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Luca Nebuloni · CC BY 2.0
카포나타
가지와 셀러리, 양파를 각각 따로 익힌 뒤 마지막에 식초와 설탕을 부어 채소 위에서 졸여 붙이는 시칠리아의 채소 요리. 새콤달콤하다는 점은 탕수육과 같은 축이지만 만드는 방식이 정반대입니다. 저쪽은 소스를 따로 만들어 부어 얹고, 이쪽은 소스를 아예 만들지 않고 팬에서 졸여 없앱니다. 그래서 국물이 아니라 윤기가 남고, 하루 지나야 제 맛이 납니다.
재료
- 채소
- 가지 · 껍질째 2.5cm로 깍둑 썬다700 g
- 소금 · 가지 절임용. 나중에 씻지 않고 물기만 짠다1 큰술
- 셀러리 · 굵은 섬유를 벗기고 1.5cm로 썬다200 g
- 양파 · 굵게 채 썬다200 g
- 홍파프리카 · 선택. 사진 속 버전에 들어간 것1 개
- 토마토 · 껍질을 벗겨 굵게 다지거나 홀토마토300 g
- 아그로돌체와 그 밖에
- 화이트와인식초60 ml
- 설탕2 큰술
- 그린올리브 · 씨를 빼고 반으로 자른다80 g
- 케이퍼 · 소금에 절인 것은 물에 헹궈 짠맛을 뺀다2 큰술
- 건포도 · 선택. 아랍에서 온 요소다30 g
- 잣 · 선택. 마른 팬에 살짝 볶는다30 g
- 올리브유 · 가지가 먹었다가 익으면서 상당량을 돌려준다150 ml
- 바질 · 불을 끄고 손으로 찢어 넣는다1 줌
- 소금과 후추1 약간
조리 단계
- ⏲ 30분
가지를 깍둑 썰어 소금을 뿌리고 체에 받쳐 30분 둔 뒤 손으로 물기를 짠다. 가지는 스펀지 구조라 그대로 넣으면 기름을 한없이 먹는다. 물이 빠진 만큼 자리가 줄어든다 (소금 간의 원리).
- ⏲ 8분
넓은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달구고 가지만 센 불에서 8분, 겉이 노릇하고 속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볶아 건져 둔다.
- ⏲ 3분
같은 팬에 셀러리를 넣어 3분, 겉만 익고 아삭함이 남을 정도로 볶아 따로 건진다.
- ⏲ 6분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어 6분 부드러워질 때까지 볶는다. 셋을 따로 볶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가지는 8분, 셀러리는 3분, 양파는 6분이다. 한꺼번에 넣으면 셀러리는 물러지고 가지는 덜 익는다.
- ⏲ 10분
토마토를 넣고 10분, 물기가 거의 날아가고 되직해질 때까지 졸인다.
건져 둔 가지와 셀러리, 올리브, 케이퍼, 건포도와 잣을 넣고 부서지지 않게 크게 섞는다.
- ⏲ 3분
식초와 설탕을 여기서 그대로 붓는다. 센 불로 올려 저으며 3분, 신 냄새가 날아가고 바닥에 국물이 거의 남지 않을 때까지 졸인다. 소스를 만들어 붓는 것이 아니라 채소 위에서 졸여 코팅하는 것이 이 요리의 방식이다.
불을 끄고 소금과 후추로 맞춘 뒤 바질을 찢어 넣는다. 뜨거울 때 간을 보지 않는다 — 식초는 뜨거울 때 훨씬 날카로워서, 지금 맞추면 식은 뒤에는 심심하다.
완전히 식혀 냉장고에 하룻밤 둔다. 낼 때는 실온으로 되돌린다. 차가우면 올리브유가 굳어 맛이 닫힌다 (내는 온도).
