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anjali-photography from amsterdam, netherlands · CC BY 2.0
레드 벨벳 케이크
붉은 속살에 크림치즈 프로스팅을 두른 미국 남부의 케이크. 색을 색소로만 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래의 붉은 기는 알칼리 처리를 하지 않은 코코아가 버터밀크와 식초를 만나 생기는 반응에서 나왔습니다. 지금 흔한 더치 코코아를 쓰면 그 반응이 아예 일어나지 않고, 초콜릿 케이크도 아닌 어중간한 것이 됩니다. 코코아를 어떤 것으로 쓰느냐가 이 케이크의 첫 갈림길입니다.
재료
- 8인분 (지름 20cm 2단)
- 시트
- 중력분300 g
- 코코아파우더 · 알칼리 처리하지 않은 내추럴 코코아. 더치 코코아는 안 된다 (아래 꿀팁)20 g
- 설탕300 g
- 식용유 · 향 없는 것. 버터 대신 쓰는 이유는 꿀팁에240 ml
- 버터밀크 · 없으면 우유 240ml에 레몬즙 1큰술을 넣고 10분 둔다240 ml
- 달걀 · 실온2 개
- 베이킹소다 · 베이킹파우더가 아니다1 작은술
- 식초 · 화이트비니거. 맨 마지막에 넣는다1 큰술
- 바닐라 익스트랙2 작은술
- 소금0.5 작은술
- 붉은 식용색소 · 젤 타입. 액상은 반죽을 묽게 만든다1 작은술
- 크림치즈 프로스팅
- 크림치즈 · 블록 타입, 차가운 것400 g
- 버터 · 실온150 g
- 슈가파우더 · 체 쳐서300 g
- 바닐라 익스트랙1 작은술
- 소금1 꼬집
조리 단계
오븐을 175°C로 예열하고 20cm 팬 두 개에 유산지를 깐다. 밀가루, 코코아, 소금을 함께 체 쳐 둔다. 코코아는 알칼리 처리하지 않은 것이어야 아래의 반응이 일어난다.
- ⏲ 3분
설탕과 식용유, 달걀, 바닐라를 3분 섞어 매끈하게 만든 뒤 색소를 넣어 고르게 푼다. 색은 구우면서 한 톤 어두워지므로 지금이 가장 밝다.
체 친 가루와 버터밀크를 가루-버터밀크-가루 순으로 세 번에 나눠 넣고,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만 섞는다. 더 섞지 않는다 — "벨벳"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고운 조직은 글루텐을 만들지 않는 데서 나온다.
- ⏲ 10초
작은 그릇에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섞으면 즉시 거품이 인다. 그대로 반죽에 넣어 10초만 가볍게 섞고 곧바로 팬에 나눠 담는다. 이 반응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 ⏲ 25분
175°C에서 25분 굽는다. 가운데에 꼬치를 찔러 축축한 부스러기가 몇 개 묻어 나오면 된 것이고, 완전히 깨끗하면 이미 조금 지난 것이다.
- ⏲ 60분
팬째로 10분 두었다가 틀에서 빼 식힘망에 올리고, 완전히 식을 때까지 1시간 둔다. 미지근한 시트에 프로스팅을 바르면 그대로 녹아 흘러내린다.
- ⏲ 3분
실온 버터와 슈가파우더, 소금, 바닐라를 3분 휘핑한 뒤 차가운 크림치즈를 넣고 30초만 더 섞는다. 크림치즈를 오래 치면 단백질 구조가 풀려 되돌릴 수 없이 묽어진다.
- ⏲ 30분
시트 윗면을 평평하게 잘라 내고 한 장 위에 프로스팅을 펴 바른 뒤 두 번째 시트를 올려 겉면을 덮는다. 잘라 낸 부스러기를 옆면에 뿌려 마무리하기도 한다. 30분 냉장한 뒤 자른다.
팁과 변형
변형
- 어민(루) 프로스팅: 남부의 원래 프로스팅은 크림치즈가 아니다. 밀가루를 우유에 넣고 끓여 풀처럼 만든 뒤 완전히 식혀 버터·설탕과 휘핑하는 방식으로, 훨씬 덜 달고 가볍다. 크림치즈 프로스팅은 20세기 후반에 표준이 된 쪽이다 (농도 잡는 법).
- 비트로 색을 내는 방식: 삶은 비트 퓌레를 넣는다. 색이 붉기보다 자줏빛에 가깝고 구우면 상당히 빠지지만, 색소를 쓰지 않는 유일한 실질적 방법이다.
- 색소를 아예 빼면: 내추럴 코코아와 버터밀크·식초만으로는 붉다기보다 적갈색이 난다. 1930년대 이전의 케이크가 이랬을 것이고, 맛은 그대로다.
- 컵케이크로: 같은 반죽으로 12~14개, 175°C에서 18분. 프로스팅 비율이 높아져 더 달다.
- 한국에서 흔한 형태: 카페 케이크로는 시트를 얇게 여러 겹 쌓고 크림을 얇게 바르는 쪽이 많다. 이 레시피의 2단은 미국식 비율이다.
