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yustety · CC BY-SA 2.0
식혜
밥에 엿기름 물을 부어 따뜻하게 두고 삭혀 만드는 한국의 단 음료. 엿기름 속 효소가 밥알 안의 전분을 당으로 바꾸고, 속이 빈 밥알이 하나둘 떠오르면 다 된 것이다. 그때 밥알을 건져 따로 두고, 국물은 한 번 끓여 효소를 멈춘 뒤 설탕으로 단맛을 맞춘다. 차게 식혀 밥알과 잣을 띄워 낸다.
재료
- 엿기름 물
- 엿기름 가루 · 보리를 싹 틔워 말려 간 것200 g
- 물 · 미지근한 것3 L
- 밥
- 멥쌀 · 2컵. 찹쌀을 섞어도 된다300 g
- 마무리
- 설탕 · 맛을 보며 100~200g150 g
- 생강 · 얇게 저민다. 선택1 톨
- 잣 · 띄우는 용1 큰술
- 대추 · 돌려 깎아 채 썬다. 선택2 개
조리 단계
- ⏲ 30분
엿기름 가루를 미지근한 물 3L에 풀어 30분 불린 뒤, 손으로 세게 주물러 고운 체에 거른다. 체에 남은 건더기는 버린다.
- ⏲ 60분
거른 물을 그대로 1시간 이상 두어 뿌연 앙금을 바닥에 가라앉힌다. 위의 맑은 물만 조심해서 따라 쓰고 앙금은 버린다. 앙금이 섞이면 식혜가 탁해진다.
- ⏲ 30분
쌀을 씻어 30분 불린 뒤 평소보다 물을 적게 잡아 된밥을 짓는다. 밥알이 뭉개지지 않고 낱알로 살아 있어야 한다.
밥을 전기밥솥에 담고 맑은 엿기름 물을 부어 한 번 저은 뒤, 보온으로 둔다. 취사는 누르지 않는다 — 끓으면 효소가 죽어 식혜가 되지 않는다.
4~6시간 뒤 밥알이 위로 몇 알씩 떠오르기 시작하면 다 삭은 것이다. 밥알 하나를 손가락으로 눌러 보면 속이 비어 껍질만 남은 느낌이 난다.
밥알을 체로 건져 찬물에 두세 번 헹군다. 물기를 빼 뚜껑 있는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따로 둔다.
- ⏲ 10분
남은 국물을 냄비에 붓고 설탕과 생강을 넣어 센불에 올린다.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고 중불로 10분 더 끓인다. 이 끓임이 삭힘을 멈춘다. 맛을 보고 설탕을 더한다.
생강을 건지고 식혀 냉장고에서 차게 둔다. 낼 때 잔에 밥알을 한 숟가락 담고 식혜를 부은 뒤 잣과 대추채를 띄운다.
변형
- 호박식혜: 늙은 호박을 쪄서 으깨어 엿기름 물과 함께 삭힌다. 색이 노랗고 단맛이 더 진하다.
- 찹쌀 식혜: 밥의 일부를 찹쌀로 지으면 밥알이 더 부드럽고 국물이 조금 더 진해진다.
- 안동식혜: 이름은 같지만 다른 음식이다. 무와 고춧가루, 생강을 넣어 붉게 삭히며, 단 음료라기보다 시원하고 매콤한 물김치에 가깝다.
- 식해와 헷갈리지 말 것: 생선을 곡물, 소금과 함께 삭힌 식해는 짠 발효 반찬으로, 식혜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다.
- 수정과와 함께: 명절 상에 나란히 오르는 단 음료다. 수정과는 계피와 생강 끓인 물에 곶감을 불려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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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술·감주: 지역에 따라 식혜를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다만 단술은 누룩으로 발효한 술을 가리키기도 하니, 엿기름으로 삭힌 것이 식혜다. 일본의 아마자케도 쌀을 달게 삭힌 음료지만 효소를 엿기름이 아니라 쌀누룩에서 얻는다.
꿀팁
- 앙금을 가라앉혀 버린다. 엿기름 물의 뿌연 앙금은 엿기름 가루에서 빠져나온 고운 가루다. 맑은 윗물만 쓰면 식혜가 맑은 호박색으로 나온다.
- 차게 두고 사흘 안에. 끓여서 식힌 식혜는 냉장고에서 며칠 간다. 밥알은 따로 담아 두어야 국물을 먹고 가라앉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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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엿과 같은 효소, 반대 목적. 둘 다 엿기름의 아밀라아제가 55~60도에서 쌀의 전분을 엿당으로 자르는 일이다. 엿은 된 죽을 쑤어 전분을 효소 앞에 다 꺼내 놓고, 다 삭으면 밥알을 짜서 버린다. 식혜는 밥알이 남아야 하므로 죽이 아니라 된밥을 짓는다. 낱알이 모양을 지키는 동안 효소가 그 속을 비워 간다 (밥 짓기의 기본의 물 조절이 여기서는 "적게" 쪽이다).
- 떠오르는 밥알이 완성 신호이자 고명이다. 속의 전분이 당으로 풀려 나간 밥알은 가벼워져 떠오른다. 그래서 몇 알이 뜨기 시작하면 다 된 것이고, 그 밥알이 그대로 잔 위에 띄우는 고명이 된다. 엿에서 버리는 것이 식혜에서는 얼굴이다.
- 끓이면 안 되는 시간과 끓여야 하는 시간이 있다. 삭히는 동안 한 번이라도 끓으면 효소가 죽어 영영 달아지지 않는다. 반대로 다 삭은 뒤에는 일부러 한 번 끓인다. 그래야 삭힘이 거기서 멈추고 엿기름의 날내가 빠진다. 끓이지 않은 식혜는 금방 시큼해진다.
- 밥알은 끓이기 전에 건진다. 국물과 함께 끓이면 밥알이 퍼지고 국물 색이 배어 누렇게 된다. 건져서 찬물에 헹궈 두었다가 잔에 담을 때 다시 넣으면, 희고 동그란 채로 뜬다.
- 설탕은 끝에 넣는다. 엿기름이 만든 엿당은 단맛이 설탕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설탕이 하는 일). 그래서 삭힌 국물은 생각보다 덜 달고, 끓일 때 설탕으로 맞춘다. 설탕을 처음부터 넣을 이유는 없다 — 효소가 할 일은 전분을 자르는 것이지 단맛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 푸메르니켈은 같은 효소를 곡물이 스스로 가진 경우다. 호밀 반죽은 제 아밀라아제로 당을 만들어 그것을 갈색을 내는 데 쓴다. 식혜는 효소를 밖에서, 싹 틔운 보리에서 가져와 넣는다.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달걀 다루기흰자는 62℃, 노른자는 68℃에서 굳습니다. 이 두 숫자가 스크램블·삶은 달걀·계란찜·커스터드의 성패를 전부 설명합니다.
- 소스가 분리되는 이유크림 소스가 기름과 물로 갈라지는 것도, 까르보나라가 스크램블이 되는 것도 같은 원인입니다. 온도와 유화제. 분리된 소스를 되살리는 법까지.
- 칼질의 기본칼을 어떻게 잡느냐가 썰기 속도보다 결과를 좌우합니다. 핀치 그립, 갈퀴 손, 그리고 재료 크기를 맞춰야 하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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