은 갈색으로 구워지는데 속은 물러지기만 할 뿐 흘러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툼한 한 덩어리 그대로 접시에 올라가고, 레몬을 짜서 바로 먹습니다.

중식

청판

쌀가루를 우유처럼 묽게 풀어 넓은 판에 얇게 붓고 2분 쪄서 종이 같은 막을 만든 뒤, 뜨거울 때 돌돌 말아 간장을 끼얹는 광둥·홍콩의 딤섬. 반죽에 글루텐이 하나도 없으니 이 막을 붙잡고 있는 것은 전분뿐입니다. 그래서 반죽은 한 판 부을 때마다 다시 저어야 합니다 — 쌀가루는 물에 녹는 것이 아니라 떠 있을 뿐이라, 1분만 가만히 두어도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한식

편육

고기를 푹 삶아 뜨거울 때 보로 감싸 무거운 것으로 눌러 굳힌 뒤 아주 얇게 썰어 내는 한국의 잔치 음식. 삶는 것은 수육과 같고, 이 요리를 만드는 것은 누르는 단계입니다. 콜라겐이 녹아 나온 젤라틴이 아직 액체일 때 눌러야 식으면서 결끼리 붙어 한 덩어리가 되고, 그래야 2~3mm로 썰어도 부서지지 않습니다.

스페인 요리

폴부 아 페이라

삶은 문어를 동전처럼 썰어 나무 접시에 담고 굵은 소금, 파프리카 가루, 올리브유만 뿌려 내는 갈리시아 요리. 재료가 이보다 적기 어려운 만큼 전부가 문어를 삶는 일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은 의외인데, 문어는 얼렸다 쓰는 편이 낫습니다. 얼음 결정이 질긴 결합조직을 끊어 놓기 때문이고, 옛날에 바위에 내리치던 일을 냉동실이 대신하는 셈입니다.

일식

쿠시카츠

오사카식 꼬치튀김. 돈까스처럼 밀가루-달걀-빵가루를 차례로 묻히는 것이 아니라 묽은 튀김옷 반죽에 담갔다 곱게 부순 빵가루를 입히는데, 이 한 가지가 얇고 매끈한 껍질을 만듭니다. 소스는 카운터에 놓인 통 하나를 모두가 함께 쓰기 때문에 두 번 담그지 않는 것이 규칙이고, 그래서 소스 자체가 한 번으로 충분하도록 묽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중식

차슈바오

차슈를 달콤짭짤한 소스에 버무려 발효 반죽에 넣고 쪄내는 광둥식 딤섬. 잘 만든 것은 위가 세 갈래로 활짝 벌어져 안의 소가 보이는데, 그 갈라짐은 우연이 아니라 이스트와 베이킹파우더를 함께 쓰고 아주 센 김에 찌기 때문에 생깁니다. 같은 찜기에 들어가지만 하가우나 사오마이와는 계열이 다릅니다 — 저쪽은 얇은 피고 이쪽은 부풀린 빵입니다.

중식

멘보샤

테두리를 자른 식빵 두 장 사이에 다진 새우를 두툼하게 넣어 튀기는 중국 요리. 한국에는 산둥 화교들이 들여왔습니다. 어려운 곳은 기름 온도 하나입니다 — 낮으면 빵이 기름을 빨아들이고, 높으면 겉이 타는 동안 새우가 익지 않아서, 낮은 온도에서 익히고 높은 온도에서 마무리하는 두 번 튀김이 정답입니다.

중식

취두부

발효시킨 두부를 튀겨 마늘·고추 소스를 끼얹는 중국 길거리 음식. 발효 자체는 몇 달 묵힌 염수로 하는 일이라 집에서 담그지 않고 사서 씁니다 — 여기서 발효 두부는 대체재가 아니라 재료입니다.

