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bryan... from Taipei, Taiwan · CC BY-SA 2.0
빈대떡
불린 녹두를 껍질을 벗겨 갈아 그대로 부쳐 내는 전. 다른 전과 달리 밀가루가 한 술도 들어가지 않고, 반죽이 곧 콩입니다. 그래서 부치는 방식도 다릅니다 — 기름을 얇게 두르는 것이 아니라 넉넉히 부어 가장자리가 튀겨지듯 익어야 그 두께가 속까지 익고 겉이 바스러지게 됩니다.
재료
조리 단계
- ⏲ 240분
녹두를 씻어 물에 담가 4시간 불린다. 통녹두를 썼다면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기고 물에 띄워 흘려보낸다. 껍질이 남으면 갈아도 거칠고 부칠 때 잘 뭉치지 않는다.
불린 녹두를 믹서에 넣고 물을 조금씩 부어 간다. 완전히 곱게 갈지 않는다 — 알갱이가 반쯤 남은 거친 상태가 맞다. 곱게 갈면 부침개처럼 매끈해지고, 빈대떡 특유의 서걱거리는 질감이 사라진다. 소금과 찹쌀가루를 섞는다.
다진 돼지고기에 마늘·참기름·후추를 넣고 밑간한다. 숙주는 데쳐 물기를 꼭 짜고 3cm로 썬다. 김치는 속을 털어 내고 잘게 썰어 국물을 짠다. 물기가 남으면 반죽이 묽어져 지질 때 퍼진다 — 이 요리에서 실패가 가장 자주 나는 자리다.
간 녹두에 준비한 소를 전부 넣고 섞는다. 숟가락으로 떠서 흘러내리지 않고 뭉텅이로 떨어질 정도의 되기여야 한다. 묽으면 녹두를 조금 더 갈아 넣고, 되면 물을 한 술씩 더한다.
팬을 중불에 올리고 기름을 넉넉히 붓는다. 바닥에 얇게 깔리는 정도가 아니라 3~4mm는 고여야 한다. 기름이 충분히 달아 반죽 가장자리가 닿자마자 자글자글 끓어야 한다. 이 두께의 전은 기름이 적으면 겉이 눅눅한 채로 속만 익는다.
- ⏲ 5분
반죽을 한 국자 떠 넣고 지름 15cm, 두께 1.5cm 정도로 둥글게 편다. 청양고추를 몇 조각 올린다. 누르지 않는다 — 뒤집개로 누르면 조직이 다져져 딱딱해진다. 중불에서 5분 그대로 둔다.
- ⏲ 4분
가장자리가 진한 갈색으로 굳고 들었을 때 형태가 유지되면 뒤집는다. 한 번만 뒤집는다. 뒤집은 뒤 팬 가장자리로 기름을 조금 더 둘러 주고 4분 더 지진다.
망에 올려 기름을 뺀다. 접시에 겹쳐 두면 아래쪽이 김에 눅눅해진다. 간장에 식초를 섞은 초간장을 곁들여 뜨거울 때 낸다.
팁과 변형
변형
- 평양식과 서울식: 평양식은 녹두 맛을 앞세워 두껍고 소가 단순하며 크기가 크다. 서울의 광장시장에서 파는 것이 이 계열이다.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김치와 고기를 더 넣고 얇아진다.
- 녹두전·녹두빈대떡: 같은 것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이다. 옛 문헌의 '빈자떡'에서 왔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으나 어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 고기 없이: 김치와 숙주, 고사리만으로도 완성된다. 절에서 내는 방식이고, 녹두 자체에 단백질이 많아 허전하지 않다.
- 김치전·감자전·해물파전과 무엇이 다른가: 저 셋은 밀가루 반죽에 재료를 섞는다. 빈대떡은 밀가루가 없고 간 콩 자체가 반죽이라, 굽는 것이 아니라 기름에 지지는 쪽에 가깝고 식감도 부슬부슬하다. 감자전이 감자를 갈아 쓴다는 점에서 가장 가깝지만 감자는 전분이 붙여 주고 녹두는 그렇지 않다.
