렝 샙

사진: Aaaatu · CC BY-SA 4.0

렝 샙

돼지 등뼈를 푹 삶아 라임과 피시소스, 고추로 맵고 시게 무쳐 내는 태국 요리. 국물 요리처럼 보이지만 만드는 방식은 랍이나 쏨땀 같은 무침에 가깝습니다. 뼈는 오래 끓여 익히고, 맛은 불에서 내린 다음에 냅니다. 라임즙을 끓이면 향이 날아가고 쓴맛만 남기 때문입니다.

재료

4인분
  • 삶기 (3~4인분)
  • 돼지 등뼈 · 목등뼈. 찬물에 30분 담가 핏물을 뺀다1 kg
  • 2 L
  • 레몬그라스 · 칼등으로 두드려 반 자른다2
  • 갈랑갈 · 얇게 저민다. 생강으로 대체하면 향이 달라진다5
  • 마늘 · 통째로 으깬다6
  • 샬롯 · 반으로 가른다3
  • 소금1 작은술
  • 양념 (불을 끄고 넣는다)
  • 피시소스4 큰술
  • 라임즙 · 약 3개분. 짜서 바로 쓴다4 큰술
  • 태국 고춧가루 · 말린 고추를 볶아 빻은 것2 작은술
  • 새눈고추 · 으깬다. 매운 정도에 맞춰 조절5
  • 카오쿠아(볶은 찹쌀가루) · 이 요리의 향과 농도를 만든다2 큰술
  • 설탕 · 신맛을 눌러 준다1 작은술
  • 마무리
  • 팍치팍 · 고수풀. 없으면 고수1
  • 쪽파 · 3cm로 썬다3
  • 민트잎1
  • 카피르라임잎 · 가늘게 채 썬다4

조리 단계

  1. 등뼈를 찬물에 30분 담가 핏물을 뺀다. 물을 두어 번 갈아 준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국물이 탁해지고 잡내가 남는데, 이 요리는 국물이 맑아야 하는 쪽이라 그대로 드러난다.

    ⏲ 30분
  2. 냄비에 등뼈와 물 2L를 붓고 센 불에 올린다. 끓어오르면 떠오르는 거품을 부지런히 걷어 낸다. 처음 10분에 거의 다 나오므로 이때 자리를 뜨지 않는다.

  3. 레몬그라스, 갈랑갈, 마늘, 샬롯, 소금을 넣고 뚜껑을 살짝 열어 1시간 30분 약하게 끓인다. 젓가락으로 밀었을 때 살이 뼈에서 쉽게 떨어지면 다 된 것이다. 물이 줄면 뜨거운 물을 보탠다.

    ⏲ 90분
  4. 카오쿠아를 만든다. 찹쌀 3큰술을 마른 팬에 올려 중약불에서 10분 저어 가며 볶는다. 연한 갈색에서 진한 황갈색이 될 때까지다. 식혀서 절구나 분쇄기로 거칠게 빻는다. 이 향이 렝 샙과 랍의 정체다.

    ⏲ 10분
  5. 큰 볼에 피시소스, 라임즙, 고춧가루, 으깬 새눈고추, 설탕을 넣고 섞는다. 삶은 국물을 한 국자 떠 넣어 녹인 뒤 간을 본다. 짜고 시고 맵고 살짝 단 네 가지가 다 느껴져야 한다. 여기서 맞춰 두면 나중에 고칠 일이 없다.

  6. 불을 끈다. 삶은 등뼈를 건져 볼의 양념에 넣고, 국물을 뼈가 반쯤 잠기게 붓는다. 양념을 끓이지 않는 것이 이 요리의 규칙이다 — 라임즙은 가열하면 향이 날아가고 쓴맛만 남는다.

  7. 카오쿠아를 뿌려 섞는다. 국물이 살짝 걸쭉해지면서 볶은 쌀 향이 올라온다. 다시 간을 보고 라임이나 피시소스를 조금씩 보탠다.

  8. 팍치팍, 쪽파, 민트, 채 썬 카피르라임잎을 넣고 한 번만 크게 뒤적인다. 허브는 열에 금방 죽으므로 먹기 직전에 넣는다. 뜨거울 때 낸다.