프랑스 요리

스테이크 타르타르

살코기를 칼로 다져 케이퍼·코르니숑·샬롯·머스터드로 양념하고 노른자를 올려 차게 내는 프랑스 요리. 분쇄기를 쓰면 다른 음식이 되고, 산과 소금이 닿는 순간부터 시간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한식

육회

살코기를 결 반대로 채 썰어 참기름 양념에 버무리고, 채 썬 배와 달걀 노른자를 곁들여 차게 내는 요리. 불을 쓰지 않으니 부위 선택과 칼질이 조리의 전부이고, 소금을 언제 넣느냐가 물이 생기느냐 마느냐를 정합니다.

한식

골뱅이무침

통조림 골뱅이를 매콤새콤한 양념에 버무려 소면과 함께 내는 술안주. 실패는 거의 항상 물기에서 옵니다 — 골뱅이와 채소에서 나온 물이 양념을 묽게 만들면 되돌릴 수 없어서, 언제 버무리는지가 레시피의 절반입니다.

중식

사오마이

위를 여미지 않는 딤섬. 만두처럼 봉하는 대신 완탕피를 손가락 고리에 밀어 넣어 컵을 만들고 소를 눌러 담습니다. 그래서 기술의 초점이 주름 잡기가 아니라 소의 탄력에 있고, 그 탄력은 소금을 먼저 넣고 반죽을 내리쳐서 만듭니다.

중식

하가우

속이 비쳐 보이는 껍질에 새우를 통째로 넣어 찌는 광둥 딤섬. 투명함은 기술이 아니라 재료에서 나옵니다 — 글루텐을 걷어낸 밀전분(澄麵)이라야 익으면서 맑아지고, 밀가루로는 어떻게 해도 흰 만두피가 됩니다.

통가 요리

오타 이카

횟감 생선을 라임즙에 짧게 절였다가 즙을 버리고 코코넛 크림과 채소로 버무리는 통가의 대표 요리. 라임즙을 반드시 따라 버린 뒤 크림을 넣어야 분리되지 않고, 15~20분만 절여 가운데가 투명하게 남아야 부드럽습니다.

미국 요리

버팔로 윙

바삭하게 익힌 닭날개를 새콤 매콤한 버팔로 소스(핫소스+버터)에 버무린 미국 뉴욕 버팔로 발상의 안주. 블루치즈 디핑과 셀러리를 곁들여 시원하게.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튀김 없이도 바삭하게.

일식

교자

다진 돼지고기와 양배추 소를 얇은 교자피에 싸서 밑면은 바삭하게 굽고 위는 촉촉하게 쪄낸 일본식 군만두. 마늘 향 가득한 소에 라유를 넣은 초간장을 곁들이면 멈출 수 없는 한 접시예요.

레바논 요리

바바가누쉬

가지를 새까맣게 구워 훈연향을 입힌 뒤 타히니·레몬·마늘로 으깨 만든 중동식 가지 딥. 후무스와 사촌 같은 메제로, 피타나 채소에 찍어 먹기 좋아요.

베트남 요리

월남쌈

라이스페이퍼에 새우·채소·쌀국수를 싸 먹는 베트남식 생춘권(월남쌈). 불을 거의 쓰지 않아 손쉽고 담백하며, 고소한 땅콩 디핑소스와 곁들이면 별미예요.

한식

감자전

감자를 곱게 갈아 부친 한국식 감자전. 가라앉은 전분을 다시 섞는 것만 알면 별다른 재료 없이도 겉은 바삭, 속은 쫀득해요. 비 오는 날 막걸리 안주로도 인기예요.

이탈리아 요리

브루스케타

구운 바게트에 마늘을 문지르고 올리브유와 토마토를 올린 이탈리아의 대표 전채. 불 거의 안 쓰고 15분이면 완성되는, 토마토 철에 특히 빛나는 손쉬운 요리예요.

