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보코
흰살 생선을 갈아 얼음물로 여러 번 씻어 낸 뒤 소금으로 반죽해 굳힌 일본 어묵. 핵심은 넣는 것이 아니라 빼내는 것입니다 — 지방과 피, 물에 녹는 단백질을 씻어 흘려보내면 근섬유 단백질만 거의 남고, 그것이 소금에 풀렸다가 열에 굳으면 고기 반죽으로는 낼 수 없는 탄력이 생깁니다. 어묵을 사서 쓰는 요리는 많은데, 그 어묵이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재료
조리 단계
- ⏲ 20분
생선의 껍질, 잔가시, 붉은 혈합육을 모두 발라낸다. 혈합육에는 지방과 색소가 많아 남기면 반죽이 회색이 되고 비린내가 남는다. 살만 굵게 다진다.
- ⏲ 10분
얼음물에 담가 씻어 낸다. 다진 살을 얼음물에 넣고 30초 저은 뒤 체에 붓고, 물을 갈아 세 번 반복한다. 물이 흐릴수록 잘 되고 있는 것이다 — 씻겨 나가는 것이 지방, 피, 물에 녹는 단백질이고, 남는 것이 근섬유 단백질이다.
- ⏲ 5분
면포에 싸서 물기를 세게 짜낸다. 물이 남으면 반죽이 묶이지 않는다. 여기서 무게가 처음의 70퍼센트쯤으로 줄어 있으면 제대로 된 것이다.
- ⏲ 10분
푸드프로세서나 절구에 살과 소금 13g만 넣고 5분 이상 갈아 끈적한 반죽이 되게 한다. 소금이 근섬유 단백질을 녹여 내는 단계이고, 이때 반죽이 10도를 넘지 않게 얼음을 몇 조각 넣어 가며 돌린다.
- ⏲ 5분
전분, 설탕, 미림, 달걀 흰자, 차가운 다시를 넣고 1분 더 갈아 매끈하게 만든다. 반죽은 주걱에 붙어 떨어지지 않을 만큼 되직해야 한다.
- ⏲ 10분
젖은 손으로 반죽을 12등분해 나뭇잎 모양으로 얇게 눌러 편다. 두께 1cm, 길이 10cm 정도. 도마나 유산지 위에 놓는다.
- ⏲ 25분
35도쯤에서 25분 그대로 둔다. 오븐을 가장 낮게 켰다가 끄고 그 안에 넣어 두면 된다. 이 단계(스와리)가 단백질 그물을 천천히 짜 놓아 탄력을 만든다. 건너뛰면 부슬부슬해진다.
- ⏲ 5분
팬에 기름을 얇게 두르고 중불에서 한 면 4~5분, 연한 갈색 자리가 생길 때까지 굽는다. 여기서는 빠르게 온도를 올려야 한다 — 50~60도에 오래 머물면 생선 속 효소가 굳어 가던 그물을 다시 끊는다(모도리).
- ⏲ 4분
뒤집어 4분 더. 눌러 보면 손가락을 밀어내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 ⏲ 10분
식힘망에 올려 10분 식힌다. 따뜻할 때 그대로, 또는 완전히 식혀 얇게 썰어 간장과 와사비에 낸다.
팁과 변형
변형
- 판 가마보코(이타카마보코): 나무판에 반원형으로 올려 찌는 것이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로, 설날 오세치에 올리는 홍백 가마보코가 이것입니다. 표면에 붉은 색을 입히고 굽지 않아 흰색과 분홍색이 그대로 남습니다. 집에서는 판과 찜기가 필요해, 이 페이지는 팬에서 되는 사사카마보코 쪽을 기본으로 잡았습니다 — 사진도 그것입니다.
- 치쿠와: 같은 반죽을 대나무 봉에 발라 구운 것. 봉을 빼면 가운데가 빈 통이 됩니다.
- 아게카마보코(사쓰마아게): 굽지 않고 튀긴 것. 한국의 부산 어묵이 이 계열입니다.
- 새우나 오징어를 섞는 것: 흰살 생선의 3분의 1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더 넣으면 탄력이 떨어집니다.
- 씻지 않고 만들면: 생선살 그대로 갈아 구운 것도 먹을 수는 있지만, 어묵이 아니라 생선 햄버그가 됩니다. 씻는 횟수가 곧 탄력입니다.
꿀팁
- 어묵을 사서 쓰는 요리는 많습니다. 오뎅, 어묵볶음, 떡볶이, 마라탕, 락사, 마라샹궈 등 —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페이지는 없었습니다. 카레부어스트가 소시지를 사서 쓰고 바이스부르스트가 그 소시지를 만드는 것과 같은 관계입니다.
- 바이스부르스트와 지방을 정반대로 다룹니다. 그쪽은 등지방을 반죽 안에 유화시켜 가둬 두는 것이 전부이고, 이쪽은 지방을 씻어 내보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같은 단백질(미오신), 반대 처리. 소금이 근섬유 단백질을 녹인다는 것과 반죽이 따뜻해지면 안 된다는 것은 그 페이지가 이미 설명하므로 여기서는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 탄력은 등급이다. 일본에서 가마보코의 품질은 '아시(足)', 즉 구부렸을 때 부러지기까지 얼마나 휘는지로 매깁니다. 그 값을 올리는 방법은 단 하나, 더 씻는 것입니다.
- 스와리를 건너뛰지 마세요. 35도의 25분이 이 레시피에서 가장 이상해 보이는 단계이고, 가장 효과가 큰 단계입니다. 단백질이 천천히 이어질 시간을 주는 것이라, 바로 센 불에 올리면 겉만 굳고 속은 부슬부슬해집니다.
- 50~60도를 빨리 지나갈 것. 생선살에는 이 온도대에서 가장 활발한 분해 효소가 있어서, 약한 불로 천천히 올리면 굳어 가던 그물이 끊깁니다. 이것을 모도리(戻り)라고 부릅니다.
- 소금을 줄이면 실패한다. 2.5퍼센트 아래로 내리면 단백질이 녹아 나오지 않아 아무리 갈아도 끈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짜다고 줄일 수 있는 종류의 소금이 아닙니다 — 소금 간의 원리가 말하는 '간'과는 다른 일을 합니다.
- 지방 많은 생선은 쓰지 않는다. 고등어나 정어리는 씻어도 지방이 근육 안에 있어 잘 빠지지 않고, 탄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데치기와 색 살리기데친 채소가 누렇게 변하는 이유는 산과 열입니다. 물을 넉넉히 잡는 이유, 뚜껑을 열어야 하는 이유, 얼음물이 실제로 하는 일.
- 소스가 분리되는 이유크림 소스가 기름과 물로 갈라지는 것도, 까르보나라가 스크램블이 되는 것도 같은 원인입니다. 온도와 유화제. 분리된 소스를 되살리는 법까지.
- 칼질의 기본칼을 어떻게 잡느냐가 썰기 속도보다 결과를 좌우합니다. 핀치 그립, 갈퀴 손, 그리고 재료 크기를 맞춰야 하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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