팁과 변형
변형
- 탕수육과 정반대 구조다. 맛의 균형 잡기는 탕수육을 "식초 대 설탕 비율이 곧 레시피"인 요리로 든다. 맞는 말이고, 카포나타도 같은 축 위에 있다. 그런데 탕수육은 소스를 따로 만들어 전분으로 걸쭉하게 잡은 뒤 튀긴 고기에 붓는다. 카포나타는 소스를 아예 만들지 않는다 — 식초와 설탕을 팬에 그대로 부어 졸여 없앤다. 같은 맛의 축, 반대의 만듦새. 그래서 하나는 국물이 흐르고 하나는 윤기만 남는다.
- 라따뚜이와: 가지, 양파, 파프리카, 토마토까지 재료가 거의 겹치는데 프로방스에는 식초도 설탕도 들어가지 않는다. 라따뚜이는 채소 자신의 단맛에서 끝나고, 카포나타는 그 위에 신맛과 단맛을 한 겹 더 얹는다. 건포도와 잣이 들어가는 것도 시칠리아 쪽이고, 아랍 지배기의 흔적이다.
- 어향가지와 나란히 두면 같은 가지를 다루는 세 가지 방식이 보인다. 중국은 전분 소스로 감싸고, 프로방스는 뭉근히 함께 익히고, 시칠리아는 따로 튀겨 아그로돌체로 코팅한다.
- 지역마다 다르다. 팔레르모식은 토마토를 넉넉히 쓰고, 카타니아식은 파프리카를 넣으며, 메시나 쪽에는 코코아나 아몬드를 더하는 집도 있다. 문어를 넣은 카포나타 디 폴포도 있다. 사진 속은 파프리카를 넣은 버전이다.
- 내는 법: 시칠리아에서는 콘토르노(곁들이)이자 안티파스토다. 브루스케타에 올려도 좋고, 구운 생선이나 고기 옆에 실온으로 낸다.
꿀팁
- 가지는 반드시 절여서 짠다. 30분이면 충분하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팬의 기름이 전부 사라지고 가지는 여전히 설익어 있다.
- 기름을 겁내지 않는다. 가지는 처음에 기름을 크게 먹었다가 세포가 무너지면서 상당량을 다시 내놓는다. 중간에 겁이 나 기름을 더 붓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기름 고르기).
- 채소를 따로 볶는다. 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한 줄이다. 익는 시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고, 한 팬에 몰아넣으면 결과는 라따뚜이에 가까운 뭉근한 채소찜이 된다. 카포나타는 조각이 조각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 식초는 마지막에, 그리고 졸여 없앤다. 처음에 넣으면 채소가 익지 않고 신맛만 남는다. 마지막에 센 불로 3분이면 날카로운 향은 날아가고 단맛과 감칠맛만 남는다.
- 뜨거울 때 간을 보지 않는다. 식초의 자극은 온도에 크게 좌우된다. 뜨거울 때 딱 맞으면 식은 뒤에는 밍밍하다. 조금 세다 싶은 정도에서 멈춘다.
- 케이퍼는 헹군다. 소금에 절인 케이퍼를 그대로 넣으면 다른 간을 전부 덮는다.
- 하루가 지나야 완성이다. 갓 만든 카포나타는 식초가 따로 논다. 하룻밤 지나면 그 신맛이 채소 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이 요리를 미리 만들어 두는 이유다.
- 실온으로 낸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면 올리브유가 굳어 맛이 닫힌다. 30분 전에 꺼내 둔다.
- 냉장 5일은 간다. 오히려 사흘째가 가장 좋다는 사람도 많다.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데치기와 색 살리기데친 채소가 누렇게 변하는 이유는 산과 열입니다. 물을 넉넉히 잡는 이유, 뚜껑을 열어야 하는 이유, 얼음물이 실제로 하는 일.
- 맛의 균형 잡기'뭔가 부족한' 맛의 정체는 대개 소금 아니면 산입니다. 다섯 개의 손잡이를 어떤 순서로 돌리는지, 그리고 맛보기의 기술.
- 소금 간의 원리: 언제 넣는가같은 양의 소금이 넣는 시점에 따라 재료의 물을 빼기도 하고 속까지 배기도 합니다. 삼투, 층층이 간하기, 소금 종류별 부피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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