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솜

사진: Sumit Surai · CC BY-SA 4.0

깽솜

기름이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는 태국의 신맛 커리. 이 사이트의 다른 커리들은 커리 페이스트를 기름이나 코코넛크림에 볶아 기름이 배어 나올 때까지 익힙니다. 향은 물보다 기름에 훨씬 잘 녹으니까요. 깽솜에는 볶을 기름이 없어서 페이스트를 끓는 물에 그대로 풀어 넣습니다. 그래서 절구질이 유난히 길어지고, 맛은 타마린드의 신맛과 피시소스의 짠맛으로 세우고, 농도는 삶아서 같이 빻은 생선살이 냅니다.

재료

4인분
  • 페이스트
  • 말린 홍고추 · 씨를 털고 따뜻한 물에 20분 불린다8
  • 샬롯4
  • 마늘4
  • 까차이 · 핑거루트. 구할 수 없으면 생강 15g으로 대신한다30 g
  • 새우젓갈 · 태국 까피1 큰술
  • 소금0.5 작은술
  • 흰살생선 · 페이스트에 넣을 몫. 따로 삶는다80 g
  • 국물과 건더기
  • 물 · 육수가 아니라 맹물이다1000 ml
  • 흰살생선 · 농어나 가물치 같은 단단한 살. 큼직하게 토막 낸다500 g
  • 무 · 두툼하게 썬다200 g
  • 콜리플라워 · 한입 크기로 뗀다150 g
  • 깍지콩 · 5cm 길이로 자른다100 g
  • 양배추 · 큼직하게 썬다150 g
  • 타마린드액 · 덩어리를 뜨거운 물에 풀어 체에 거른다5 큰술
  • 피시소스3 큰술
  • 팜슈거 · 신맛을 받치는 정도로만1 큰술

조리 단계

  1. 말린 고추의 씨를 털고 따뜻한 물에 20분 불린 다음 물기를 짠다.

    ⏲ 20분
  2. 페이스트 몫의 생선 80g을 소금 넣은 물에 5분 삶아 건지고 가시를 발라낸다. 이 생선이 이 요리의 유일한 농도다.

    ⏲ 5분
  3. 절구에 소금과 불린 고추를 넣고 먼저 빻는다. 샬롯, 마늘, 까차이를 차례로 넣어 10분 이상, 섬유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고운 반죽이 될 때까지 찧는다. 기름에 볶지 않을 페이스트이므로 곱기가 곧 향의 세기다. 마지막에 새우젓갈과 삶은 생선을 넣고 매끈해질 때까지 더 찧는다.

    ⏲ 10분
  4. 냄비에 물 1L를 끓이고 페이스트를 전부 풀어 넣는다. 기름에 볶는 단계가 없으니 기름이 배어 나오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3분 끓여 날내를 뺀다.

    ⏲ 3분
  5. 무를 넣고 8분 끓인다. 타마린드는 아직 넣지 않는다. 이유는 아래 꿀팁에 있다.

    ⏲ 8분
  6. 콜리플라워와 깍지콩을 넣고 4분, 양배추를 넣고 2분 더 끓인다.

    ⏲ 6분
  7. 생선 토막을 넣고 불을 줄여 4분, 살이 막 불투명해질 때까지만 익힌다. 이때부터는 젓지 않는다.

    ⏲ 4분
  8. 불을 끄고 타마린드액, 피시소스, 팜슈거를 넣는다. 간은 신맛이 가장 앞에 오고 짠맛이 그다음, 단맛은 받치는 정도여야 한다. 기름이 없어서 맛을 감춰 줄 것이 없으니 반드시 맛을 보고 맞춘다. 밥과 함께 낸다.

    ⏲ 2분

팁과 변형

변형

  • 볶는 페이스트와, 푸는 페이스트. 이 사이트의 다른 커리들은 그린 커리처럼 코코넛크림을 깨뜨려 그 기름에 볶거나, 락사처럼 15-20분 볶아 기름이 배어 나오게 하거나, 나시르막처럼 붉은 기름이 분리될 때까지 익힌다. 향신료 깨우기가 그 이유를 한 줄로 말한다 — 향은 기름에 녹지 물에는 잘 녹지 않는다. 깽솜은 코코넛밀크도 기름도 쓰지 않으므로 그 한 줄이 통째로 사라진다.
  • 그래서 절구질이 길다. 기름이 뽑아 주지 않으면 남는 변수는 표면적뿐이다. 섬유가 하나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찧는다. 믹서로는 잘 안 되는데, 날이 자르기만 하고 세포벽을 으깨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칼질의 기본).
  • 똠얌꿍은 같은 문제를 반대로 푼다. 똠얌도 기름이 없고 시지만, 레몬그라스와 갈랑갈과 카피르라임잎을 통째로 두들겨 국물에 우린다. 갈아 넣는 대신 우려내는 것이다. 태국에 기름 없는 국물 요리가 두 갈래 있는 셈이고, 페이스트냐 통향신료냐가 그 갈림길이다.
  • 시니강은 타마린드만 같다. 필리핀 쪽에는 고추도 페이스트도 없이 신맛 하나로 간다. 깽솜은 신맛 위에 고추와 까피를 얹은 국물이다.
  • 깽 르앙 (노란 깽솜): 남부 방식으로, 페이스트에 강황을 넉넉히 넣는다. 색이 노랗고 훨씬 맵다.
  • 차옴 카이: 아카시아순 오믈렛을 부쳐 네모나게 썰어 넣는 것이 가장 유명한 변형이다. 기름에 부친 달걀이 국물에 들어가면서 이 요리에 유일하게 기름이 생기는 경우다.
  • 새우로: 생선 대신 새우를 쓰고, 껍질과 머리를 페이스트 단계에서 같이 빻는다.

꿀팁

  • 국물은 육수가 아니라 맹물로 시작한다. 페이스트와 생선이 낼 수 있는 만큼이 이 요리의 맛이고, 육수를 깔면 그 윤곽이 흐려진다.
  • 타마린드는 채소 다음에 넣는다. 산은 펙틴을 굳혀서 채소가 더디게 익는다. 불리기의 원리가 콩을 두고 말하는 그 성질이고, 비고스는 그것을 거꾸로 이용한다. 여기서는 방해일 뿐이라 무와 콜리플라워가 물러진 뒤에 넣는다. 먼저 넣으면 무가 30분을 끓여도 단단하다.
  • 매운맛이 다르게 온다. 고추와 매운맛이 캡사이신은 기름에 녹고 물에는 녹지 않는다고 말한다. 코코넛커리에서는 지방이 매운맛을 국물 전체에 고르게 퍼뜨리지만, 깽솜에는 녹여 줄 것이 없어서 고추 입자에 붙은 채로 떠다닌다. 같은 고추 양이라도 더 날카롭게, 한 숟갈씩 들쭉날쭉하게 온다.
  • 간은 반드시 불을 끄고 맞춘다. 피시소스는 끓이면 향이 죽고, 타마린드의 신맛은 졸면 강해진다. 그리고 기름이 없으면 짠맛과 신맛이 그대로 드러나므로 숫자보다 혀가 맞다.
  • 생선은 마지막에, 넣고 나서는 젓지 않는다. 농도를 낼 기름도 전분도 없는 국물이라 생선이 부서지면 그대로 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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