팁과 변형

변형

  • 똠 샙(ต้มแซ่บ): 같은 양념에 등뼈 대신 소 내장이나 갈비를 쓴 것. 이산 지방에서는 이쪽이 더 흔하고, 렝 샙은 그중 돼지 등뼈로 만든 것을 따로 부르는 이름이다.
  • 더 국물답게: 국물을 자작하게 붓지 않고 넉넉히 부으면 똠얌꿍에 가까운 국물 요리가 된다. 그때는 카오쿠아를 빼는 편이 낫다 — 국물이 탁해진다.
  • 남 톡·랍과의 관계: 라오스 랍이 이 요리와 같은 양념 구조다. 피시소스와 라임, 고춧가루, 카오쿠아, 그리고 마지막의 생허브. 랍은 다진 고기에, 렝 샙은 뼈에 붙은 살에 같은 옷을 입힌다고 보면 된다.
  • 감자탕과 무엇이 다른가: 재료는 거의 같다 — 돼지 등뼈를 오래 삶는다. 다른 것은 맛을 내는 시점과 방향이다. 감자탕은 된장과 들깨를 넣고 함께 끓여 구수한 쪽으로 가고, 렝 샙은 불을 끈 뒤 라임과 피시소스로 시고 맵게 간다.
  • 밥과 함께: 찹쌀밥(카오니여우)을 손으로 뭉쳐 국물에 적셔 먹는 것이 이산식이다. 카오팟처럼 볶음밥과 함께 내기도 한다.
  • 한국에서: 2020년대 들어 서울의 태국 식당들을 통해 알려졌고, 이름도 태국 발음 그대로 쓰인다. 뼈에 붙은 살을 손으로 뜯어 먹는 형식이 감자탕과 겹쳐서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진 편이다.
  • 곁들임: 오이, 양배추, 방울양배추 같은 생채소를 곁들여 매운맛을 눌러 준다. 쏨땀과 함께 내면 이산식 한 상이 된다.

꿀팁

  • 양념은 불을 끄고 넣는다. 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다. 라임즙을 끓이면 향을 내는 휘발성 성분이 날아가고 쓴맛 나는 것만 남는다. 피시소스도 오래 끓이면 짠맛만 도드라진다. 국물은 뼈를 익히는 도구이고, 맛은 마지막에 입힌다 (맛의 균형 잡기).
  • 카오쿠아는 사서 쓰지 말고 볶는다. 찹쌀을 마른 팬에서 10분 볶아 빻으면 된다. 시판품은 향이 거의 날아가 있고, 이 요리에서 카오쿠아는 향신료이자 농도 조절제라 대체가 어렵다. 진한 황갈색까지 볶되 검어지면 쓰다 (향신료 깨우기).
  • 핏물을 빼고 거품을 걷는다. 이 두 가지가 국물의 맑기를 결정한다. 찬물에 30분, 그리고 끓기 시작하는 첫 10분. 이 요리는 국물이 자작해서 탁하면 바로 보인다 (육수의 기본).
  • 등뼈는 목 쪽이 낫다. 살이 더 붙어 있고 연골이 많아 오래 삶으면 젤라틴이 나와 국물에 점성이 생긴다 (콜라겐과 시간).
  • 갈랑갈과 생강은 다른 재료다. 갈랑갈은 솔 향과 시트러스에 가깝고, 생강은 맵고 달다. 없으면 생강을 쓰되 양을 줄이고, 레몬그라스를 조금 더 넣어 방향을 맞춘다.
  • 네 가지 맛을 먼저 볼에서 맞춘다. 냄비에 바로 넣으면 조절할 여지가 없다. 볼에서 짜고 시고 맵고 살짝 단 균형을 만든 다음 뼈와 국물을 붓는다. 태국 요리에서 흔한 순서다.
  • 설탕은 단맛을 내려는 것이 아니다. 1작은술이면 충분하고, 신맛과 짠맛의 각을 둥글게 만드는 역할이다. 단맛이 느껴지면 이미 많이 넣은 것이다 (설탕이 하는 일).
  • 고춧가루는 볶은 것으로. 태국식 프릭 뽄은 말린 고추를 팬에 볶아 빻은 것이라 그냥 고춧가루와 향이 다르다. 한국 고춧가루를 쓸 거면 마른 팬에 살짝 볶아서 쓴다 (고추와 매운맛, 고춧가루).
  • 허브는 마지막 10초. 팍치팍과 민트는 뜨거운 국물에 닿으면 순식간에 숨는다. 그릇에 담기 직전에 넣고 한 번만 뒤적인다 (생허브 쓰기, 고수).
  • 손으로 먹는 요리다. 등뼈에 붙은 살은 젓가락으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집어 들고 뜯는 것이 정석이고, 뼈 안의 골수도 빨아 먹는다.
  • 다음 날은 다시 무친다. 국물과 뼈는 냉장 이틀 간다. 다시 데울 때 라임즙과 허브는 새로 넣는다 — 하룻밤 지나면 신맛과 향이 먼저 사라진다 (남은 음식 되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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