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외장아찌

사진: 칼빈500 · CC BY-SA 3.0

울외장아찌

소금에 절여 물을 뺀 울외를 술지게미에 파묻어 몇 달을 두는 군산의 장아찌. 이 사이트의 술 가이드는 술을 넣는 순간을 넷으로 나누는데 넷 다 불이 들어갑니다. 이 장아찌는 어느 단계에서도 열을 받지 않아서, 술지게미에 남은 8퍼센트쯤의 알코올이 고스란히 남아 소금과 함께 방부제 노릇을 합니다. 그리고 술지게미에는 누룩곰팡이가 만들어 둔 효소가 아직 살아 있어서, 발효가 아니라 남의 효소가 이 오이를 삭힙니다.

재료

8인분
  • 밑절임
  • 울외 · 월과. 구하기 어려우면 늙지 않은 조선오이나 애호박으로. 아래 변형을 읽을 것2 kg
  • 굵은소금 · 울외 무게의 25퍼센트. 줄이지 않는다500 g
  • 본절임
  • 술지게미 · 사케나 청주 양조장에서 나오는 지게미. 마르지 않고 촉촉한 것2 kg
  • 설탕 · 지게미 무게의 20퍼센트400 g
  • 소금2 큰술
  • 소주 · 지게미를 갤 때. 물은 쓰지 않는다100 ml
  • 두 번째 지게미 (2-3개월 뒤)
  • 술지게미 · 새것. 쓰던 것을 보태는 것이 아니다1.5 kg
  • 설탕300 g

조리 단계

  1. 울외를 길이로 반 갈라 숟가락으로 씨와 속을 깨끗이 긁어낸다. 속살이 남으면 그 자리에 물이 고여 나중에 그 부분만 무르게 된다.

    ⏲ 15분
  2. 반으로 가른 울외의 골에 굵은소금을 채우고 켜켜이 항아리에 담는다. 위에 누름돌을 얹고 서늘한 곳에 1-2주 둔다. 하루 이틀 지나면 소금물이 울외를 덮는다. 덮이지 않으면 돌이 가볍다. 이 단계는 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빼는 것이다.

  3. 건져서 채반에 널고 반나절 겉물을 말린다. 겉이 꾸덕해질 정도면 되고, 바싹 말리지 않는다.

  4. 술지게미에 설탕과 소금, 소주를 넣고 된반죽 정도로 고루 갠다. 물은 절대 넣지 않는다. 물을 넣는 순간 알코올 농도가 떨어지고, 알코올이 이 장아찌를 지키는 절반이다.

    ⏲ 10분
  5. 항아리 바닥에 지게미를 깔고 울외를 겹치지 않게 놓고 다시 지게미로 덮기를 반복한다. 울외끼리 닿으면 그 면은 지게미에 닿지 못한다. 맨 위를 지게미로 두껍게 덮고 눌러 공기를 뺀다.

  6.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2-3개월 둔다. 이때 지게미는 울외가 내놓은 물로 묽어지고 색이 탁해진다.

  7. 울외를 꺼내 지게미를 훑어내고, 쓰던 지게미는 버린다. 새 지게미에 설탕을 섞어 다시 파묻는다. 묽어진 지게미에 새것을 보태는 것으로는 농도가 돌아오지 않는다. 이유는 아래 꿀팁에 있다.

  8. 다시 3개월 이상 둔다. 속까지 호박색으로 비치고 아삭한 기운이 남아 있으면 된 것이다. 먹을 때 지게미를 훑어내고 2-3mm로 얇게 저며 낸다. 물에 씻지 않는다.

팁과 변형

변형

  • 술 가이드의 네 번째 순간 다음에 오는 자리. 요리 술은 술을 넣는 순간을 일찍(냄새 잡기), 중간(향 남기기), 마지막(대개 실수), 그리고 "불이 들어가기 전" (자우어브라텐의 나흘짜리 마리네이드)으로 나눈다. 넷 다 결국 불을 만난다. 울외장아찌는 어느 단계에서도 열을 받지 않는다. 같은 가이드가 "알코올은 다 날아가지 않는다"를 주의사항으로 말하는데, 여기서는 하나도 날아가지 않는 것이 설계다.
  • 발효가 아니라 남의 효소다. 미소는 누룩곰팡이가 효소를 만들어 놓고 물러난다고 말한다. 술지게미는 그 누룩으로 담근 술을 짜고 남은 것이라 아밀라아제와 프로테아제가 아직 들어 있다. 울외가 스스로 발효하는 것이 아니라, 쌀을 삭히려고 만들어진 효소가 울외를 삭히는 것이다. 몇 달 뒤 호박색으로 비치고 단맛이 도는 이유가 그것이다.
  • 단무지와는 매질이 하는 일이 다르다. 쌀겨는 유산균이 먹고 살 배지라 그 안에서 발효가 일어난다. 술지게미는 알코올 때문에 미생물이 살기 어려운 방부 매질이고, 일은 효소가 한다. 두 장아찌가 다 무·오이를 소금으로 먼저 절여 물을 빼고 시작하지만, 그다음에 놓는 것이 정반대 성격이다.
  • 버려지는 것으로 만든 음식들. 브루노스트는 치즈 만들고 남은 유청으로 만들고, 량피는 전분을 씻어내고 손에 남은 글루텐 덩어리를 쪄서 먹는다. 술지게미도 양조장이 짜고 버리는 것이다. 군산에 이 장아찌가 남은 이유가 여기 있다 — 일제강점기 군산에는 사케 양조장이 많았고, 지게미가 매일 나왔다.
  • 울외를 못 구하면. 조선오이나 애호박으로도 같은 방식이 되지만, 울외만큼 단단하지 않아 절임 기간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고 아삭한 기운이 덜 남는다. 무와 생강, 가지도 전통적으로 같은 지게미에 담근다 — 《임원경제지》 〈정조지〉가 그 목록을 적어 두었다.
  • 김밥에 넣기. 군산에서는 김밥단무지 대신 넣는다. 색이 비슷하고 단맛이 도는데 뒤에 술 향이 남는다.

꿀팁

  • 소금을 줄이지 마라. 25퍼센트는 간이 아니라 탈수 장치다. 물이 덜 빠진 울외를 넣으면 첫날부터 지게미가 묽어지고, 묽어진 지게미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 소금 간의 원리가 말하는 삼투가 여기서는 단계 하나를 통째로 차지한다.
  • 지게미는 보태는 것이 아니라 갈아 주는 것이다. 울외가 내놓은 물이 알코올과 설탕 농도를 동시에 떨어뜨리는데, 묽어진 바탕에 새것을 섞으면 평균이 될 뿐 원래 농도로 돌아가지 않는다. 간장게장은 같은 문제를 간장을 다시 끓여 졸이는 것으로 푼다. 지게미는 고체라 졸일 수가 없으니 버리고 새로 파묻는 수밖에 없다.
  • 물 대신 소주로 갠다. 지게미가 뻑뻑하면 물을 붓고 싶어지는데, 그 한 컵이 알코올 농도를 떨어뜨려 곰팡이가 들어올 문을 연다.
  • 먹기 전에 씻지 마라. 물에 씻으면 표면의 향이 그대로 씻겨 나간다. 훑어내기만 하고 얇게 저민다. 두껍게 썰면 짜다.
  • 흰 곰팡이 같은 것이 보이면 지게미 표면이 마른 것이다. 걷어내고 눌러서 공기를 빼면 된다. 푸른색이나 검은색, 혹은 시큼한 냄새가 나면 버린다 (발효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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