- 함께 먹는 것: 막걸리가 정석이다. 비 오는 날 전과 막걸리라는 조합의 한가운데에 있고, 제육볶음이나 콩나물무침 같은 상차림에 함께 오른다.
- 남으면: 냉장 이틀. 전자레인지는 눅눅해지므로 마른 팬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기름 없이 데워야 처음의 바삭함이 돌아온다.
- 녹두를 쓰는 다른 것들: 녹두를 갈아 굳히면 청포묵이 된다. 같은 콩을 전분으로 쓰는 쪽이고, 도토리묵과 같은 계열의 음식이다.
꿀팁
- 밀가루를 넣지 않는다. 이 한 가지가 다른 전과의 차이 전부다. 밀가루를 섞으면 부치기는 쉬워지지만 그 순간 녹두전이 아니라 녹두를 넣은 부침개가 된다. 부서짐이 걱정되면 찹쌀가루를 두 술까지만 쓴다 (밀가루 고르기).
- 껍질을 반드시 벗긴다. 녹두 껍질은 갈리지 않고 남아 질감을 거칠게 만들고 색을 탁하게 한다. 깐 녹두를 사면 이 단계가 사라진다.
- 4시간 이상 불린다. 덜 불린 녹두는 믹서에서 갈리지 않고 튀어 오른다. 여름에는 냉장고에서 불려야 쉬지 않는다 (불리기의 원리).
- 거칠게 간다. 곱게 갈면 매끈한 반죽이 되어 부침개와 구분이 사라진다. 알갱이가 반쯤 씹히는 상태가 빈대떡의 질감이고, 그것이 이 음식의 정체다.
- 재료의 물기가 전부를 결정한다. 숙주도 김치도 짜지 않고 넣으면 부치는 동안 물이 나와 반죽이 퍼지고 뒤집을 때 찢어진다. 손으로 꽉 짜는 십 초가 결과를 바꾼다.
- 기름을 아끼지 않는다. 3~4mm가 고일 만큼 붓는다. 이 두께의 전은 사실상 얕은 튀김이고, 기름이 적으면 겉이 눅눅한 채 속만 익는다 (튀김의 원리, 기름 고르기).
- 불은 중불로 길게. 센 불이면 겉만 타고 1.5cm 속이 익지 않는다. 한 면에 5분씩, 서두르지 않는다 (불 조절과 팬 예열).
- 누르지 않는다. 뒤집개로 누르면 공기가 빠지고 조직이 다져져 떡처럼 단단해진다. 얹어 두기만 한다.
- 한 번만 뒤집는다. 여러 번 뒤집으면 아직 굳지 않은 면이 부서진다. 가장자리가 진한 갈색으로 굳을 때까지 손대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갈색으로 굽기).
- 뒤집은 뒤 기름을 더 두른다. 첫 면이 기름을 다 먹었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두 번째 면은 마른 팬에 굽는 셈이 된다. 팬 가장자리로 흘려 넣는다.
- 망에 올려 낸다. 접시에 겹쳐 두면 아래쪽이 자기 김에 눅눅해진다. 몇 초 차이로 바삭함이 달라진다 (내는 온도).
- 초간장은 식초를 넉넉히. 기름지고 두꺼운 전이라 산이 있어야 계속 먹힌다. 간장 3 : 식초 1이 기준이고, 고춧가루와 다진 파를 더하면 시장식이다 (맛의 균형 잡기, 식초).
이 요리에 필요한 기본기
- 밀가루 고르기강력분·중력분·박력분의 차이는 단백질 함량 하나입니다. 그 숫자가 무엇을 정하는지, 그리고 밀전분처럼 밀가루가 아닌 것까지.
- 데치기와 색 살리기데친 채소가 누렇게 변하는 이유는 산과 열입니다. 물을 넉넉히 잡는 이유, 뚜껑을 열어야 하는 이유, 얼음물이 실제로 하는 일.
- 소금 간의 원리: 언제 넣는가같은 양의 소금이 넣는 시점에 따라 재료의 물을 빼기도 하고 속까지 배기도 합니다. 삼투, 층층이 간하기, 소금 종류별 부피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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