- 비슷한 자리의 케이크들: 자허토르테는 초콜릿 그 자체이고, 치즈케이크와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크림치즈가 프로스팅이 아니라 본체다. 브라우니는 같은 코코아를 쓰지만 반대로 조직을 일부러 조밀하게 만든다.
- 같은 나라의 구움과자: 바나나 브레드, 초콜릿 칩 쿠키, 애플파이, 도넛.
- 이름과 전설: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레시피를 청구당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지만 근거는 약하다. 확인되는 것은 1930년대 대공황기에 애덤스 익스트랙트사가 색소와 향료를 묶어 팔며 이 케이크를 밀었다는 쪽이고, 그때 붉은색이 지금처럼 선명해졌다.
꿀팁
- 코코아의 종류가 첫 갈림길이다. 알칼리 처리를 하지 않은 내추럴 코코아는 산성이고 붉은 색소(안토시아닌)를 지니고 있어, 버터밀크와 식초의 산과 만나면 붉은 기가 돈다. 알칼리 처리한 더치 코코아는 그 색소가 이미 파괴되어 있어 무엇을 넣어도 붉어지지 않고 색만 검게 간다. 봉지에 "natural" 또는 "비알칼리"라고 적힌 것을 산다.
- 베이킹파우더가 아니라 베이킹소다다. 소다는 산을 만나야 반응하고, 그 산이 버터밀크와 식초다. 베이킹파우더로 바꾸면 이 산들이 갈 곳을 잃어 맛만 시큼하게 남고 조직도 달라진다.
- 식초는 맨 마지막에, 넣자마자 굽는다. 소다와 식초의 반응은 그릇 안에서 시작해 몇 분이면 끝난다. 반죽을 두었다가 구우면 그 가스가 다 빠진 뒤라 부풀지 않는다.
- 가루를 넣은 뒤에는 섞지 않는다. 이 케이크의 이름이 가리키는 것은 맛이 아니라 조직이다. 글루텐이 생기면 부드러움이 사라지고, 그 순간 이 케이크는 그냥 붉은 초콜릿 케이크가 된다 (반죽과 글루텐, 밀가루 고르기).
- 코코아는 20g뿐이다. 초콜릿 케이크가 아니라 코코아 향이 은은하게 도는 케이크다. 더 넣으면 데블스 푸드 쪽으로 넘어가고, 붉은색도 갈색에 묻힌다.
- 버터가 아니라 기름을 쓴다. 이 케이크는 크림치즈 프로스팅 때문에 차게 보관해서 차게 먹는데, 버터는 냉장 온도에서 굳어 시트를 뻑뻑하게 만든다. 기름은 굳지 않아 냉장고에서 꺼내도 부드럽다 (내는 온도).
- 색소는 젤로. 액상 색소는 같은 색을 내려면 몇 큰술이 필요해 반죽이 묽어지고 굽는 시간이 달라진다. 젤은 1작은술이면 된다.
- 크림치즈는 차갑게, 30초만. 프로스팅이 흘러내리는 원인은 대부분 여기다. 버터와 설탕을 먼저 충분히 휘핑해 구조를 만들고, 차가운 크림치즈는 마지막에 짧게 섞는다. 오래 치면 되돌릴 수 없다 (유제품과 열).
- 블록 크림치즈를 쓴다. 떠먹는 통에 든 스프레드 타입은 수분이 많고 안정제가 달라 처음부터 묽게 나온다.
- 완전히 식힌 뒤에 바른다. 한 시간은 걸린다. 급하면 랩에 싸서 냉동실에 20분 두는 편이 낫고, 미지근할 때 바르면 그 자리에서 녹는다 (냉동과 해동).
- 꼬치가 완전히 깨끗하면 이미 지났다. 축축한 부스러기 몇 개가 신호다. 오븐마다 5분씩 차이가 나니 22분부터 확인한다 (오븐의 실제 온도).
- 자르기 전에 30분 냉장한다. 프로스팅이 굳어야 단면이 뭉개지지 않는다. 칼을 뜨거운 물에 담갔다 닦아 쓰면 층이 선명하게 나온다.
- 보관은 냉장, 먹기 30분 전에 꺼낸다. 냉장고에서 바로 낸 조각은 향이 닫혀 있고, 실온에 잠깐 두면 코코아와 바닐라가 살아난다 (남은 음식 되살리기).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달걀 다루기흰자는 62℃, 노른자는 68℃에서 굳습니다. 이 두 숫자가 스크램블·삶은 달걀·계란찜·커스터드의 성패를 전부 설명합니다.
- 소스가 분리되는 이유크림 소스가 기름과 물로 갈라지는 것도, 까르보나라가 스크램블이 되는 것도 같은 원인입니다. 온도와 유화제. 분리된 소스를 되살리는 법까지.
- 칼질의 기본칼을 어떻게 잡느냐가 썰기 속도보다 결과를 좌우합니다. 핀치 그립, 갈퀴 손, 그리고 재료 크기를 맞춰야 하는 이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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