그리스 요리

차지키

그릭요거트에 오이·마늘·올리브유·허브를 섞어 만드는 그리스의 상큼한 요거트 디핑이에요. 불 없이 10분이면 완성되고, 피타·채소에 찍거나 케밥·구운 고기에 소스로 곁들여요. 오이 물기만 잘 짜면 누구나 실패 없이 만드는 시원한 한 그릇.

멕시코 요리

과카몰리

잘 익은 아보카도를 으깨어 라임·양파·고수·고추로 버무린 멕시코의 대표 딥. 불을 전혀 쓰지 않고 10분이면 완성돼요. 또띠야칩에 찍거나 타코·나초에 곁들이면 그만이고, 재료만 좋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중식

샤오롱바오

얇은 피 속에 돼지고기 소와 '육수 젤리'를 함께 넣어 쪄낸 상하이식 만두. 찌는 동안 젤리가 녹아 안에 뜨거운 육즙이 가득 차요. 한 입 베어 물면 터지는 국물이 매력이라 '수프 덤플링'이라 불려요. 생강채와 흑초에 찍어 먹어요.

아르헨티나 요리

엠파나다

밀가루 반죽에 다진 고기·양파·달걀·올리브 등을 채워 반달로 빚어 구운(또는 튀긴) 속 채운 파이. 스페인에 뿌리를 두지만 아르헨티나의 국민 음식으로 가장 유명해요. 가장자리를 손으로 꼬아 빚는 '레풀게'가 특징이고, 속 재료에 따라 모양을 달리해요.

레바논 요리

후무스

삶은 병아리콩을 타히니·레몬·마늘과 함께 곱게 갈아 만든 중동의 대표 딥. 부드럽고 고소하며 새콤해, 올리브유를 두르고 피타에 찍어 먹어요. 레바논을 비롯한 중동·지중해 전역에서 사랑받는 메제의 기본이에요.

페루 요리

세비체

신선한 흰살생선을 라임즙에 살짝 '익혀' 양파·고추·고수와 버무린 페루의 국민 음식.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새콤하고 깔끔한 한 그릇이에요. 핵심은 갓 잡은 생선과 라임, 그리고 '레체 데 티그레'.

이집트 요리

팔라펠

병아리콩(또는 잠두)을 갈아 허브·향신료와 섞어 동그랗게 빚어 바삭하게 튀긴 중동의 채식 길거리 음식. 이집트의 타아미야에서 시작해 중동 전역으로 퍼졌어요. 피타에 넣어 샌드위치로도, 후무스와 함께 플래터로도.

한식

만두

다진 고기·두부·숙주·김치를 양념해 만두피에 빚어 찌거나 굽거나 삶아 먹는 한국식 만두. 초간장에 찍어 먹는, 명절에도 평소에도 빠지지 않는 온 가족 음식.

한식

김치전

잘 익은 김치를 송송 썰어 부침 반죽에 섞어 기름에 바삭하게 부쳐낸 한국식 김치전. 비 오는 날 막걸리와 환상의 짝, 냉장고 속 신김치를 가장 맛있게 쓰는 법.

스페인 요리

감바스 알 아히요

올리브유에 편마늘과 건고추를 약불로 우려 향긋한 기름을 내고, 새우를 보글보글 익혀낸 스페인 대표 타파스. 남은 마늘 기름을 바게트에 찍어 먹는 게 진짜 별미인 술안주 한 접시.

일식

가라아게

닭다리살을 간장·마늘·생강에 재워 감자전분만 묻혀 두 번 튀긴 일본식 닭튀김. 겉은 가볍고 바삭, 속은 촉촉하게 — 레몬 한 조각이면 완성되는 이자카야의 인기 메뉴.

한식

해물파전

쪽파를 가지런히 깔고 오징어·새우 등 해물을 듬뿍 올려 바삭하게 부쳐낸 한국식 부침개. 가장자리는 바삭, 속은 촉촉하게, 비 오는 날 막걸리와 환상의 짝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